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으로 좋은 약은 살 수 있지만, 돈으로 건강을 살 수 없다.”고 말한 이가 있다. 옳은 말이다. 시대를 관통하는 최고 가치는 얼핏 ‘돈’인 듯 보이지만 우리가 삶을 영위하려면 그 돈보다도 실은 건강을 지켜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건강하다는 것이 무엇인지 ‘건강’의 진짜 실체에 대해서 잘 알고 있을까? 혹 잘못된 믿음을 가지고 있는 경우는 없을까? ‘건강’은 바로 이 순간에도 중요한 화두가 되어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우리는 건강에 대해 제대로 알게 된다.
특별한 의학지식이나 운동지식이 없는 보통사람들은 사람이 운동을 하려면 기본적인 체력, 곧 운동할 때의 운동능력을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어떤 사람이 기본체력, 곧 적당한 운동능력을 갖춘 상태를 건강한 상태라고 믿는다.
그러나 ‘건강하다’는 의미에는 ‘체력이 있다’ 이상의 개념이 포함되어 있다. ‘건강’과 ‘체력’을 혼동하는 사람이 많고, 흔히들 체력이 강한 사람을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근육운동을 많이 하여 체력이 강한 사람, 특히 지방은 별로 없고 근육이 발달하여 배가 빨래판처럼 날씬한 이른바 ‘몸짱’을 우리는 건강한 이상형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도 하다. 건강과 체력을 혼동하거나 동일시하여 몸짱을 건강하고 아름다운 신체의 지향점으로 삼기 때문이다.
그러나 건강과 운동능력은 동일선 상에 있지 않다. ‘체력’에는 운동능력 뿐 아니라 다른 의미의 체력도 있기 때문이다. 환경의 변화나 병에 저항하는 힘이 되는 신체 전체의 작용인 ‘항병력’(抗病力. 방위체력, 혹은 자연 면역력과 동일한 개념)이 바로 그, 또하나의 체력이다.
운동능력과 항병력은 그 특징에서 차이가 있다. 서로 다르다. 우선 힘을 발휘하는 시간의 길이가 다르다. 인간이 평생 동안 운동능력을 최대한으로 요구하는 시기는 매우 짧은 시기이며 그것도 지속적인 순간이 아니다. 드문드문 요구하게 된다. 장시간 스포츠인 마라톤 경기나 그 변형인 철인삼종의 경기를 보더라도 하루 이상에 걸친 운동능력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에 비해 항병력은 우리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밤낮없이 계속적으로 사용된다. 우리가 잠을 자는 동안에도 항병력은 활동한다. 단 1초의 휴식도 허용할 수 없는 체력이 항병력인 것이다.
또 다른 점도 있다. 운동능력은 운동을 하는 동안 어느 정도의 힘을 집중시킬 수 있는가에 따라서 그 우열이 갈린다. 단순한 근력운동에서도 그렇고, 달리기나 최근 인기가 더 높아가는 종합격투기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정해진 시간에 얼마나 힘을 집중할 수 있는가에 따라서 경기 승패가 좌우된다. 그에 반하여, 항병력은 강도에 더하여 힘을 지속하는 시간의 길이가 우열을 결정하는 기준이 된다. 살아가는 동안 걸릴 수 있는 위중하거나 경미한 각종 질병에 따라 대응할 수 있는 강도, 또 병이 오래 지속 된다면 그 긴 시간 동안 그 병에 대항할 수 있는 힘을 지속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현대사회에서 운동능력이 약한 사람은 승부를 하지 않거나, 운동을 그다지 필요로 하지 않는 생활을 하면 된다. 하지만 항병력이 약한 사람은 직면하게 될 어려움이 간단하지 않다. 질병과의 승부에서 진다는 것은 목숨과 연관되기 때문이다.
현재를 사는 사람들에게 ‘건강’이란 생을 유지하기 위한 기본적인 운동능력과 병을 이겨낼 수 있는 항병력이 모두 건재한 상태라고 우리는 말해야 한다. 그러니 운동능력과 항병력, 이 두 가지 체력 중 하나만을 중시해서는 안 된다. 그 둘은 어느 일방이 강해진다고 해서 다른 하나가 동시에 강해지는 것도 아니다.
많은 이들이 ‘건강’에 대한 잘못된 상식으로 ‘몸짱’의 길을 찾아 나섰다. 그러나 건강과 체력이 동일한 것이 아님을 안 이상, 그리고 두 가지의 체력인 운동능력과 항병력이 모두 중요하다는 것을 안 이상 두 체력을 골고루 발전시키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즐겁게 운동해야 한다. 즐거움의 감정은 스트레스를 이길 수 있는 힘을 준다. 우리는 스트레스가 우리의 항병력, 곧 자연 면연력을 약화시키는 중요한 요인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그러니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즐거운 운동을 해야 한다. 몸짱이 되기 위한 운동에만 매달릴 일이 아니다.
박정민(자향한의원 원장, 한의사) eril96@naver.com
일러스트레이션: 센우(애니메이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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