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기 가운데 최근 해금은 부쩍 인기를 얻고 있는데 고려 때 우리나라에 들어온
활로 현을 마찰시켜 소리를 내는 찰현악기(擦絃樂器)의 하나입니다. 해금은 본래
중국 요하(遼河) 상류 북방의 유목민족인 해족(奚族)의 현악기가 중국에 전래한
것이라고 합니다.
해금은 6줄에서 12줄까지의 다른 찰현악기에 견주면 줄이 두 줄뿐이지만 가슴을
후벼 파는 애절함과 비가 온 뒤 맑게 갠 하늘처럼 시원함, 어떤 때는 흐느끼고,
어떤 때는 앙증맞은 음색은 많은 이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역사는 거문고나
가야금처럼 깊지는 못하지만, 꽤 오랫동안 서민층에서부터 상류층에 이르기까지
사랑을 받아온 것입니다. 특히 최근 새롭게 창작된 퓨전곡과 대중음악들 가운데
특히 해금이 많이 쓰이는데 서양의 바이올린과 함께 연주하면 오히려 바이올린을
이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 까닭은 아마도 자유로운 조율과 함께 독특한
음색에서 오는 탓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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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가운데서 골라 본 글) 545. 한복과 서양옷, 진동의 차이 (2005/12/26)
서양옷이나 한복이나 저고리를 보면 팔과 몸판이 붙는 곳을 진동이라고 합니다.
다시 말하면 저고리의 어깨 선부터 겨드랑이까지의 폭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서양옷의 진동과 한복의 진동은 다릅니다. 그래서 이 진동을 한복과 서양옷의
차이를 말할 때 씁니다.
서양옷은 몸쪽으로 약간 들어가게 곡선으로 팝니다. 그것은 입체재단의 방법으로
몸에 맞추는 옷으로 만들기 위함입니다. 몸을 드러내기 위한 서양옷의 특징을 잘
나타냅니다. 하지만, 한복은 평면재단이라 하여 진동을 직선으로 합니다. 그러면
어깨와 가슴 사이가 넉넉하게 되어 주름이 잡힙니다. 그래서 몸을 편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또 몸을 감춰주는 한복의 특성이 잘 드러납니다. 그런데 요즘 일부
한복엔 주름을 없앤다 하여 서양옷처럼 몸쪽으로 판 진동을 보기도 합니다. 그건
한복의 특성을 없애버리는 일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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