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편집자주, 20일자 한국일보 38면 '서화숙칼럼'은 사실관계를 밝힌 기사가 아니라 패러디 형식의 풍자칼럼임을 밝힙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라고 주장하는 익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정보당국이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를 찾은 것은 그를 벌주거나 입을 막기 위해서가 아니라 경제관료로 기용하기 위해서이다. 현재 이명박 정부의 경제총괄책임자인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비록 소망교회 신도라는 끈끈한 정으로 대통령과 연결되어 있긴 하지만 부임 이래 경제를 살리는 일에는 별반 기여하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기여는 커녕 엉뚱한 소리를 자꾸 하는 바람에 그나마 이명박 정부가 기득권을 옹호해주어서 여당편인 사람들조차 강 장관으로 인해 국가 경제 전체가 허물어지면 종부세 유명무실화나 연기금 증시부양으로 억지로 지탱해온 나라경제, 아니 여유자금투자경제가 통째로 날아가버리는 것 아니냐고 불안불안해하고 있다.
이제야 위기 인정한 장관
강 장관이 최근에 세계적인 경제위기를 야구로 치면 "지금은 9회말은 커녕 1회초"라고 발언한 것은 바로 이런 청와대의 기류를 눈치채고 그 자신도 미네르바로 변신할 수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종전까지 강 장관은 세계적인 경제위기는 미국의 금융계 지원으로 해소되며 한국 역시 심리적 불안감이 사태를 악화시킬 뿐 경제 기반이 튼튼하다는 주장을 계속해왔다. 반면 세계 경제위기는 이제 시작일 뿐 그 여파는 갈수록 커지리라는 것은 7월 이래 미네르바의 일관된 주장이었다.
미네르바는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로 인해 주요 금융기관이 부도나고 그로 인한 여파가 한국에까지 미칠 것을 예측했다. 한국에서는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고 주가는 코스피 지수 500까지 떨어지며 환율은 1달러가 1400원대까지 올라가면서 중소기업과 서민들부터 치명타를 맞을 것이라고 일찌감치부터 경고했다.
익명의 소식통은 "예측이 맞다고 경제정책도 잘 세울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예측조차도 맞지 않다면 현실파악 자체도 잘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며 "미네르바를 기용해서 정확한 현실진단을 한 후 향후 대책을 세울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실의 익명이 사이버는 단속?
종전까지는 미네르바의 발언에 대해 김경한 법무장관이 수사에 나설 용의가 있다고 국회에서 공언한 것과 이미 정보당국이 미네르바의 신상을 파악했다는 사실만 확인된 상태라 이 같은 청와대 소식통의 의견은 뜻밖이다.
한편 미국 최대 케이블뉴스 채널인 CNN이 이명박 대통령을 단독인터뷰**하여(원래 CNN은 합동인터뷰를 하려고 했으나 한국에는 대통령이 한 명 뿐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물어본 결과 미네르바를 정보당국이 추적한 것은 입바른 소리로 국민심리를 동요케 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고 답변했다고 재야의 비공개소식통이 전했다.
정부와 재야 소식통의 상반된 의견에 대하여 여론은 재야 소식통이 최근에는 정부 소식통보다는 사실관계가 맞았던 점을 높이 사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이 어린이 납치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선경찰서를 방문하고, 공기업 파업은 안되며 시중금리는 떨어져야 한다는 발언은 직접 할지언정 인터넷 논객의 입에 재갈을 물리는 사소한 일에까지 언급했을 리는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따라서 미네르바 기용론과 재갈론은 사태추이를 지켜봐야 사실확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이명박 정부 들어 청와대의 주요 보직을 맡은 비서관들은 정부 정책에 대한 논평과 해설에서 '청와대 핵심 관계자'라는 익명을 남발한다. 가장 최근의 청와대 핵심관계자 발언은 18일 "대통령은 (중략) 공기업이 해고자 복직문제로 파업하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현실 공간에서 익명을 즐기는 그들이 사이버 공간의 익명을 가장 심하게 단속하려는 이유는 알려진 것이 없다.
주**)연합뉴스는 17일 청와대 발표에 따라 이명박 대통령이 워싱턴에서 CNN과 단독인터뷰를 가졌다고 보도했다. CNN이 유수의 언론사를 제치고 한국의 대통령을 인터뷰했다는 것인지 한국 대통령만 CNN과 인터뷰를 했다는 의미인지 확실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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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 패러디칼럼 언론 이어 정치권도 낚였다
민주당 최재성 대변인, 사실로 알고 논평냈다가 취소도
[데일리서프라이즈]
서화숙 한국일보 편집위원이 쓴 패러디 칼럼 '핵심관계자 대 미네르바'가 계속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서 위원은 20일자 한국일보에 실린 칼럼에서 별다른 사전 설명없이 “정보당국이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의 신원을 파악하고 찾은 것은 벌주거나 입을 막기 위해서가 아니라 경제 관료로 기용하기 위해서”라며 느닷없이 기용설을 제기해 화제를 모았다. 물론 서 위원의 이 글은 인터넷논객의 개인신상정보까지 캐내고 수사하겠다고 엄포를 놓는 정부당국에 대한 패러디요 야유였다.
이 글은 인터넷을 통해 확대 재생산되면서 조선닷컴이나 오마이뉴스 등의 매체들이 패러디가 아닌 팩트인 것으로 착각해 기사화하는 해프닝을 빚었다. 본보 역시 1보에서 사실로 착각해서 "MB, 미네르바 경제관료 기용 검토중"이라고 기사화했으나 10분 정도 지나서 패러디임을 확인해 'MB, 미네르바 기용 검토중?...패러디 칼럼 대인기'란 화제기사로 수정해 실었다. 일부 매체의 경우에는 이 칼럼이 패러디이자 현 정권에 대한 야유인 것으로 드러난지 몇시간이 지나도록 여전히 팩트로 착각하는 기사를 내보내는 해프닝이 계속됐다.
언론만 속은 것이 아니었다. 정치권도 이 '재기 넘치는' 패러디에 깜빡 속아 넘어갔다. 민주당 최재성 대변인은 20일 국회 정론관에서 있은 브리핑에서, 이 기사를 그대로 인용하면서 MB정부의 '오락가락 행태'를 강력히 비난했다. 최 대변인은 "MB정부는 미네르바를 ‘수사’하겠다고 했다가, 이번에는 ‘경제관료로 기용’하겠다고 나서니, 도대체 갈피를 잡을 수가 없다"면서, "이런 오락가락 정부는 변명과 거짓만을 일삼는 불량학생 같은 정부"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정론관 현장에서 최 대변인의 오류를 지적하는 기자는 없었다. 결국 ‘오락가락’ 정부를 강력히 비판했던 민주당은 브리핑이 끝난 지 5분만에 다시 유은혜 대변인을 정론관으로 보내, 관련내용을 취소해야만 했다. 민주당도 패러디 칼럼에 속아 '오락가락'하고 만 것이다.
한국일보 서 위원의 칼럼에서는 이 내용이 ‘패러디’임을 직접적으로 명기하는 내용은 없었다. 다만 글의 마지막 주석에서 “이명박 정부 들어 청와대의 주요 보직을 맡은 비서관들은 정부 정책에 대한 논평과 해설에서 '청와대 핵심 관계자'라는 익명을 남발한다. 현실 공간에서 익명을 즐기는 그들이 사이버 공간의 익명을 가장 심하게 단속하는 이유는 알려진 것이 없다”라고 표현하여 이 내용이 비판적인 것임을 암시했다.
서 위원과 직접 통화한 인터넷매체 프레시안에 따르면 "정부가 대부분 자기네 정책을 홍보하는 이야기를 하기에 낯 뜨거우니 ‘핵심관계자’, ‘소식통’ 등의 익명으로 뉴스를 만드는 꼴을 보이고 있지 않느냐"며 "이른바 ‘커뮤니케이션’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을 하면서 엉뚱하게 자유로운 의견 제시는 억압을 하려는 상황을 ‘패러디’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칼럼 마지막에 두개의 ‘주석’을 단 것을 거론하며 "마지막에 ‘정확히 확인된 팩트(사실)는 주와 김경한 법무장관의 발언 밖에 없다’는 내용의 세번째 주를 달려고 하다가 한국 사회가 그 정도의 패러디는 이해할 텐데 사족이다 싶어서 안 달았다"며 "이 글을 사실이라고 오해할만한 여지는 전혀 없다고 봤다"고 밝혔다.
서화숙 칼럼, “패러디 풍자 칼럼”
<기자협회보>
한국일보는 '온라인 논객인 미르네바를 경제관료로 기용한다'는 '서화숙 칼럼'과 관련, 21일자 오니피언면 '편집자주'를 통해 패러디 형식의 풍자칼럼임을 밝혔다. 또 다음달 4일쯤 '서화숙 칼럼'을 통해 이번 일에 대한 추가적인 설명을 할 예정이다.
한국은 21일 오피니언면(38면)에서 "20일자 한국일보 38면 '서화숙칼럼'은 사실관계를 밝힌 기사가 아니라 패러디 형식의 풍자칼럼임을 밝힌다"고 했다. 앞서 한국은 20일 '핵심관계자 대 미네르바'라는 서화숙 칼럼을 통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라고 주장하는 익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정보당국이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를 찾은 것은 그를 벌주거나 입을 막기 위해서가 아니라 경제관료로 기용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파문이 커지면서 민주당은 이날 공식 브리핑을 준비했다가 '패러디 형식의 풍자칼럼'임이 밝혀지자, 전면 취소하기도 했다.
서화숙 편집위원은 "칼럼 곳곳에 기사형식으로 쓰지 않았기 때문에 충분히 패러디 형식이라는 점을 보여줬다"면서 "정부는 떳떳하게 익명을 사용하면서 사이버공간 안에서의 언론의 자유와 익명성 등을 얼마나 보장하고 또 과연 민간 전문가의 목소리를 정부가 정책에 제대로 반영하는가를 꼬집기 위해 패러디형식의 칼럼을 썼다"고 말했다.
서 위원은 "이번 일을 통해 한국사회가 너무 경직됐다는 점에서 오히려 놀랐고, 오독한 기자들이 쓴 기사 때문에 논란이 커졌다"면서 "다음 칼럼에서 이번 일에 대한 추가적인 설명할지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20일 조선일보 오마이뉴스 등 많은 언론들이 서화숙 칼럼을 그대로 받아썼으며, 이 가운데 오마이뉴스는 이날 오후 '패러디 오보'에 대해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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