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연구소로 돌아와 여기저기 인사다니다 보니 한 주가 다 갔네요. 요즘 제 얼굴이 까칠해졌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그렇게 날이면 날마다 술을 퍼 마셔대니 얼굴이 좋은 게 오히려 이상하죠.
까칠하다는 낱말을 하시죠? 그림씨(형용사)로 야위거나 메말라 살갗이나 털이 윤기가 없고 조금 거칠다는 뜻입니다. '가칠하다'보다 센 느낌이 드는 낱말입니다. 꺼칠하다나 거칠하다도 같은 뜻입니다. 까칠하다, 꺼칠하다, 가칠하다, 거칠하다 모두 쓰셔도 됩니다.
요즘은 사람의 성격에도 까칠하다는 말을 쓰더군요. 한 낱말의 쓰임이 넓어진다는 면에서는 좋게 봐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현재는 까칠하다에 성격에 관한 뜻은 없습니다.
사람의 성격이 좀 거칠 때 쓰는 낱말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거칫하다'입니다.
거칫하다에는 까칠하다와 같이 "살갗이나 털 따위가 여위거나 메말라 윤기가 없이 거칠다."는 뜻도 있고,
"성미가 거친 듯하다."는 뜻도 있습니다. '잠을 못 잤는지 얼굴이 거칫하다', '저 사람 겉으로 보기에는 거칫한 것 같지만, 사귀어 보면 아주 부드러운 사람이야' 처럼 쓸 수 있습니다.
요즘 제 얼굴이 까칠합니다. 게다가 때꾼한 저를 보는 아내도 좀 거칫한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