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는 서당이 기초교육을 담당하는 교육기관이었지요. 그 서당에서는
“하늘 천, 따 지”를 외우는 천자문을 맨 먼저 배웠음은 누구나 아는 일입니다.
이후 천자문을 떼고 나면 동몽선습과 명심보감을 배우게 됩니다. ≪동몽선습
(童蒙先習)≫은 조선 명종 때 학자 박세무가 쓴 책으로 오륜을 풀이하고, 중국과
조선의 역사를 간략하게 썼습니다. 또 ≪명심보감(明心寶鑑)≫은 고려 충렬왕
때의 문신 추적이 중국 고전에서 보배로운 글 163항목을 가려서 모아 놓은
책입니다.
서당에서 공부하는 어린이들은 ≪동몽선습(童蒙先習)≫을 통해 오륜을 중심으로
인간의 윤리를 배우고, ≪명심보감(明心寶鑑)≫으로 사회생활에서 지켜야 할
도리를 배웁니다. 학문을 하든 정치를 하든 마음의 바탕이 올바르게 되어 있어야
한다는 당시의 교육관을 엿볼 수 있지요. 적어도 조선시대에는 지금처럼 명문
대학을 가고 출세를 하도록 유치원과 초등학교 때부터 하는 지식 밀어넣기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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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가운데서 골라 본 글) 449. 통도사, 새것 만들되 옛 질서를 따르는 정신 (2005/09/21)
불보사찰(佛寶寺刹 : 부처의 진신 사리를 모신 절)로 널리 알려진 통도사 중
중로전(中櫓殿)은 3채의 건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 3 건물 중 대광명전은
신라시대, 용화전은 고려시대, 관음전은 조선후기에 지어질 정도로 중로전 일대가
완성되기까지에는 천년이 넘는 긴 세월이 걸렸지만, 여기에는 일정한 건축적
질서가 숨어 있다고 한국예술종합학교 김봉렬 교수는 말합니다.
“가장 먼저 자리 잡은 대광명전은 가장 크고 높다. 용화전은 그보다 약간 작고
낮게 지어졌다. 가장 나중에 세워진 관음전은 아예 3칸으로 칸수도 줄이고, 지붕도
낮게 만들었다. 앞뒤로 나란히 서있지만, 새 건물이 옛 건물을 가리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를 한 것이다. 새로운 것을 만들되 결코 옛 질서를 파괴하지 않는 정신,
이것이야말로 한국 건축의 위대한 윤리요, 현대가 받아들여야 할 소중한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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