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사고 흙더미 옆 ‘금정터널 관통식’
<경향신문>
국내에서 가장 긴 터널로 관심을 모은 경부고속철도 2단계 구간 부산 금정터널의 관통식이 무너져 내린 흙더미 옆에서 진행된 것으로 18일 드러났다. 개통식 당일 발생한 행사장의 정전사고에 이어 터널내부 붕괴사고까지 알려지면서 철도시설공단의 ‘안전불감증’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금정터널 관통식이 열리기 1주일 전인 지난 6일 터널 내부 14-2공구 구간 20여m가 무너져 내리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 사고로 금정산 정상 부근 지하 350m 지점은 차량 통행이 어려울 정도로 좁아졌고 일부에서 추가붕괴의 우려까지 제기됐지만 공단은 당초 예정돼 있던 개통식을 13일 강행했다.
개통식장에서 정전사고를 경험한 참석자들은 “생각만해도 끔찍하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개통식 당시 금정터널 관통 행사장에서 갑자기 정전이 발생하면서 암흑으로 변한 상황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사고 지점과 불과 6㎞ 떨어진 곳에서 치러진 행사장에는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과 허남식 부산시장, 제종모 부산시의회 의장 등 200여명이 참석했지만 터널내부 붕괴사고는 국토해양부에 보고조차 되지 않았다.
경부고속철 2단계공사, 불량침목 사용 드러나
MBC
경부고속철도에 이미 설치된 침목 15만여 개가 모두 불량품으로 확인돼 추가 균열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들여다볼수록 총체적인 부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리포트>
국토해양부 합동조사단은 18일 콘크리트 침목 균열이 발견된 경북 영천시 당리 경부 고속철도 건설 현장을 찾아 균열 원인을 집중 분석했습니다. 조사단은 일단 침목과 레일을 연결하는 나사에 당초 설계도와 달리 방수재가 아닌 흡수재를 집어넣는 바람에 빗물이 스며들면서 균열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흡수재가 들어간 나사는 대구와 경주 구간에 현재까지 설치된 15만3천여 개 침목에 모두 사용된 것으로 드러나 추가 균열 가능성이 높은 상태입니다. 콘크리트 침목을 생산 납품한 업체는 원천 기술을 가진 독일과 합자한 회사로 나사를 직접 생산하지 않고 영세업체에 하청을 맡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SYN▶ 한국철도기술공사/감리단
"스펀지 비슷하게 넣는 거(흡수재)는 거의 영세업자한테 받아서 납품했대요. 납품하는 친구들이 좀 이윤을 남기기위해 싸구려를 잡아넣는다든지...이런 뜻이죠." 관리 감독도 허술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콘크리트 침목이 설치되기까지 제품 검사와 공인인증, 현장 감리 3단계를 거치는데 모든 감독 과정은 한국철도기술공사가 맡았습니다. 시방서와 전혀 다른 제품이 대량으로 납품되고 있었지만 공인인증 단계에서부터 제품 검수를 하는 감리단 거치는 과정에서 감독기관은 이런 부실을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SYN▶ 한국철도기술공사 관계자
"그 놈들(납품업체)이 실수를 한 거예요. (설계대로) 했어야 되는데 안 한 거예요, 지금. 글쎄 그건 도둑놈이지, 사기꾼이지..." 합동조사단은 납품업체의 독일 기술자들이 콘크리트 균열 가능성을 미처 예상하지 못하고 하청업체에 흡수재를 넣도록 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조사를 벌이기로 했습니다.
경부고속철 '불량침목' 생산업체 특혜 의혹
<연합뉴스>
경부고속철도(KTX) 대구-부산 구간에 깔린 '불량 침목'을 생산한 업체에 대해 사업시행 초기부터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18일 이 사업 시행사인 한국철도시설공단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04년 12월 궤도설계 용역을 입찰하면서 독일의 레일원사 특허공법인 '레다2000'을 사용하라고 과업지시서에 명시했다. 공단은 과업지시서에서 '성능이 입증된 구조로 설계하고 레다 2000공법을 적용하라'고 주문했은데, 당시 전세계적으로 레다 2000을 설치해 운행하던 곳은 설계속도 250㎞/h(독일) 구간과 300㎞/h(스페인) 구간을 합해 도합 12㎞에 불과했다.
입찰공고시 과업지시서에 특정공법을 표기해 놓고 낙찰업체에 기술제휴를 알아서 하도록 한 것은 특정 업체만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 셈이어서 형식만 공개입찰일 뿐 사실상 수의계약이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공단은 또 침목 생산 시방서에는 '레다2000 공법에 맞는 침목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가졌거나 납품한 실적이 있는 업체' 또는 '레일원으로부터 기술을 이전받아 제조 및 설비시설을 갖춰야 한다'는 조건까지 달았다. 때문에 대구-울산 131㎞ 구간(제4공구)은 2007년 공개입찰을 통해 시공사가 정해졌지만 이미 침목 생산 업체는 레일원이 5천여만원(지분 55%)을 투자해 만든 유한회사인 '천원레일원'으로 사실상 정해졌다. 이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업체는 후자의 조건에 맞는 천원레일원 밖에 없었던 것.
이 같은 문제는 2006년 국정감사에서도 주승용 의원 등을 통해 지적됐으나 공단측은 업체 간 입찰을 둘러싼 갈등일 뿐 특혜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고속철, 침목 이어 연결장치도 부실 우려
연합뉴스
대구-부산간 경부고속철도(KTX) 2단계 구간의 콘크리트 침목뿐만 아니라 레일을 침목에 고정시켜주는 `체결장치'도 안전 부실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새롭게 제기됐다.
18일 민주당 주승용 의원실에 따르면 경부고속철 2단계 구간의 주 체결장치로 도입된 `SFC(Single FastClip)'가 시속 300㎞이상으로 달리는 전 세계 고속철도 어느 곳에도 설치되지 않아 안전성과 성능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것.
레일 체결장치란 콘크리트 궤도의 핵심 부품으로, 레일을 침목에 고정시키고 탄성을 유지토록 해 차량 주행시 전달되는 하중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 체결장치의 성능이 불안전하면 소음, 진동 증가 등은 물론 궤도 뒤틀림으로 인한 궤도 마멸, 파열, 탈선 등 열차의 안전운행에 치명적인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철도시설공단이 고속철 2단계 구간의 궤도로 선정된 `레다2000' 궤도는 체결장치로 `시스템 300-1'을 사용해 독일철도공사(DB)로부터 인증을 받은 공법이다. 실제로 독일철도공사는 인증서에서 `선로고정 장치(체결장치)에 대해서는 표준받침장치로 `시스템 300-1'을 사용해야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레다2000' 궤도를 개발한 플라이더러사(社)도 지난 2005년 11월 "시스템 300-1에 대해서는 경험이 축적되고 검증된 장치라며 향후 5년간 보증을 확인할 수 있지만 SFC에 대해서는 레다2000에 사용된 적이 없어 보증할 수 없다"는 답변을 공단측에 보내기도 했다.
또한 한국기계연구원에 의뢰해 제품 성능을 검증하면서 SFC 원제품으로 성능 기준에 미달하자 레일과 레일패드 사이에 2㎜ 가량의 철판을 삽입해 시험을 통과시키기까지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주승용 의원실 관계자는 "당초 공법에 적용된 체결장치를 배제한 채 설치 실적이 없고, 인증도 받지 못한 공법을 무리하게 도입한 것은 특정 업체에 대한 특혜 의혹일뿐만 아니라 국민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일"이라며 "콘크리트 침목은 물론 레일 체결장치 등 2단계 고속철 전구간에 대한 전면적인 안전조사가 이뤄져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철도기술공사, 감독·감리도 부실
KBS
경부고속철도 2단계 구간의 부실공사는 콘크리트 침목 생산업체 기술자와 공사 감리를 맡은 철도기술공사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 때문으로 드러났습니다. 특히 철도기술공사는 철도시설공단이 균열을 발견할 때까지 이 사실을 전혀 몰랐습니다.
<리포트>
경부고속철도 2단계 공사에 콘크리트 침목을 납품한 상주의 업체, 부실공사의 원인인 콘크리트 침목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습니다. 이번 공사를 위해 지난 2007년, 독일 회사와 합자해 설립돼 현지 기술자가 상주하고 있었지만 방수제 대신 흡수제가 쓰인 사실을 전혀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녹취> 납품업체 관계자 : "독일 기술자들도 일부 간과된 부분이 아니냐. 너무 조그만 부분이 되다 보니까. 그래서 그거를 독일 기술자들도 시인을 합니다." 게다가 궤도분야 시공 실적이 하나도 없는 것으로 드러나, 앞으로 계속 일을 맡길 수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감리를 맡은 철도기술공사도 침목 시설물에 대한 관리를 엄격하게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철도시설공단이 지난달 5일 최초로 균열을 발견하기까지 감리단은 이 사실을 전혀 몰랐습니다.
<녹취> 한국철도기술공사 관계자 : "그 전에 (균열이) 발생됐는지 안 됐는지는 사실 확인하기 힘들고요. 감리단이 감리업무를 직접 많이 수행하는 곳은 시공이 되고 있는 곳을 주로하고 시공이 완료된 곳은 정기적으로 한 번씩."
한편, 이번 부실공사와 관련해 전문가로 구성된 합동조사단은 현장 조사를 통해 방수제 대신 흡수제가 들어간 이유와 정확한 균열 원인을 찾고 있습니다.
학력평가 ‘우수’ 임실 성적조작 의혹
“일부 초등교 6년생 절반이상 기초학력 미달
임실교육청, ‘0’명으로 전북도교육청에 보고”
한겨레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 16일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공개하면서 초등학교 6학년 기초학력 미달자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낮은 지역이라고 발표했던 전북 임실지역에서 성적 집계가 일부 조작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교육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이에 따라 교과부가 사상 처음으로 공개한 전국 지역별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의 신뢰도를 둘러싼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18일 임실교육청과 전북지역 교육단체들의 말을 종합하면, 교과부가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한 명도 없다고 발표했던 임실지역 초등학교 6학년의 사회·과학·영어 세 과목에서, 한 초등학교에서만 6학년 전체 학생 11명 가운데 각각 6명·6명·2명의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학교 쪽이 이런 내용의 채점 결과를 보고했으나, 임실교육청이 실제 채점 결과와 달리 미달 학생이 전혀 없는 것으로 서류를 작성해 전북도교육청과 교과부에 보고했다는 것이다.
또 전국교직원 노동조합 전북지부 등 전북지역 교육운동단체들은 임실교육청이 관내 학교 교사들에게 채점 결과와 상관없이 기초학력 미달자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보고하도록 압력을 넣었다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전교조 전북지부 관계자는 “전북지역에서 광범위한 성적 조작 증거가 발견됐다”며 “구체적인 자료 등은 19일 오후 2시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시험 점수로 전국 차원의 경쟁이 붙는 순간, 교육 여건이 떨어지는 지역은 부도덕한 일을 할 수밖에 없는 만큼,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공개는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임실교육청은 “교과부 보고 마감 시한에 맞춰 자료를 보내야 했기 때문에 전화로 ‘미달자가 한 명도 없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나중에 공문을 통해 보니, ㅅ초등학교에서 미달자가 다섯 과목에서 모두 21명인 것으로 나왔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ㅅ초등학교 6학년이 11명인데 일부 과목에서 절반이 넘는 6명이 미달자라는 것이 이해가 안 간다”며 “담당 교사가 점수 계산을 잘못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교과부 관계자는 “일단 전북도교육청 차원의 진상조사 결과를 지켜본 뒤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임실지역은 이번 평가에서 15곳의 초등학교 6학년 학생 250명이 시험을 치렀으며, 교과부는 평가 결과를 공개하면서 “임실지역이 영어 등 세 과목에서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아무도 없었다”며 “이는 방과후 학교 등 교사들의 열정과 교장의 리더십 덕분”이라고 치켜세웠다. 일부 언론도 ‘임실의 기적’이라며 모범 사례로 소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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