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으면 건강이 와요] 자연과 함께하는 걷기, 더 이상의 보약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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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대인들은 걷는 시간보다 앉는 시간이 훨씬 많다. 출퇴근길이나 이동할 때는 교통수단에 앉아 있고, 직장에서는 온종일 앉아 일하며, 집에 돌아와서도 앉거나 누워 있는 시간이 많다. 오늘날 인간들은 걷기를 잊어버린 것이다. 걷기를 잊어버림으로써 잃게 되는 것도 많다. 무엇보다 신체적 건강, 마음의 여유, 정서적 안정감 등 삶에서 너무나 소중한 가치들을 상실하게 된다. 더 큰 문제는 사람들이 이런 사실을 잘 모른다는 것이다. 또한 알더라도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걷기를 꺼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지금 당장 걷기를 해보라. 몸과 마음이 달라지는 것을 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게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한 가지 유념해야 할 것은 걷기에도 방법론이 있다는 점이다. 아무렇게나 걷는다고 모두 효과를 낼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걷기가 가장 좋은 것일까. 이에 대해 국내 최고의 걷기 전문가 성기홍 박사(한국워킹협회 부회장)는 이른바 ‘에코힐링워킹’(Echo-Healing Walking)을 제안한다. 에코힐링워킹은 간단히 말해 ‘자연 속에서 걸음으로써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대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여러 긍정적 인자들을 최대한 받아들이고 동화되어 심신을 새롭게 하는 걷기 방법이다. 성 박사는 에코힐링워킹을 “걷기의 결정판”이라고 주저 없이 말한다. 지구상에서 가장 진화한 형태의 걷기라는 것이다. 그는 최근 같은 제목의 책 <성기홍 박사의 에코힐링워킹>(엘도라도 출간)도 펴냈다.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걷기 혁명을 불러일으키려는 의미 있는 시도다. 올해로 걷기 운동 22년째. 결코 짧지 않은 세월 동안 걷기라는 한 우물만을 파며 살아온 그를 만나 걷기 속으로 들어가봤다. “일상 속에서 되도록 많이 걸으려고 노력합니다. 자가용으로 출퇴근하지만 몇 일씩 차를 안 탈 때도 많습니다. 가급적 계단을 이용하고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도 멀리합니다. 제가 사는 아파트 단지 둘레가 670m 정도 되는데 매일 한 바퀴 이상 걸어요. 버스를 타면 목적지로부터 한두 정거장 전에 내려 걷는 것도 습관이지요. 점심식사를 할 때도 일부러 사무실에서 먼 곳을 택해 다녀옵니다. 갈 때, 올 때 걷기 위해서죠.” 성 박사는 생활 자체가 걷기다. 언제 어디서나(anytime, anywhere) 마음만 먹으면 걸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별히 자주 가는 코스는 따로 없다. 걷는다는 것이 중요하다. 그는 걸으면서 바람의 색깔을 느낀다. 봄, 여름, 가을, 겨울마다 바람의 색깔도 다르다고 한다. 결국 그는 자연과 대화를 하며 걷는 셈이다. “어떤 목적을 갖고 이동할 때는 그 목적만 생각하게 되죠. 반면 본인을 위해 걸을 때는 혼자만의 느낌을 갖고 사색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깁니다. 저는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때는 꼭 걷습니다.” 걷기를 통해 얻는 것은 마음의 여유만이 아니다. 건강상의 효과도 매우 크다. 성 박사는 내년이면 쉰 살이 되지만 비슷한 연배의 남자들보다 훨씬 젊어 보인다. 다 걷기 덕분이다. 중년에 접어들면 남자들은 성생활이 뜸해진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부부관계가 신혼 때나 마찬가지”라고 자랑한다. “걷기를 시작하면 일주일만 지나도 몸의 변화를 바로 느낄 수 있습니다. 소변, 대변이 잘 나오고 체중이 빠지며 근육도 탄탄해지죠. 특히 고혈압, 심장병, 당뇨병 환자들의 경우 치유 효과가 탁월합니다. 또 남자들이 흔히 앓는 전립선 질환도 걸으면 100% 낫습니다. 비뇨기과에서도 걷기 처방을 많이 내립니다. 여자들이 잘 걸리는 유방암의 예방과 치료에도 걷기는 매우 효과가 큽니다. 영국 걷기운동본부(Walk the Walk)의 설립자이자 ‘파워 워킹’의 전도사인 니나 바로우는 걷기 실천을 통해 유방암을 극복했습니다.” 성 박사는 아주 우연하게 걷기 세계에 빠져들었다. 1980년대 후반 레포츠신문 기자로 일할 때 한국보행연맹을 이끌던 한글학자 고 한갑수 선생을 취재하러 갔다가 홍보맨으로 붙잡힌 것이 계기가 됐다. 이후 걷기 운동의 확산을 위해서는 이론적 무장의 필요성이 절실하다고 판단해 만사 제치고 걷기 연구에 몰두했다. 2000년대 들어 걷기 붐의 촉매가 됐던 마사이 워킹, 파워 워킹을 국내에 소개한 것도 그다. “국민들을 걷게 만든 것이 가장 큰 보람이겠죠. 2004년은 걷기 인구가 마라톤 인구를 넘어선 해였어요. 지난해 서울대와 체육과학연구원이 공동연구를 한 결과, 걷기 운동이 국민들의 의료비 감소와 삶의 질 개선에 큰 기여를 한다는 것이 입증됐습니다. 저는 걷기 문화의 리더로서 걷기 운동의 초석을 놓았다는 데 큰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에게 걷기가 무엇인지 10자 이내로 규정해보라고 했더니 “공감”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사람들은 걷기를 하며 자아와 공감하고, 주변 사람들과 공감하며, 궁극적으로는 자연과 공감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걷기는 단순한 신체적 활동에 머무는 게 아니라 고도의 심리적, 정서적 활동인 셈이다. 그런 점을 주목해 걷기 운동을 펼치는 기업들도 부쩍 늘고 있다. 딱딱하고 삭막한 조직문화를 개선하고 임직원들의 건강을 보살피자는 취지다. 대웅제약, 삼성SDS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들 기업에서는 최고경영자가 걷기 전도사를 자임하고 있다. 걷기란 인간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숙명과도 같은 것이다. 인간의 존재감을 나타내는 수단이기도 하다. 걷는 것 자체가 인간의 행복인 것이다. 일어설 수 없거나 앞이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좌절감을 떠올려보면 쉽사리 수긍되지 않는가. 걷기는 어떤 곳에서 하느냐에 따라 효과가 달라진다. 도심의 도로, 헬스클럽, 숲속에서 걷는 것은 분명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어디가 더 좋을지는 자명하다. 최대한 자연 속으로 들어가 걷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 숲속에는 나무가 내뿜는 살균 물질인 ‘피톤치드’가 풍부하다. 피톤치드는 나무가 주위 해충이나 미생물, 다른 식물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분비하는 물질이지만 인간에게도 더없이 이롭다. 특히 아토피나 피부질환을 억제하는 효과가 강력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또 숲속에 넘쳐 흐르는 음이온은 심장, 신경, 근육을 튼튼하게 해주고 신진대사를 촉진시키며 혈액순환도 도와준다. 최근 일본의 한 연구 결과는 더욱 놀라운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삼림욕을 할 때 인간의 면역세포인 ‘NK세포’(Natural Killer Cell)가 크게 활성화된다는 것이다. NK세포는 암세포 증가를 억제하는 기능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숲속에서 걷는 것은 사람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건강법이다. 그런 점에서 성 박사는 숲속을 ‘휴먼 건강증진 센터’라고 부르기도 한다. 숲속에 갈 만한 시간이 없다면 나무가 우거진 도심 속 공원을 걷는 것도 훌륭한 대안이다. 성 박사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걷기 코스는 충남 태안 만리포 해수욕장 해안길이다. 그는 ROTC 장교로 복무할 때 이곳 해안부대에서 6개월간 소대장으로 있었는데, 매일 33km에 이르는 구간을 순찰해야만 했기에 자연스레 친숙해졌다. 그는 “나를 극복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준 곳”으로 추억하고 있다. 이밖에도 대전 계족산 숲길, 경남 양산 통도사 오르는 길, 전남 해남 대흥사 초입길 등도 성 박사가 추천하는 걷기 코스다. 서울에서는 북악 스카이웨이, 국립현충원, 양재천 등이 꽤 괜찮다고 한다. 그렇다고 꼭 이곳을 찾아서 걷기를 할 필요까지는 없다. 어디든 발걸음을 내딛는 게 중요한 것이다. 성 박사의 제안처럼 에코힐링워킹을 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일주일에 5일 이상, 하루에 30분만이라도 자연 속을 걷자. 그 이상의 보약은 없다. ■ 바른 자세가 바른 걷기의 출발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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