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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뷔시 - 목신의 오후에의 전주곡

힘들고지칠때------/클래식향기♪

by 자청비 2009. 6. 22.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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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뷔시 - 목신의 오후에의 전주곡

  

 

 

 

 

 

파리에서 태어난 아실 클로드 드뷔시 Achille Claude Debussy(1862~1918)가 19세기 말부터 제1차 세계대전에 걸쳐 작곡한 음악에는 세기말이라는 시대가 지닌 퇴폐적이고 권태적인 분위기와 파리가 안고 있는 일종의 독특한 정신이 어딘지 모르게 감돌고 있다. 그가 살아왔던 세기말의 파리에서는 상류 계급과 지식 계급의 사람들이 모이는 카페나 카바레가 문화의 중심을 이루고 있었다.

 

드뷔시도 일생을 통하여 몽마르트 근처의 이색적인 카바레에 출입하고 있었다. 그의 주위에는 음악가 뿐 아니라 화가나 시인, 문학가 같은 각양각색의 예술가들이 모아지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상징파 시인의 리어딘 말라르메와의 만남은 그의 대표작인 <목신의 오후에의 전주곡>을 탄생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드뷔시는 말르르메가 주재하는 '화요일 밤의 모임'에 음악가로서는 유일하게 참석하고 있었다. 그 모임에서 말라르메가 발표한 장시 <목신의 오후>에 공감을 가진 그는 그 시에 대한 전주곡으로서 <목신의 오후에의 전주곡>을 쓰게 된다. 말라르메는 1894년 초연된 이 곡을 듣고 절찬을 하였으며, 이 곡으로 드뷔시는 작곡가로서의 지위를 확립하게 되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반인반수(半人半獸)인 목신(牧神)판이 부는 피리소리처럼 들려오는 플르트 솔로로 시작되는 <목신의 오후 전주곡>은 다소 나른한 분위기의 멜로디가 차츰 하프나 다른 악기로 옮겨지면서 몇 번이고 반복된다. 무더운 여름의 늦은 오후 시간, 살갗에 밀착되는 듯한 끈끈한 공기의 느낌이 은연중에 느껴진다.

 

드뷔시를 작곡가로서 유명하게 만든 이 곡은 처음에는 전주곡 뿐만 아니라 낭독과 무용, 음악이 함께 어우러지는 무대가 구상되어 간주곡과 종곡도 만들 예정이었다. 그러나 전주곡이 완성되었을 때 그 계획은 모두 취소되어 버린다. 전주곡에서 이미 말라르메 시의 세계가 모두 표현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자연과 낭만에 대하여 거론할 때 빠지지 않는 말라르메의 시에 그려져 있는 내용은 어느 나른한 여름날 오후 시칠리아 섬 해변의 숲 속 그늘에서 졸고 있는 목신이 꾸는 관능적인 꿈과 현실의 세계다. 물의 요정들이 장밋빛 살빛이 눈 앞에 어른거리는 것을 보고 낮잠에서 깨어난 목신은 급하게 그것들을 붙잡으려고 쫓아가지만 실패한다. 낙심한 목신은 미의 여신, 비너스를 자기의 팔로 안는 망상을 품다가 그대로 나른함을 이기지 못하고 다시 잠에 빠지고 만다.

 

드뷔시는 "한 쌍의 여인이여, 안녕. 어른거리는 그대의 그림자를 나는 바라보겠노라"라는 시의 마지막 한 줄의 이미지를 자유롭게 펼쳐 나간 곡이 <목신의 오후 전주곡>이라고 말하고 있다.

 

 

목신의 오후 전주곡.wma

 

 

목신의 오후 전주곡.w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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