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의 가장 큰 특징은 구들(온돌)에 있습니다. 구들은 아랫목을 조금 뜨겁게, 윗목은 미지근하게 되도록 설계합니다. 그래야만 방 안에 온도차가 생기고, 공기가 순환되는데 공기도 머물러 있으면 탁해지고 썩기 때문입니다. 머물러있는 물이 썩는 것과 같이 이치입니다.
경남 하동군 칠불사에는 “아자방”이란 구들이 있다고 합니다. 이 “아자방”은 가야국
태조왕때(신라 지마왕 119년) 때, 구들도사로 불리던 담공선사가 일곱왕자가 득도하여
부처가 된 것을 기념하려 만든 칠불사에 ‘아(亞)’자 모양으로 구들을 만들어 그렇게 불린
것인데 한 번 불을 때면 한 달 반 동안이나 따뜻했다고 전해집니다. 그것은 불이 오래 타는 땔감이 있었다는 얘기가 아니고, 숯가마처럼 불을 꺼트리지 않는 데 그 비밀이 있는 것입니다. 구들(온돌)이야말로 선조가 남겨준, 21세기인 오늘날에도 가장 효율적인 그래서 가장 과학적인 난방법입니다. 우리 겨레는 불을 깔고 앉거나 눕는 민족입니다.
(지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가운데서 골라 본 글) 105. 결혼식에 입는 혼례복이야기 (2004/10/06)
요즘 결혼식엔 신랑신부가 웨딩드레스와 턱시도를 입는 것은 물론 다른 옷을 입는 것은 이상하게 보일 정도입니다. 내가 아는 어떤 젊은이가 결혼식장에서 모음으로 대여하는 턱시도를 입었는데 남의 옷처럼 많이 어색해 보였습니다. 일생에 한번 있는 귀중한 결혼식에 아무 생각없이 남들이 입는 대로 서양혼례복을 입는 이런 모습이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최근엔 한복을 응용한 우리식 혼례복을 입는 경우도 생겨납니다. 이렇게 입으면 서양 혼례복보다 적은 비용으로 남과 차별화할 수 있고, 활동성도 담보되며, 결혼식 뒤에도 언제든지 또 입을 수 있는 실용성도 있습니다. 처음엔 걱정했던 신부가 결혼식 뒤에 너무나 좋아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친구들이 부러워하는 것은 물론 어른들까지도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냐며 대견해하더라는 것입니 다. 우리식 혼례복을 입어서 칭찬받는 신랑신부가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