“새는 날고, 인간은 걷고, 물고기는 헤엄을 친다.” 그러나 인간은 걷는 방법을 잃은 지 오래다. 길을 걷고 있는 사람이나 아침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을 찾을 수 없다.
어떤 자세로 걸어야 하는지는 생각 안하고 걸어왔던 습관대로 그냥 걷는다. 마라토너 국가대표 출신 이홍렬 경희대학원 겸임교수는 “마라톤과 걷기는 잘 통한다”며 힘 안 들이고, 오래 걷고, 건강에 좋은 바른 걷기 운동법를 제시했다.
▲마사이족 워킹 유감
최근 ‘걷기박사 이홍열의 건강워킹’이라는 책을 펴낸 이 교수는 8페이지나 되는 서문에서 마사이족 워킹 신발에 대해 통렬하게 비난한다. 그것도 모자라 인터뷰하는 날 A4용자 두 장 가득 잘못된 점을 적어왔다. “맨발로 걸으면 모두가 마사이족처럼 뒤꿈치가 먼저 땅에 닿고, 그 다음 바닥·발가락으로 구르듯이 걷는다.
하이힐이나 구두를 신기 때문에 못하고 있다”면서 “앞이나 뒤가 10도 이상 들려있는 신발은 발목관절이 고정되기 때문에 처음에는 편한 듯하지만 오래 신으면 발목·관절기능 퇴화하여 노화가 빨라진다. 재활용 신발로 적합하다.” 효도 선물로 구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노인들은 균형 감각이 떨어져 넘어질 수가 있다’고 경고했다.
걷기는 자세다. 몸이 삐뚤어진 상태로 걸으면 내부장기들이 늘 긴장하고 그만큼 에너지 소비가 많아져 조금만 걸어도 금방 지친다. 가슴을 바로 펴고 어깨를 반듯하게 좌우 수평으로 한 상태에서 걸어야 한다. 팔은 가볍게 주먹을 쥐고, 손목을 안쪽으로 3~5도 비틀고, 엄지가 젖꼭지를 향하게 한 상태에서 가볍게 흔든다. 양팔이 좁아지거나 벌어지지 않도록 주의한다. 팔 동작을 정확히 해주면 다리의 움직임도 정확해진다.
발을 땅에 디딜 때는 공이 구르듯이 걸어야 한다. 발뒤꿈치부터 닿게 한 뒤, 무게중심을 이동한다. 발바닥, 발바닥과 발가락 사이, 발가락으로 옮겨간다. 발끝으로 땅을 차면서 무게중심을 다른 발로 이동시킨다. 무릎을 완전히 편다.
무릎이 펴지지 않으면 보폭이 작아져 종종걸음이 된다. 보폭은 키의 절반이 적당하다. 일반인들이 놓치기 쉬운 것은 발과 발사이의 거리, 즉 스탠스다. 11자가 되도록 걷는다. 스탠스가 좁아질수록 걷는 속도가 빨라지고 보폭이 커진다. 시선은 15∼20m 앞을 향한다.
자세를 잡았으면 그 다음은 자신에 알맞은 걷기 강도를 찾는다. 그는 “운동효과는 땀의 양과 관계가 없다. 땀은 체질에 따라 다르다. 땀이 날 때까지 걷으면 무리가 따를 수 있다”며 “시속 얼마 속도에 1만보 걷기 등 절대적 기준은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초급자의 운동강도는 주관적으로 ‘약간 힘들다’ 느낌이 들 정도가 알맞다.
초급자 중에서 운동 능력이 떨어지면 속도를 조금 줄인다. 그래도 뭔가 불편하면 신발을 체크한다. 그는 볼이 좁은 조깅화 보다 편안한 워킹화를 권했다. 바닥이 딱딱하면 관절과 근육은 탄력성과 유연성이 부족해 경직되고 걸을 때 마다 몸의 충격은 더욱 커진다.
조성연 하늘스포츠의학크리닉 원장도 “걷기를 너무 가벼운 운동으로 생각하다가 준비운동 없이 하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허다하다. 준비운동을 하지 않으면 몸의 유연성이 부족해 대처능력이 떨어져 관절이나 연골 다치는 등 사고로 직결된다”고 말했다.
이홍열 박사는 관절과 인대를 깨우는 5분 스트레칭을 제시했다. 발가락·발목·무릎 돌리기, 목·어깨 스트레칭, 온몸 늘리기 등이다. 20분 정도 본격적 걷기와 천천히 걷기를 마친 뒤에는 5분간 마무리 운동으로 피로를 푼다. 무릎돌리기, 무릎굽혔다펴기, 발목흔들기, 허리 돌리기·굽히기, 무릎 당기기 등이다. 운동횟수는 1주일에 3회 이상, 회당 운동시간은 회당 30~50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