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엣지'있게 사느라 니들이 고생이 많았다"
2009년 방송.연예계를 달군 유행어들
<연합뉴스>
올해도 다사다난했던 방송ㆍ연예계에서 유행어가 많이 탄생했다. 최근에는 지난 11월9일 KBS '미녀들의 수다'에서 한 여대생이 "키 작은 남자는 루저"라고 한 발언이 일파만파 큰 파장을 일으켰고, MBC '지붕뚫고 하이킥'의 "빵꾸똥꾸~"가 젊은 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데 그에 앞서 많은 말들이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영광인 줄 알아 이것들아"
KBS 2TV '개그콘서트'는 올해도 '유행어 제조기'였다. 대표적으로 '분장실의 강선생님'은 "니들이 고생이 많다", "영광인 줄 알아 이것들아", "니들이 뭘 알겠니" 등으로 큰 웃음을 줬다. 또 '씁쓸한 인생'의 "유상무상무", "이거 왠지 씁쓸하구만", '봉숭아학당'의 "그건∼ 니 생각이고", "참∼쉽죠 잉", '워워워'의 "워워워 인생 어두워, 외로워", '남성인권보장위원회'의 "니 생일엔 명품가방, 내 생일엔 십자수냐" 등이 히트했다.
◇"내 사람은 그럴 수 없습니다"
SBS TV '스타일'은 패션지 편집장 박기자(김혜수 분)가 말끝마다 내뱉었던 "엣지있게 해"가 흥행에 성공했다. 박기자의 화려한 스타일, 도도한 매력과 어우러져 '감각적으로 멋지게 하라'는 뜻의 "엣지있게 해"라는 말은 올해의 트렌드를 상징하게 됐다.
MBC TV '선덕여왕'에서는 단문이 아닌, 긴 문장의 주옥같은 대사들이 시청자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이 대사들은 '미실(고현정)의 어록'으로 정리되기도 한다. "사람은 능력이 모자랄 수 있습니다. 사람은 부주의할 수도 있습니다. 사람은 실수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내 사람은 그럴 수 없습니다", "백성은 진실을 부담스러워하고 희망을 버거워하며 소통을 귀찮아하고 자유를 주면 망설입니다", "사랑이란 아낌없이 빼앗는 것이다. 덕만을 사랑하면 그리해야 한다. 연모, 대의, 신라. 어느 것 하나 나눌 수가 없는 것들이다" 등이 대표적이다. 또 김유신(엄태웅)이 덕만(이요원)을 향해 한 "난 널 택했다"도 여성 시청자들의 가슴을 울렸다.
올 상반기 최고 인기 드라마였던 KBS '꽃보다 남자'는 잔디(구혜선)가 "지후 선배~"라며 지후(김현중)를 부르던 호칭이, 이 드라마의 손발이 오그라드는 여러 장면을 상징하며 회자됐다. 또 MBC '내조의 여왕'에서는 "아줌마, 나 태봉이~", "태봉씨~"라는 호칭이 캐릭터의 인기와 함께 유행했다.
◇"남자, 여자 달라요"
올해 케이블채널 최고 인기 프로그램인 tvN '롤러코스터-남녀탐구생활'은 상황에 따른 남자와 여자의 전혀 다른 대처법을 소개하면서 성우 서혜정이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남자, 여자 달라요"라고 하는 말이 인기를 끌었다. 또 욕을 순화한 "이런 된장", "시베리안허스키", "이런 우라질레이션" 등과 함께, 어떤 문장이든 교사가 학생에게 말하듯 "~해요"라고 말하는 것 역시 이 프로그램을 상징하게 됐다.
KBS '해피선데이-1박2일'은 강호동이 외치는 "버라이어티 정신"이 인기를 끌었다. 최고 MC로 올라선 강호동이 멤버들에게 자신이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임하는 자세를 하나씩 알려주면서 유행어가 됐다.
MBC '무한도전'에서는 정준하에게 '쩌리짱'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정준하 자신이 '무한도전'에서 하는 일이 없어 '겉절이'라 자조하니까 다른 멤버들이 '겉절이 중에서 최고'라며 붙여줬다.
◇'꿀벅지', '짐승돌', '품절녀'
'몸짱'이라는 말이 전체적으로 몸매가 좋은 사람을 뜻한다면, 올해는 '꿀벅지', '초콜릿 복근' 등 몸의 특정 부위의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단어들이 등장했다. 또 '짐승돌', '품절녀'라는 조어도 빈번하게 사용됐다. 그룹 2PM에서 시작된 '짐승돌'은 '짐승'과 '아이돌'의 합성어로, 강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남성적인 매력을 물씬 풍기는 20대 초반 아이돌밴드를 칭하는 말이다. 임자가 있는 멋진 남녀를 뜻하는 '품절녀', '품절남'도 유행해, 아예 '품절녀의 블로그'라는 프로그램도 등장했다.
◇"비비디바비디부", "올레"
CF 최고 유행어는 SK텔레콤의 "비비디바비디부"와 KT의 "올레(Olleh)"다. SK텔레콤은 올초부터 "비비디바비디부" 캠페인을 전개했다. 신데렐라에 등장하는 요정이 호박을 마차로, 누더기 옷을 멋진 드레스로 바꾸는 마법 주문을 차용한 것으로 희망을 부르는 주문을 의미한다. 또 KT는 기쁠 때 내뱉는 "와우!"라는 감탄사보다 한 수 위의 표현으로 "올레"를 내세우는 CF를 잇따라 선보이며 관심을 모았다.
<사진설명: 위에서부터 '지붕뚫고 하이킥', '분장실의 강선생님', '스타일'의 박기자, '선덕여왕'의 미실, '남녀탐구생활', 2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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