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방송을 보면서, 대화를 하면서 일상어를 잘못 쓰는 것을 보고 참 안타깝다는 생각을 합니다. “정말”이란 말을 써야 할 때에 부정의 뜻이 들은 “너무”라는 말을 쓰고, “효도해야 될 것 같아요”라는 엉터리 말을 쓰며, “아내”란 우리말을 두고 “와이프”란 외래어를 쓰는 사람이 많습니다. 또 “닭도리탕”, “츄리닝” 등 잘못 만들어진 말도 쉽게 씁니다.
적어도 12년에서 16년 동안 국어공부를 했으면서도 그 정도이니 참 걱정스럽습니다. 영어는 조금만 잘못 쓰면 큰일 난 듯 하면서도 국어는 지적을 해주면 별거 아닌 듯 왜 그렇게 요란을 떠느냐고 말합니다. 하지만, 말과 글은 한 사람의 철학이 반영되는 것입니다. 병든 말을 쓴다면 그 사람의 생각이 병들어 있다는 얘기 일 것입니다. 올바른 말을 쓰려는 노력이 우리를 지성인으로 애국자로 만드는 일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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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가운데서 골라 본 글) 292. 신방의 요강이야기 (2005/04/17)
요강은 밤에 방에 놓아두고 용변을 보던 그릇입니다. 조선 숙종 때 실학자 홍만선이
쓴 소백과사전 ‘산림경제(山林經濟)’에 보면 대야와 함께 요강은 조선후기 여성들의
혼수용품이 었다고 합니다. 부유층은 놋요강을 썼고, 서민들은 질그릇요강을
썼습니다.
그런데 신방에 들여놓는 요강은 어떻게 했을까요? 갓 시집온 신부는 “첫날밤엔 문턱을 넘지 않는다.”는 믿음 때문에 방안에서 소변을 보아야 했기에 요강은 필수품이었습니다. 하지만 새 신부는 많이 부끄러워할 것입니다. 그래서 신방의 요강 속에는 쌀겨나 솜, 모래를 살짝 깔아두고, 물을 자작자작하게 미리 부어 두어 소변을 볼 때 소리가 나지 않도록 배려를 합니다. 물론 이 요강은 신방뿐이 아니라 가마타고 갈 때도 가마 속에
넣어 둡니다. 지금이야 요강을 쓰지 않으니 벌써 까마득한 옛날이야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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