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전기의 문신이며 천문학자인 김돈이 지은 흠경각기(欽敬閣記)를 보면
세종 20년 정월에 흠경각(欽敬閣)을 완성하여 그 안에 물시계를 설치하였다고
적고 있습니다. 곧, 강녕전 서쪽에 흠경각을 짓고, 그 안에 시각과 사계절을
나타내는 옥루기륜(玉漏機輪)을 설치한 것입니다. 흠경이란 말은 ‘농경사회
지배자가 해야 할 중요한 일인 하늘을 보고 농경에 필요한 절기를 정하여
알리는 일’인 ‘관상수시(觀象授時)’를 실천하는 집이란 뜻입니다.
세종은 흠경각을 편전인 천추전 가까이 짓고, 수시로 드나들며, 천체의 운행을
관찰하여 농사지을 때를 알아 백성에게 알려주고, 하늘의 차고 비는 이치를
깨달아 왕도정치의 본보기로 삼았습니다. 또 세종은 흠경각루에는 갖추어놓은
춘하추동의 풍경과 7달의 농사짓는 모습을 보며 백성 사랑과 농사의 중요성을
늘 되새겼습니다. 세종은 백성을 끔찍이 사랑한 임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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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가운데서 골라 본 글) 709. 객석을 흥분시키는 풍물굿의 상모놀이 (2006/06/13)
풍물굿을 보면 부포 놀음, 버꾸놀음, 무동놀이, 버나돌리기, 상모돌리기 따위의
여러 가지 놀이가 있습니다. 그중 특히 상모돌리기는 객석의 흥분을 자아냅니다.
상쇠는 부포상모를, 다른 치배들은 채상모를 쓰고 노는데, 끈의 길이가 가장 긴
12발 상모는 가장 극적인 모습입니다. 북잽이가 긴 채를 감고 나온 뒤 청중들을
향해 힘껏 던집니다. 그러면 청중들은 깜짝 놀라지만 부메랑처럼 되돌아온 채를
자유자재로 돌려 온갖 재주를 부리는 열두발 상모놀이는 청중들을 꼼짝 못하게
사로잡는 것이지요.
2열두발 상모는 끈의 길이가 약 180센티미터 되는 것으로 열두 달의 행복을
바라는 것이기도 하며, 열두발 상모의 긴 종이로 마당의 액을 쓸어 낸다는 뜻도
있습니다. 비교적 끈이 짧은 채상모놀이도 재미있으며, 부포상모도 앙증스러운
맛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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