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테크노동(洞)이라니…"

한글사랑---------/우리말바루기

by 자청비 2010. 4. 28. 09:47

본문

김영삼의 얼빠진 세계화 정책이 남긴 결과
국제통화기금의 식민지,우리말과 얼 짓밟기 


이대로

 
며칠 전 대전시 유성구청(구청장 진동규)에서 새로 생기는 동의 행정 명칭을 테크노란 영어를 넣어서 짓는다고 해서 항의 방문한 일이 있다. 그런데 만나기로 한 구청장은 ‘테크노’란 외국말을 넣어서 이름을 지어야 아파트와 집값이 올라간다며 왜 주민 이익을 가로막느냐고 큰소리치는 주민을 내세우고 나타나지도 않았다.  

▲ 이 나라의 가운데인 광화문 한 복판에 있는 옛 정보통신부 건물의 영어 간판.     © 이대로

 

그리고 한 구의원은 전화로 “글로벌시대에 영어로 이름을 짓는 게 어떠냐!”고 따졌다. 우리가 서울에서 대전까지 찾아가서 그 잘못을 알려주고 호소했는데도 구청장은 반대하는 구의원과 거칠게 말싸움을 하면서 영어 쓰는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난 이번 일을 보면서 얼빠진 세계화 정책이 이 나라를 망가지게 할 지 걱정이 되고 이 정책을 강행한 김영삼 전 대통령이 생각나서 며칠 동안 밤잠을 설쳤다.
 

우리 겨레말은 우리 겨레의 얼이다. 우리말이 짓밟히고 더러워지면 겨레 얼이 약해지고 국민정신이 썩어 나라가 약해진다. 그런데 김영삼 정권은 세계화 정책에 대해서도, 영어 조기교육에 대해서도 그 부작용에 대한 대비책을 전혀 하지 않았다. 그 결과 우리말과 얼이 더렵혀지고 약해지는 걸 날마다 보고 느끼면서도 이번 유성구청에서처럼 가슴 속 깊게 실감하진 않았다. 16년 전 김영삼 정권이 얼빠진 세계화를 외치며 영어조기교육을 시행하게 만든 결과로 국민의 자주 국가의식은 식었고, 국제투기자본의 밥이 되어 나라를 외세에 짓밟혀서 기업이 외국인 손에 넘어가고 많은 국민이 일터에서 내몰리고 노숙자가 되었다. 그리고 국가기관까지 영어로 간판을 달고, 영어를 우리 공용어로 하자는 자들이 설치는 나라가 되었고 그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사람이 바보가 되는 세상이 되었다.


한 나라의 말(국어)은 그 나라의 땅(국토)과 그 나라임자(국민)와 함께 그 나라의 뿌리요 밑바탕으로서 가장 소중한 것이다. 정치인은 말할 거 없고, 국민 모두 한 치의 땅이나 한 사람의 생명을 잃고 빼앗기는 거처럼 한마디의 나라말도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 한 나라의 말이 더렵혀지고 썩으면 그 국민정신까지 더렵혀지고 그 나라의 근본이 흔들린다. 그런데 유성구청장과 구의회 의장과 구민은  눈곱만큼도 겨레말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겨레말을 사랑하자는 우리를 우습게 여겼다. 유성구청장은 그 조례안을 반대하는 구의원과 거친 말싸움까지 하면서 통과시키고 무슨 선각자요 개선장군 같은 태도였다니 기가 막힌다.


그 태도가 김영삼님의 세계화 정책 태도를 떠올려서 그 기억을 더듬어본다. 국제통화기금 (IMF)식민지가 되기 2년 전인 1995년 8월 22일 한겨레신문에 김태동교수는 “국민은 다 알고 있다.”는 제목으로 “김영삼 대통령에 기대하는 국민이 많았으나 지금은 실망하는 국민이 많다. 성수대교 붕괴를 세계화 구호로 국면 전환하더니 지방선거 패배와 삼풍참사를 무분별한 사면으로 얼버무리려고 하기 때문이다... 무리하게 자본시장을 개방하여 경제협력기구에 성급히 가입하려는 정부의 노력은 자칫 잘못하며 국민경제를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처럼 부실화하여 망칠 수 있다... 청와대의 칼국수와 경제협력개박기구 가입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썼다. 그때 이 분의 말을 귀담아 들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국제통화기금의 경제 식민지가 된 2년 뒤인 1999년 2월 2일 한국일보 한기봉 국제부장이 “세계화의 덫”이라는 제목으로 쓴 세계화의 비화를 보자 “94년 11월 16일 아태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 이어 호주 방문길에 오른 김영삼 대통령이 기내에서 보좌관에게 ‘내일 아침 기자들과 간담회가 있제. 뭘 말하면 좋겠노’라고 물었다. 세계화는 그렇게 만들어졌다. 한 달 후 세계화 내각과 세계화추진위원회(위원장 김진현)이 출범하고 세계화가 마치 시대적 소명인 양 요란법적하게 출발했다.’”고 썼다. 얼마나 김영삼의 세계화가 준비가 안 된 얼빠진 세계화인지 알 수 있다. 그 때 우리들의 말을 듣고 영어조기교육을 강행하지 않았으면 이런 꼴은 없었을 것이다.


<중략>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이란 소설의 “독일에 나라를 잃어도 프랑스어는 잊지 말자”는 가르침을 떠올리자. 일제 때 조선어학회 학자와 민족을 사랑하는 선각자가 우리 한글을 지키고 갈고 닦은 정신을 되살리자. 며칠 뒤 큰 선거가 있다. 제발 지역감정과 패거리 정치에 휘말리지 말고 어떤 사람이 참된 정치인이고 일꾼이며 지도자인지 구별하고 잘 뽑자.


  
우리말 우리얼
http://cafe.daum.net/malel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