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뉴스를 들으니,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에 강추위라는 말이 많이 나오네요. 여러분은 올겨울과 이번 겨울을 가르실 수 있고, 강추위가 무슨 뜻인지도 다 아시죠? 우리말 사랑은 관심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하루에 하나씩 함께 익혀가자고요. ^^*
어제 일요일 아침에 집에서 늦잠자면서 잠자리에서 텔레비전을 켰더니 역시나 엉터리 자막이 쏟아지더군요.
8:08, MBC에서 '애기'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나이가 많지 않은 어린이나 젖먹이는 '아기'이고 아기의 줄임말이 '애'입니다. '애기'라는 낱말은 대한민국 국어사전에 없습니다.
8:57, MBC에서 '제 2단계'와 '제 3단계'라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수사 앞에 붙어 '그 숫자에 해당하는 차례'를 의미하는 '제(第)'는 앞가지(접두사)이므로 뒷말과 붙여써야 바릅니다. 제2단계, 제3단계라고 해야 합니다.
9:09, MBC에서 '이 자리를 빌어서'라고 말하고 자막도 그렇게 나왔습니다. '빌다'와 '빌리다'는 뜻이 다릅니다. 빌다는 잘못을 용서하여 달라고 호소하다나 바라는 바를 이루게 하여 달라고 신이나 사람, 사물 따위에 간청하다는 뜻이고, 빌리다는 "남의 물건이나 돈 따위를 나중에 도로 돌려주거나 대가를 갚기로 하고 얼마 동안 쓰다."는 뜻과 "일정한 형식이나 이론, 또는 남의 말이나 글 따위를 취하여 따르다."는 뜻이 있습니다.
성인의 말씀을 빌려 설교하다, 그는 수필이라는 형식을 빌려 자기의 속 이야기를 풀어 갔다, 신문에서는 이 사건을 고위 관리들의 말을 빌려 보도했다처럼 씁니다. 따라서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도 따라서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라고 써야 바릅니다.
오늘 아침 7:46, SBS에서 외국사람이 "Very cold"하자 이를 '많이 추워요'라고 번역해서 자막에 내 보냈습니다. 추위나 더위의 정도를 나타내는 어찌씨(부사)는 '상당히' 나 '꽤'를 써야 바릅니다. 어제 바람이 무척 심하게 불더군요. 그래서 더 추웠나 봅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