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기지개…심장 충전…걷자, 걷자꾸나 | |
[건강2.0] 순환 돕고 근력 키우는 만병통치약…우울증·만성피로엔 “휴식보단 걷기” 머리~발 일자로 ‘똑바로 걸어라’…스탠스, 좁고 일정해야 운동효과 | |
한겨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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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연(52)씨는 걷기 예찬론자다. 아침 6시면 일어나 공기 좋은 집 근처 공원으로 간다. 날씨가 화창하든 비가 오든 동생과 함께 걷는다. 홍씨는 “걷기는 내게 물과 공기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홍씨가 걷기 예찬론자가 된 것은 5~6년 전부터다. 당시 식당을 경영했던 그는 경영이 뜻대로 되지 않아 그동안 번 돈을 몽땅 까먹었다. 남은 것은 카드빚과 가족들의 원망이었다. 식당 두 곳을 정리한 뒤 그는 우울감으로 방에 틀어박혀 지냈다. 입맛도 없었다. 아무 일도 하지 않는데 자꾸 피곤했다.
[동영상] 한겨레 건강 2.0. 올바르게 걷는 방법
홍씨만의 일이 아니다. 실제로 걷기를 통해 우울증이나 스트레스, 만성 피로가 해소된다는 연구 결과가 많이 발표됐다. 김대현 계명대 교수가 2006년 9월부터 12월까지 경상북도 지역 2개 보건소에서 60세 이상 노인 85명을 대상으로 주 5회 1시간씩 걷기운동을 12주간 실시한 결과 보행 자세와 우울증이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걷기는 이처럼 놀라운 변화를 준다. 걷기는 운동을 넘어 스트레스나 우울증, 만성 피로 외에도 고혈압, 관절염, 골다공증, 심장병, 암 등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적극 활용되고 있다. 예찬론자들이 ‘만병통치약’으로 칭송할 만하다.
그렇다면 이렇게 몸에 좋은 걷기를 무작정 하면 되는 걸까? 전문가들은 올바른 자세를 유지해야 관절 등 몸에 무리가 가지 않고 운동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말한다. 걷는 강도는 질병이 없는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약간 힘들다”는 정도가 적당하다고 조언한다.
올바르게 걸으려면 머리와 어깨, 엉덩이와 발이 일자가 되도록 꼿꼿하게 서는 것이 기본자세다. 앞으로 어깨를 구부정하게 하고 걷거나 옆으로 몸이 비뚤어진 상태로 걸으면 목과 어깨에 통증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양팔은 될 수 있는 한 몸 쪽으로 바짝 붙여 일직선이 된 상태에서 앞뒤로 움직이는 것이 좋다. 앞뒤로 흔들 때 앞으로 움직이는 거리와 뒤로 움직이는 거리가 같아야 하며, 적절한 팔의 움직임 각도는 약 15~20도 정도다. 발바닥이 바닥에 닿을 때 발뒤꿈치 중앙→발 중간 바깥쪽→엄지발가락 순으로 닿으면서 땅을 힘차게 차는 모양새로 걷는 것이 좋다. 착지할 때 발이 받는 무게는 보통 자기 몸무게의 2~3배가 넘는다. 발뒤꿈치부터 닿아야 체중이 골고루 분산돼 발에 가해지는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오른발과 왼발의 너비를 ‘스탠스’라고 하는데 스탠스를 좁고 일정하게 유지하며 걸어야 운동 효과가 높다. 적당한 보폭은 보통 자신의 키에서 100을 뺀 만큼이다. 보폭이란 앞발의 뒤꿈치부터 뒷발의 뒤꿈치까지의 거리를 말한다. 예를 들어 키가 160cm인 사람은 60cm 정도가 적당하다. 운동 효과를 좀더 높이고 싶다면 이보다 조금 넓게 하면 된다.
건강한 ‘뚜벅이족’의 습관
너무 바빠 특별히 운동할 시간이 없는 사람은 일상 속에서 자주 걷자. 괜히 운동 한번 해보겠다고 헬스클럽이나 수영장에 등록했다 몇 번 나간 뒤 운동을 그만두는 사람들이 많다. 차라리 생활 속에서 걷기를 일상화하면 꾸준히 운동할 수 있어 건강해질 수 있다. 생활 속에서 걷기를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소개한다.
▶ 두세 정거장 걸어가서 타기, 두세 정거장 앞서 내리기 버스나 지하철을 탈 때 두세 정거장 정도 걸어가서 타거나 목적지보다 두세 정거장 먼저 내려보자. 지하철은 버스와 달리 한 정거장이 대부분 1㎞가 넘어 운동 효과가 더 크다. 출근길 걸으면서 하루를 구상하고, 퇴근길 걸으면서 하루를 마무리하면 금상첨화다.
▶ 엘리베이터랑 이별하기 계단 하나를 오르면 수명이 4초 늘어난다는 말이 있다. 10층을 걸어 올라가면 40㎉가 소모된다. 단 비만인 사람이나 관절염이 심한 사람, 노인은 계단 걷기가 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으니 조심하자.
▶ 대형마트나 백화점에서 ‘쇼핑 워킹’ 쇼핑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걷기 장소로 대형마트나 백화점을 택해보자. 비가 오거나 날씨가 좋지 않을 때 해볼 만하다. 운동화를 신고 걷되, 쇼핑은 눈으로만 한다.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는 타지 않고, 오로지 걸어서 모든 층을 오가며 쇼핑을 즐기자.
▶ 취미 따라 ‘서점 워킹’ ‘미술관 워킹’ ‘박람회 워킹’ 책을 좋아한다면 서점과 서점을 오가는 걷기를 실천하면 즐겁다. 좋아하는 서점 두세 군데를 선정한다. 한 서점에서 보고 싶은 책을 둘러보고, 다른 서점까지 걸어서 이동한다. 그 서점에서 책을 보고 또 걷는다. 지식도 쌓고 운동도 할 수 있다. 이런 방식으로 미술관이 모여 있는 인사동을 걷거나, 박물관을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
▶ 멀리 주차하기 평소보다 일찍 출근해 회사에서 좀 멀리 떨어진 곳에 주차를 하고 회사까지 걸어가자.
▶ 점심 식사는 회사 먼 곳에서 회사 가까운 곳에서만 밥 먹지 말고 좀 멀리 떨어진 맛집을 찾아 걸어보자. 점심 먹은 뒤에는 주변을 산책해보자.
▶ 걷기 동호회에 가입하거나, 걷기 대회에 도전 요즘엔 동호회를 만들어 같이 걷는 사람들도 많고, 각종 단체에서 주최하는 걷기 대회도 많다. 동호회에 가입하거나 걷기 대회에 도전해보자.
▶ 우리 동네 워킹맵 그려보기 주말에 동네 주변을 산책하며 동네 구석구석의 지도를 그려보자. 그동안 무심코 지나쳤던 것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동네 구멍가게와 문방구, 서점, 슈퍼 등을 꼼꼼히 그려보면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이런 방식으로 자신이 관심 있는 동네에 가 워킹맵을 그리며 걷기를 즐길 수 있다.
도움말: 이홍열 전 마라톤 국가대표 및 경희대 겸임교수, 진영수 서울아산병원 스포츠건강의학센터 소장, <잘~먹고 잘사는법 시리즈-워킹>(한창수 지음, 김영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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