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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수는 왜 X일까

또다른공간-------/생활속의과학

by 자청비 2009. 11. 27.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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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수는 어쩌다 'x'가 됐을까?
'미지수, 상상의 역사' 번역, 출간


 

 

수학에서 미지수는 왜 'x'로 쓸까? '리만 가설'을 썼던 수학자 존 더비셔가 대수학(代數學)의 역사를 소개하는 책 '미지수, 상상의 역사'(승산 펴냄)에서 미지수 x를 쓰게 된 것은 '우연 아닌 우연'으로 그려진다. 더비셔는 아트 존슨의 '고전 수학'을 인용해 프랑스 철학자이자 수학자인 르네 데카르트(1596∼1650)가 쓴 수학의 고전 '기하학'의 인쇄 과정에서 x가 탄생했다고 전한다.


인쇄업자는 '기하학'의 원고를 활자로 짜나가다가 점점 활자가 동나자 미지수를 알파벳 끝 부분의 x, y, z로 써도 좋은지 데카르트에게 물었다. 데카르트는 무엇이든 무방하다고 답했고, 인쇄업자는 프랑스어에서 y와 z보다 덜 쓰여 활자가 더 많이 남는 x를 미지수로 골랐다. '미지수, 상상의 역사'는 일반인도 이해하기 쉽게 대수의 탄생과 발전 과정을 역사적 사건과 문화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미지수'라는 신비로운 개념을 통해 그려 나간다.


저자는 대수는 "이것에 이것을 더하면 이것이 된다"는 평서문을 "이것에 무엇을 더하면 이것이 되는가?"라는 의문문으로 바꾼 단순한 사고의 전환에서 출발했다고 말한다. 대수는 기원전 2000년께 처음 역사에 기록될 정도로 인류 역사와 오래전부터 함께했다.  사람들은 "어떤 수의 제곱을 다른 두 수의 제곱의 합으로 쓰라"는 복잡한 문제를 "x²+y²=a²"이라고 문자기호를 이용한 단순한 방정식으로 표기하게 되면서 상상력에 날개를 달았다. 문자기호를 체계적으로 받아들이게 된 것은 약 1600년까지의 일이고, 이후 수학자들은 전통적인 산술과 기하의 개념에서 점점 벗어나 군(group), 행렬(matrix), 다양체(manifold), 환(ring), 체(field) 등 기이하고 새로운 수학 대상을 발견해냈다.

 

저자는 현대 대수학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점점 문자기호를 넘고 새로 찾아낸 수학 대상을 바탕으로 '추상화'의 경지로 끌어올렸다고 말한다. 저자는 어려운 공식이나 수학 문제 풀이로 일반 독자의 사기를 떨어뜨리지 않고 대수의 역사, 인간과 숫자가 서로 관계를 쌓는 과정을 이야기 들려주듯 천천히 소개하면서 관심을 높여나간다.

 

한상근 카이스트 수학과 교수는 추천사에서 "대수의 역사뿐 아니라 당시의 사회상까지 드라마처럼 생생하게 다루고 있다"며 "1부는 중학생 이상이면 읽을 수 있고 2부는 고등학생 이상, 3부는 이공계 대학원생이면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고중숙 옮김. 527쪽.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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