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교과부와 조선일보
한자교육 부활?…교과부·<조선>의 황당한 궤변
지배층 정신상태 한심, 지금이 일제강점기인가?
<이대로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며칠 전 어느 신문에 교육과학기술부 산하 교육과정평가원이 초등학교 한자교육을 되살리려는 연구 보고서를 냈다는 소리가 들리더니, 1월30일 <조선일보>는 사설로 그 시행을 재촉하는 글을 썼다. 오늘날을 조선시대나 일제강점기로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 갈수록 태산이라더니 배달말 독립으로 가는 길은 멀고 거칠고 험난하다. 이번 일은 일본제국으로부터 광복이 되었는데도 일본처럼 한자혼용을 하자는 세력이 김종필 전 국무총리와 함께 국무총리를 지낸 노인들의 서명을 받아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건의하면서 비롯된 것이란다.
참으로 답답한 사람들이다. 한글 덕에 나라가 빨리 발전했는데 한글에 고마워하기보다 못 죽여서 안달인 이 나라 지배층의 정신 상태가 한심하다. 이 일을 꾸민 이들의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우리 국가와 국민 수준이 이 정도밖에 안 되나 기가 막힌다. 진정으로 우리말과 한글을 사랑하고 겨레를 걱정하는 분이라면 나와 똑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 <조선일보> 1월 30일 자 사설. © 조선닷컴
일제가 물러간 지 60년이 넘었는데 일제강점기 때 말글살이 형식인 한자혼용을 주장하는 일본제국 교육 세대들이 끈질기게 한글세상이 되는 것을 가로막고 있었다. 이들은 5·16 군사혁명 뒤 한일회담을 강행하면서 교과서에 한자를 섞어 썼다가 뜻대로 안 되니까 ‘이름씨’란 말본 용어를 일본식 용어인 ‘명사’로 바꾸었고, 교과서에서 ‘세모꼴’ 같은 전문용어를 ‘삼각형’ 같은 한자말로 바꾸면서 모든 교과서에서 토박이말을 일제 한자말로 바꾸었고, 국립국어원을 만들고 '표준국어사전'이란 걸 만들면서 쓰지도 않는 일본 한자말까지 넣어서 우리말에 한자말이 70%라고 우기면서 초등학교 한자교육 부활을 꾀해 왔다.
이들은 근래에 한자검정시험으로 한 해에 수백 억 원을 번다는 소문과 함께 무슨 음모를 꾸밀 것이라더니 진짜로 이번에 치밀하게 준비한 것 같다. 국립 연구기관을 통해서 연구를 한다며 여론조사 결과를 내세우고 보수 언론을 앞세워 여론을 조작하고 있다. 그러나 권력과 돈만 등에 업으면 모든 일이 마음대로 될 거로 알겠지만 그렇게 쉽지 않을 것이다. 오늘날이 조선시대나 일제강점기도 아니고 국민이 모두 그렇게 어리석지도 않기 때문이다.
일본제국에 빼앗겼던 우리말과 글을 되찾았으면 즐겨 쓰고 빛내야지 일본제국 시대의 말글살이로 되돌리려는 게 이 나라의 정치인과 학자와 언론 지도자들이 할 일인가! 아직도 일본제국 때 전문용어와 법률문장을 그대로 베껴 쓰는 게 부끄럽지도 않은가! 언제까지 한자타령이나 하면서 일본제국 정신으로 살아가려는가! 당신들은 한글창제를 반대한 최만리 일파의 정신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는 걸 모르고 있는가! 이제 제발 정신 차리시라! 아무리 그래도 한글은 죽지 않는다. 다만 당신들만 추해지고 역사의 죄인이 될 뿐이다!
한자를 쓰는 중국은 고등학교 때까지 그들이 쓰는 한자 수천 자를 다 배우게 교육과정이 짜여졌다. 일본도 중학교까지 배워야 그들이 쓰는 한자 수천 자를 다 뗀다. 한자 모두 수만 자를 알려면 일생을 바쳐도 힘들다. 이들 모두 중·고등학교를 마치기 전에는 그들의 상용 글을 제대로 읽지 못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우리는 초등학교를 가기 전에 우리 글자를 거의 모두 익혀서 읽고 쓴다. 그래서 이웃 한자나라 학생들이 글자 배우느라 끙끙댈 때, 우리는 초등학교 때부터 외국보다 더 많은 지식정보를 얻고, 기술을 배워서 그들보다 더 빨리 국민 수준이 높아지고 발전할 수 있다. 그런데 교과서에서 어려운 일본 한자말과 전문용어를 쉬운 우리말로 바꾸지 않아서 문제다. 참된 이 나라의 지도자요 학자요 언론이라면 그 일본 한자말을 쉬운 말로 바꾸는 일을 해야 할 것인데 오히려 그 반대로 한다.
자꾸 한자나라들처럼 초등학생에게까지 한자 멍에를 씌우려고 한다. 오늘날이 중국 한문을 숭상하던 조선시대나 일본 한자말을 제 나라의 말로 아는 일제강점기로 착각하고 있다. 제발 아서라! 오늘날은 한글을 즐겨 쓰고 빛낼 시대다. 한글은 돈이고 우리의 목숨과도 같은 보물이며 자존심이다. 당신들이 권력과 돈을 가지고 한 때 역사 수레바퀴를 돌릴지 모르겠으나 한자세상으로 되돌아가지 않는다. 배우면 좋다는 일반 상식을 이용해 한자공부를 내세워서 돈은 좀 벌지 모르지만 나라 발전엔 엄청난 피해를 줄 뿐이다.
▲ 지난10월 한글날을 맞아 광화문광장에 세워진 세종대왕 동상. ©CBS노컷뉴스
미국말 숭배도 마찬가지다. 초등학생에게 영어 멍에를 씌운 것으로는 성이 안 차는지 며칠 전 신문에 지식경제부가 영어 공용어 사용 특별지역을 지정하여 온갖 특혜를 주는 법을 만들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제 우리말을 우리 글자로 적는 시대가 되어 글 모르는 국민이 없다. 우리 말글살이가 쉬운 우리 말글로만 되면 아무 불편이 없는 세상이 되었다. 외국말은 필요한 때 필요한 사람이 쓸 만큼 배우고 쓰면 된다. 그런데 남의 말글이나 섬기고 배우다가 국력을 소비하고 세월을 다 보내게 만드니 한심스럽다. 그것도 이 나라의 최고 권력자와 최고 언론과 최고 대학인들이 그러니 답답하다.
남의 말글 배우는 데 국력을 다 바치게 하여 계속 강대국의 그늘에서 살게 하려는가? 세계에서 가장 배우고 쓰기 쉬운 한글을 가진 것은 큰 복이다. 이제 복 떨지 말자! 중국 한자를 숭배하던 슬픈 역사를 영어 숭배 시대로 만드는 꼴밖에 지나지 않는다. 한자 섬기기와 영어 섬기기는 형제로서 모두 반민족 행위요 우리 말글 죽이기다.
2300년 전 통일 신라 때 중국 한자와 중화사상의 노예가 된 것은 어쩔 수 없었다고 하더라도, 지금은 아니다. 또 다시 그 길을 갈 수 없다. 일본강점기 때에 일본식 한자말이 어쩔 수 없이 길들여졌더라도 이제 그 굴레를 벗어날 때다. 일류대 출신 정치인과 학자와 언론인과 기업인들이 아무리 그 일본식 말글살이가 바른 길이라고 설쳐도 어림없다. 일반 민중이 수천 년 동안 씌워진 한자 멍에를 벗어나게 하니 다시 지배층이 영어 멍에를 백성들에게 쓰게 하고 있으니 어찌한단 말인가!
배달말과 한글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이고 뭉치면 저런 어리석은 무리는 아무 걱정이 없다. 우리말을 사랑하는 배달겨레여! 다시 외치노니! 모이자! 뭉치자! 그리고 우리 말글을 지키고 빛내자!
<우리말 우리얼 http://cafe.daum.net/mal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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