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신이 인간에게 준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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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 국내 마라톤 사상 최초로 2시간 14분 59초의 기록으로 15분대 벽을 깬 전 국가대표 마라톤 선수 이홍렬(47ㆍ경희대 겸임교수)씨는 걷기 전도사다. 국내 유일의 '걷기 박사'인 이씨는 "하루 30분 이상 걸으면 인간은 누구나 20년 이상 젊어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는 "걷기만 열심히 해도 대장암과 유방암 예방에 효과가 높다"며 "남자는 30%, 여자는 40% 정도 대장암 발병이 준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대표적 유산소 운동인 걷기는 우울증과 불안을 감소시키고, 스트레스를 해소한다"며 "당뇨병, 비만, 심혈관질환, 근골격계질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 어떻게 걸을까
보통 걸음걸이의 보폭은 자신의 키에서 100을 빼면 되고(60~70cm), 속도는 1시간에 4㎞ 정도다. 1분에 100m(1시간에 6㎞) 정도 속도는 빠른 걷기에 해당하는데 20분(2㎞) 정도 걸으면 100㎉를 소비할 수 있으며 운동효과도 볼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스포츠건강의학센터 진영수 교수는 "체중 감량을 목적으로 할 경우 하루 1시간 정도 걸으면 300㎉, 1주일이면 2,100~3,000㎉를 소비해 0.45㎏을 감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선 발가락을 펴기에 여유가 있고, 발등 부위가 잘 구부러지는 편안하고 가벼운 신발을 신어야 한다. 삼성서울병원 스포츠의학센터 박원하 교수는 "걷기 운동은 허리를 곧게 펴고 머리를 세운 자세를 유지하면서 팔에 무리한 힘을 주지 않고 스윙을 크게 흔들면 된다"고 말했다.
시선은 5~6m 전방에 두어 목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은 자세다. 다른 운동과 마찬가지로 점차적으로 시간과 일수, 속도를 늘려 나간다. 반드시 5분 정도 준비운동과 정리체조를 해야 한다.
리셋클리닉 박용우(전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원장은 "걷기는 생활의 일부"라며 "푹신한 운동화를 착용해 하루 20분 이상 속보를 하고 이에 더해 다른 운동을 해야 운동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 뱃살 빼는 '노르딕 워킹'
노르딕 스키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걷기 방법으로 '엑서스트라이딩' '폴 워킹'이라고도 한다. 핀란드 등 유럽과 미국에서 보편화한 걸음걸이법이다. 양손에 스키 폴대처럼 생긴 막대를 짚고 걷는다.
팔 가슴 허리 어깨 등 상체의 주요 근육도 단련할 수 있다. 박용우 원장은 "1~2분 정도 걷는 것만으로 운동량이 확실하다는 것을 금방 느낀다"며 "엉덩이, 무릎 등에 가해지는 체중 부담이 적어 관절이나 허리가 약한 사람에게 특히 좋고, 뱃살 빼기에도 매우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 근력 키우는 '파워 워킹'
아주 빨리 힘차게 걸음으로써 달리기보다 더 많은 운동 효과를 볼 수 있는 걷기법이다.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복부와 팔뚝, 허벅지 부위의 군살을 빼는데 효과적이어서 중년여성에게 인기가 높다.
발뒤꿈치부터 바닥에 대고 발바닥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긴다. 발을 뗄 때는 발가락 끝으로 땅을 찍듯이 밀고 나간다. 다리는 양 무릎을 일자로 거의 스칠 정도로 이동시키고, 팔꿈치는 'L'자나 'V'자 형태로 힘차게 흔들어야 한다.
연세대 의대 가정의학과 윤방부 명예교수는 "파워 워킹은 보폭을 크게 하는 것보다 짧고 빠른 걸음을 유지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 S라인 만드는 '마사이 워킹'
마사이족의 맨발 걷기에서 착안한 걷기법이다. 맨발로 모래사장을 걷듯이 발목을 굴리면서 발뒤꿈치에서 중앙, 발가락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겨 발바닥 전체가 바닥에 닿도록 함으로써 충격을 분산하는 것이 요령이다.
허리와 발목 근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복부, 엉덩이, 허벅지의 군살을 빼 균형잡힌 몸매를 만들어주는 효과가 있다. 딱딱한 구두보다는 쿠션이 있는 운동화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이홍렬씨는 "마사이족처럼 걸을 수 있는 신발이라며 시중에 나와 있는 기능성 운동화를 보면 대부분 앞뒤가 10도 이상 들려 있는 것"이라며 "이런 운동화를 오래 신으면 사람에 따라 오히려 근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충고했다.
<ⓒ 인터넷한국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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