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벨 - 볼레로
'남과 여'로 유명한 프랑스 감독 끌로드 를루슈의 1981년작 사랑과 슬픔의 볼레로(원제 : Bolero Les Uns et les Autres)에서 마지막을 장식했던 라벨의 볼레로. 같은 리듬이 계속되는 반복이 심장의 고동소리처럼 들리는 것 같은 역동적인 음악이다. 영화 속에서 춤추는 사람은 현대 발레의 무용수로서 우명한 조르주 돈이고, 안무는 20세기를 대표하는 안무가 모리스 베자르가 맡았다.
4시간 반이 걸리는 꽤 긴 이 영화의 완전판은 제2차세계대전이 시작되기 직전인 1936년 모스크바에서 이야기가 시작되고 마지막은 1980년 파리 샤요궁의 광장에서 끝난다. 제2차세계대전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 가족과 뿔뿔이 헤어져 끝까지 살아나가는 러시아, 프랑스, 독일 그리고 미국의 네 쌍의 커플과 그 자식들의 40년간 드라마가 그려져 있다.
처음에는 각자 다른 곳에서 음악과 발레에 관계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등장인물들이 차츰 서로 얽혀서 마지막에는 유니세프가 주최하는 자선 음악회가 열리는 파리에 집결한다. 그곳에서 독일인 지휘자가 '볼레로' 연주를 지휘하고 러시아인 무용수가 원형 무대위에서 발레를 추고, 미국인 여가수와 프랑스인 남자가수가 합창으로 참가한다. 이 영화의 등장인물들은 20세기 현대음악계의 거장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과 구 소련에서 망명한 세계적인 무용수 루돌프 누레예프, 미국 재즈음악계의 거장 글렌 밀러, 프랑스의 유명한 샹송가수 에디트 피아프를 모델로 하여 만들어졌다고 한다.
"탄타타나 탄타타타 …" 독특한 리듬이 작은 북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반복되는 가운데 플루트부터 시작해 클라리넷으로 잇달아 악기가 바뀌어 연주되는 같은 멜로디, 그리고 마지막에는 현악기, 관악기, 금관악기 등 26종류가 가세해 하나의 커다란 소리의 기복이 되어 피날레로 향하는 모리스 라벨의 볼레로는 한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인상적인 곡이다.
'볼레로'란 1780년 무용가인 세레소(S.Cerezo)가 창안한 에스파냐의 무곡으로서 "날다"라는 뜻을 가진 독특한 리듬의 3/4박자의 곡이다. 라벨의 볼레로(Boléro)는 전위적 무용가인 루빈스타인(Ida Rubinstein)으로부터 에스파냐 풍의 무용에 쓸 음악을 위촉받고, 1928년 10월에 완성했다. 같은 11월 28일, 파리의 오페라 극장에서 루빈스타인 발레단에 의해 초연된 이 곡은 에스파냐 무곡이지만 리듬이나 템포가 본래의 볼레로와는 달랐다. 3개의 색소폰이 사용되어 진기한 편성을 보이는데, 작은 북, 비올라, 첼로의 피치카토로 독특한 리듬을 새긴 후 C 장조의 밝고 쾌활한 주제가 이 리듬을 타고 들려온다.
라벨은 프랑스의 작곡가이지만 에스파냐 국경에 인접한 도시에서 태어났고 그의 어머니는 바스크 지방출신이었으므로 에스파냐와의 연고도 있었던 것 같다. 다만 작곡 과정에서 트라이앵글과 캐스터네츠를 사용하는 에스파냐의 민속무용과 관련이 있는 악기는 제외되고 있다. 탬포도 무용보다 다소 느리다. 하지만 독특한 리듬을 가진 이 음악은 지금도 인기가 많아 영화 CM등에서도 많이 쓰인다.
모리스 라벨(Maurice Ravel, 1875~1937)은 프랑스의 대표적인 작곡가로 드뷔시와 함께 '프랑스 근대음악의 두 기둥'이라 불린다. '전람회의 그림' 의 관현악 편곡자로도 널리 알려져 있고, 그의 오케스트레이션은 다채로운 음색과 악기의 사용으로 유명하다. 포레에게 작곡을 배웠고 리스트의 피아노를 계승하는 새로운 피아노니스트로 인정받았다. 전쟁 중 오른손을 잃은 오스트리아의 파울 비트겐슈타인을 위해 <왼손을 위한 피아노협주곡>을 완성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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