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갈라진 틈을 '사춤'이라고 합니다. 벽과 장롱 사이도 사춤이라고 하고, 담이나 벽 따위의 갈라진 틈도 사춤이라고 합니다. 벽과 장롱의 사춤에 자질구레한 물건을 끼워 넣었다처럼 씁니다. 바짓부리나 소맷부리와 몸 사이에 난 틈처럼 옷과 몸 사이의 틈을 뭐라고 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여기서 문제를 하나 내겠습니다. 굴곡이 진 여자의 젖가슴 부위와 옷 사이에 생기는 틈을 뭐라고 하는지를 맞히시는 겁니다. 목둘레가 헐렁한 옷을 입고서 약간 엎드리는 자세를 취할 때 생기는 틈이 바로 그겁니다.
좀 뚱겨드릴까요? '품'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두 팔을 벌려서 안을 때의 가슴을 품이라 하고, 따뜻한 보호를 받는 환경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기도 합니다. 이 '품' 자가 들어갑니다. ^^*
문제 답은 '살품'입니다. 뜻이 좀 거시기하긴 하지만 참으로 멋진 말이라 생각합니다.
우리말에 '반보기'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사전에 오른 뜻은 "추석을 전후하여 서로 만나고 싶은 사람들 사이에 일자와 장소를 미리 약속하고 만나는 부인네들의 풍속"입니다. 옛날에는 친정어머니가 시집간 딸을 마음대로 만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농한기인 추석을 전후하여 어머니와 딸이 제각기 음식과 토산물을 가지고 양편 집의 중간쯤 되는 시냇가나 고개의 적당한 곳에 모여 잠시 만나 정을 나눴다고 합니다.
그래서 '반보기'입니다. 두 집의 가운데, 즉 반쯤 되는 곳에서 만난다는 뜻이겠죠. 딸은 평소에 어머니께 드리고 싶은 음식을 정성스럽게 싸서 가지고 나가고 어머니는 딸에게 먹이고 싶은 것을 골고루 챙겨서 나갔을 겁니다. 이런 깊은 뜻이 담긴 참으로 멋진 말이 '반보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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