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석 전날에 비가 내리면 견우와 직녀가 타고 갈 수레를 씻는 '세차우(洗車雨)'라고 하고, 칠석 당일에 내리면 만나서 기뻐 흘린 눈물의 비라고 하며, 다음 날 새벽에 내리면 헤어짐의 슬픔 때문에 '쇄루우(灑淚雨)'가 내린다고 합니다. 또 칠석에는 까마귀와 까치가 오작교를 만들기 위해 하늘로 올라갔기 때문에 한 마리도 보이지 않고, 유난히 부슬비가 내린다는 말도 전하지요.
정월대보름, 경칩과 함께 칠석도 토종 연인의 날로 손색이 없습니다. 칠석에 옛 사람들은 평소 마음에 담아 둔 낭군님과 낭자님께 영원히 변치 말 것을 기약하는 의미로 은행나무 씨앗을 주고받았기 때문입니다. 상술이 만든 밸런타인데이 대신 칠석날 사랑하는 사람끼리 만나 책이나 은행잎, 씨앗 등을 선물로 주고받으면서 사랑을 나누고, 인생을 설계하며, 토종 연인의 날을 즐기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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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가운데서 골라 본 글) 549. 판소리에서 ‘아니리’의 매력 (2005/12/30)
“아이고 내 못 살것다. 이애 방자야 너와 나와 우리 결의 형제허자. 야 방자 형님아 사람 좀 살려라.” / “도련님 대관절 어쩌란 말씀이오.” / “여보게 방자형님. 편지나 한 장
전하여 주게.” / 존귀허신 도련님이 형님이라고까지 허여놓니 방자놈이 조가 살짝 났든
것이였다. / “도련님 처분이 정 그러시면 편지나 한 장 써 줘보시오. 일되고 안되기는
도련님 연분이옵고 말듣고 안듣기는 춘향의 마음이옵고 편지 전하고 안전하기는 소인놈
생각이오니 편지나 써 줘보시오.”
이것은 판소리 춘향가 중 이도령이 춘향에게 편지 써보내는 장면의 아니리입니다.
이렇게 아니리는 판소리를 한층 구수하고, 매력있게 만듭니다. ‘아니리’는 판소리의
구성요소 중 북은 치게 놓아두면서 말로 하는 부분인데, 시간의 흐름, 장면의 전환 등
주로 이야기를 진행하는 구실을 하고, 특히 해학적인 대목은 ‘아니리’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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