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원광장(Senate square)
버스는 이윽고 알렉산테린 거리의 동쪽끝 대성당 앞에 있는 원로원 광장에 도착했다. 이곳은 40만개에 이르는 화강암이 깔려 있는 정사각형의 광장으로 중앙에는 러시아의 황제 알렉산드르 2세의 동상이 서 있다. 광장정면에는 핀란드 루터파의 총본산인 대성당이 자리하고 있다.
러시아의 지배를 받았던 핀란드에 러시아 황제의 동상이 서 있는 것이 다소 의아했다. 알렉산드르 2세는 농노제를 폐지해 '해방황제'라고 불렸던 러시아의 황제(재위 1855∼1881)로 사법 ·교육 제도의 개혁, 일반징병제 등 일련의 내정 개혁을 단행하여 러시아의 전제체제인 차리즘의 근대화를 추진하였다. 이 동상은 러시아가 핀란드를 지배할 당시 핀란드의 자치체제를 단행하는 등 독립을 위한 기초를 닦아준 것을 기리기 위해 세웠다고 한다.
또 광장 동쪽은 관청, 서쪽은 헬싱키 대학의 주요 건물이며, 그 북쪽 옆 돔이 있는 건물은 대학 도서관이다. 대성당과 함께 세 건물 모두 카를 엥겔이 설계했지만, 그의 작품 중에서도 대학 도서관은 가장 우수한 것이라고 한다. 1830년에 착공되어 22년만인 1852년에 완공되었으며, 각종 국가의 종교행사와 파이프 오르간 연주회가 열리기도 한다.
이곳에서 버스를 돌려보내고 도보로 이동키로 했다.
루터교의 총본산 대성당 (Tuomiokirrkko)
▶루터교 내부에서 단상을 향한 모습
▶루터교 내부 단상 맞은편 천장에 놓여진 파이프오르간.
핀란드 루터파 교회의 총본산으로 헬싱키의 상징적인 교회다. 밝은 녹색의 돔과 흰 주랑이 조화된 건물로 특히 남항 부두로 들어오는 배위에서 바라보는 모습이 뛰어나게 아름답다. 1832년에 착공돼 1852년에 완공됐으며 각종 국가의 종교행사와 파이프오르간 연주회가 이곳에서 열린다. 이 나라의 종교는 루터교 85.7%, 그리스 정교회 1.1%, 무교 12.2%, 기타 1.0%로 구성된다. 대부분이 루터교를 믿고 있으며 소수의 인원만이 그리스정교회를 믿고 있다.
항구의 마켓광장 카우파 광장(Kauppatori)
대성당을 둘러본 뒤 남쪽으로 10분여 걸어가자 마켓광장에 도착했다. 오전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시장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다. 대부분 관광객이라고 한다. 전날 오후 수오멘린나로 갈 때는 광장이 파장한 뒤여서 사람이 없었으나 오전에는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오른쪽 건물이 대통령 관저.
항구 옆 노점 천막 아래 놓여있는 가지각색의 색채를 띈 과일과 야채를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워진다. 버찌나 딸기는 물론, 완두콩이나 당근 등이 북극의 강렬한 색깔을 지녀 아름답게 보였다. 핀란드 특산인 순록 모피로 만든 직물, 장갑, 지갑 등도 볼 수 있었다.
광장 인근에 대통령 관저가 있어 서민들과 친숙한 이 나라 정치풍속도의 한 단면을 느끼게 했다. 화창한 날씨에 마침 갓 결혼한 신혼부부가 이곳에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슬라브양식의 우스펜스키 사원(Uspensky Cathedral)
카우파 광장의 동쪽 끝에서 우스펜스키 사원이 보였다. 일정상 그 곳을 둘러볼 계획이 없다. 멀리서 사진찍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그 사진을 찍다가 잠시 일행과 뒤떨어져 핀란드에서 미아가 될 뻔 했다.^^;
인터넷 검색결과 이 사원에 대한 설명은 다음과 같았다. 카우파 광장 동쪽 끝 다리를 건너면 카타이너카 섬인데 이 다리 옆에 있는 러시아 정교의 대성당이다. 머리에 알파형 돔과 황금의 십자가를 올려놓은 아름다운 건물이다. 핀란드가 러시아의 지배를 받고 있던 1868년 러시아의 건축가 고르노스타예프가 비잔틴 슬라브 양식으로 세운 특징있는 건물이다. 붉은 벽돌로 된 반구형 천장에는 천연물감으로 그린 그리스도와 12사도의 그림이 있다. 머리에 양파형의 황금색 둥근 돔과 황금의 십자가는 이 사원의 상징이다.
에스플라나디아 거리(Etelaesplanadi)
카우파 광장에서 숙소로 이동할 때 걸어갔던 거리이다. 이 거리의 자동차도로에는 아스콘이 아닌 자연석으로 바닥을 깔아놓았다. 유럽의 도로에는 이런 도로들이 많다. 이런 도로들은 아스팔트가 개발되기 전인 아주 오래전에 만들어진 도로다. 우리나라 같으면 불편하다고 아스팔트가 개발되자 마자 진작에 재포장됐을 것인데…. 전통에 대한 유럽인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이 도로에는 오른편으로 백화점과 명품점들이 주욱 늘어서 있고 식당에서 의자와 테이블을 내놓아 주민과 관광객들이 햇빛을 즐기며 식사를 하거나 간단한 음료를 마시며 휴식을 취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반대편에는 거대한 나무 아래 누워 있거나 개와 함께 가볍게 산책하고 있는 사람들도 쉽게 볼 수 있다. 헬싱키 시내의 도심빌딩과 자연공원이 함께 살아 숨쉬는 거리다. 우리나라에는 이런 거리가 언제쯤 만들어질까.
만네르헤임 거리(Mannerhelmvagen)
헬싱키 시내 주요 도로 중 한 곳이다. 이 거리 이름은 핀란드 독립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만네르헤임 장군의 이름을 따서 만들었다. 1917년 러시아에서 볼셰비키 혁명이 일어나자, 마침내 핀란드인들은 독립의 길로 나서게 된다. 당시의 복잡한 국제정세 속에서 러시아군 대령이자 지휘관으로 폴란드에 주둔하고 있었던 핀란드 출신의 만네르헤임은 독일군의 지원하에 러시아군을 격퇴하고 1918년 12월부터 1919년 여름 핀란드 초대 대통령인 카를로 유호 스톨베리가 집권할 때까지 실권을 유지한다. 만네르헤임은 적국의 군인 신분으로 핀란드 건국에 기여하게 된 셈이다. 그의 동상은 만네르헤임 거리가 시작되는 곳에 놓여져 있으며 오늘날까지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다.
세우라사리 야외민속촌(Seurasaaren ulkomuseo)
제주의 표선민속촌과 같이 핀란드의 옛 전통가옥인 17세기의 교회와 풍차 등의 목조건물을 한 곳에 모아놓은 곳이다. 이 야외민속촌은 헬싱키 시내 호수에 떠 있는 세우라사리(섬)에 자리잡고 있다. 섬 전체가 푸른 숲이 무성한 자연공원으로 잘 보존돼 있으며 새와 다람쥐 등 야생동물이 전혀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고 함께 살고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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