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아닌 황사가 왔다고 합니다. 건강 잘 챙기시길 빕니다. 아침 뉴스에서 보니 최경주 선수는 무슨 골프대회에서 우승하고 언제나 그랬듯이 상금의 20%를 기부했다네요. 참 좋은 일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어제부터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이 시작되었죠?
올해는 구세군이 우리나라에 상륙한 지 100년 되는 해이며, 구세군 자선냄비가 등장한 지는 80년이라고 하네요. 1928년 구세군 냄비는 나무 막대기로 만든 지지대에 가마솥을 매단 것이었다고 합니다. 그 후 80년이 흐른 지금은 디지털 자선냄비까지 등장했습니다. 구세군 냄비에 교통카드를 대면 천 원씩 빠져나간다고 합니다.
요즘 다들 힘든 불경기지만 어려울 때일수록 자기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을 갖고 살면 이 추위도 쉽게 견딜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냄비는 순 우리말이 아닙니다. 노구솥 과(鍋) 자를 일본에서 なべ라 쓰고 [나베]라 읽습니다. 이 말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남비'로 바뀌어 표준말로 쓰였습니다. 그러다가 1988년 맞춤법 규정이 바뀌면서 '남비'를 버리고 '냄비'를 표준말로 삼았습니다.
남비가 냄비로 된 것은 이모음역행동화인데요.
그런 보기를 보면
지팽이 -> 지팡이
정갱이 -> 정강이
곰팽이 -> 곰팡이
오래비 -> 오라비
아지랭이 -> 아지랑이
호랭이 -> 호랑이
에미 -> 어미
멕이다 -> 먹이다
쥑이다 -> 죽이다
괴기 -> 고기
따위입니다.
남비가 이모음역행동화로 냄비가 되었고 이 낱말이 표준말이지만,
지팽이, 정갱이 따위는 표준말이 아닙니다.
지팡이, 정강이 같은 게 맞습니다.
남과 나누자는 것을 남들에게 말할 게 아니라,
저부터 이번 주말에 애들 손잡고 빨간 자선냄비에 작은 마음을 나누겠습니다.
모두 어렵고 힘들지만
자선냄비 모금액수는 불경기를 타지 않기를 빕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