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월칠석 부인들은 장독대 위에 정화수를 떠놓거나 우물을 퍼내어 깨끗이 한 다음 시루떡을 놓고 식구들이 병 없이 오래 살고 집안이 평안하게 해달라고 칠성신에게 빌었습니다. 또 처녀들은 견우성와 직녀성을 바라보며 바느질을 잘하게 해달라고 빌었는데 이것을 걸교(乞巧)라 했지요. 장독대 위에다 정화수를 떠놓은 다음 그 위에 고운 재를 평평하게 담은 쟁반을 놓고 다음날 재 위에 무엇이 지나간 흔적이 있으면 바느질 솜씨가 좋아진다고 믿었습니다.
또 칠석 때는 장마에 축축해진 옷가지와 책이 곰팡이가 설지 않도록 바람을 쐬는 거풍(擧風)이란 풍속도 있었는데 이것은 햇볕을 쐬는 포쇄(曝曬)라는 풍속과
비슷한 일로 보입니다. 서당 소년과 선비들은 견우성와 직녀성을 두고 시를 짓거나
공부 잘할 것을 비는 풍속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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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가운데서 골라 본 글) 779. 임금이 먹으면 수라, 하인이 먹으면 입시 (2006/08/24)
밥에도 등급이 있습니다. 임금이 밥을 드시면 ‘수라’, 어른이 드시면 ‘진지’, 보통 사람이 먹으면 ‘밥’, 하인이 먹으면 ‘입시’이고, 죽은 사람에게 제사지내는 밥은 ‘젯메’입니다. 밥도 수라가 되면 영광스럽고, 입시가 되면 천해질까요?
예전 농부들은 그릇 위까지 수북이 담은 ‘감투밥’을 먹었습니다. 감투밥은 고봉밥이라고도 합니다. 하인이나 천민, 찢어지게 가난한 사람들은 ‘소금엣밥’, ‘강밥’도 먹습니다. ‘소금엣밥’은 소금으로 반찬을 차린 밥, 즉 변변치 못하게 차린 밥을 말합니다. 또 ‘강밥’은 국이나 반찬도 없이 강다짐으로 먹는 밥입니다. 그런가 하면 세상에는 마땅한 값을 치르지 않거나 당연히 할 일을 하지 않고 ‘공밥’을 먹는 사람도 있습니다. 또 ‘쐐기밥’이란 것도 있는데 이는 속에 반찬감을 넣어 손에 들고 먹을 수 있게 쐐기를 지은 밥을 말합니다. 김밥이나 햄버거가 바로 ‘쐐기밥‘의 하나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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