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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 물증이 어뢰공격 증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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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청비 2010. 5. 9.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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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 물증이 어뢰공격 증거라고?"
박선원 "조향장치 파편 등 직접 타격 증거 찾아야"

미디어오늘

 

김태영 국방부 장관이 박선원 브루킹스연구소 초빙연구원의 언론 인터뷰를 문제삼아 박 연구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검찰은 이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에 배당했다. 박 연구원은 MBC 등과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가 갖고 있으면서 국민들에게 공개하지 않은 자료, 미국이 다 갖고 있다"고 말해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박 연구원은 "항적정보와 교신기록 등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전략 비서관을 지냈다. 대북 중대제안 등 주로 북핵·대미 업무를 담당한 전략통으로 꼽힌다. 노 전 대통령의 총애를 받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박 연구원은 연세대 삼민투 위원장 출신으로 1985년 서울 미국문화원 점거농성의 배후인물로 지목돼 구속된 바 있다. 영국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대학 강단을 거쳐 참여정부 들어 청와대 비서관으로 발탁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등에서 일했다.

 

노무현 서거 1주기 추모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귀국한 박 연구원은 7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미국에서도 어뢰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확실한 물증이 발견되지 않은 상태"라면서 "조사단에 참여한 전문가들도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라고 전해 들었다"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북한은 버블제트형 어뢰를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버블제트형 어뢰라도 강한 직접 타격의 흔적이 남는다"면서 "어뢰 공격을 주장하려면 파공과 파편, 화약 흔적 등 직접 타격의 증거들을 다수 찾아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민주당 천안함 진상조사 특위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기 위해 한동안 국내에 머무를 계획이다. 
 

◀ 박선원 브루킹스연구소 초빙연구원.

 

- 김태영 국방부 장관이 언론 인터뷰를 문제삼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는데 또 인터뷰를 해도 되나. 아무래도 조심스러울 것 같다.
"아침에 변호사를 만나 조언을 들었다. 변호사는 조심하라고 하지만 그래도 할 건 해야지. 입 다물고 있으라고 고소한 것 아닌가. 그런데 내가 입 다물고 있으면 지는 것 아닌가. 나는 사실만 이야기했다. 앞으로도 사실만 이야기할 거고. 김 장관이든 누구든 명예를 훼손할 의도는 없다."

 

- 명예훼손 사건을 공안부에 배당한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오늘 기사를 보니 원태재 국방부 대변인 이야기로는 김 장관이 나를 고소한 이유가 내가 정치적 발언을 했기 때문이라더라. 이거 참 실소를 금치 못하겠다. 어느 한쪽 입장을 대변한 것도 아니고 세 가지 가능성을 다 이야기했다. 좌초나 어뢰나 기뢰나 모두 정황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했다. 그래서 기초적인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했다. 항적정보는 군사기밀이 아니니까 당장 공개해야 하고 교신기록은 사고 직전과 직후 30분씩이라도 공개하라고 했다. 이게 허위사실 유포인가. 검찰이 나를 기소하려면 뭐가 허위사실인지 밝혀야 한다. 나는 항적정보를 공개하라고 똑같이 100번이라도 주장할 거고 100번을 고소해도 당당할 자신이 있다."

 

- 군이 왜 이렇게 과민반응을 보인다고 보나.
"내가 뭔가 불편한데를 찔렀기 때문 아닐까. 노무현 전 대통령 모시던 사람들이 고생한다는 말 들었는데 나 혼자 따뜻한데 나가 있다가 당하고 있는 것 같다. 시대의 고통에 동참하게 됐으니 받아들일 계획이다. 전두환 정권 때 공안부 조사를 받고 투옥된 바 있는데 역사가 25년 전으로 거꾸로 돌아가는 것 같다. 나를 정치범 대우 해줘서 고맙긴 한데 애초에 개인 간의 명예훼손이라고 하지 않나. 나중에 내가 무고죄로 김태영 장관을 고소하면 그때도 김태영 장관을 공안부에서 불러다 조사할 건가. 재판에서 승소하면 반드시 무고죄로 고소할 생각이다. 그때도 반드시 공안부에서 조사해주기 바란다."

 

-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나가서 "한국 정부가 국민들에게 공개하지 않은 자료를 미국이 갖고 있다"고 하지 않았나. 이 부분만 떼놓고 보면 우리 정부가 국민들에게 뭔가 숨기고 있다는 의미로 들렸을 수도 있겠다.
"나는 우리 정부가 뭔가 숨기고 있다고 말하지 않았다. 정보를 조작하거나 국민들을 속이려 한다고도 말하지 않았다. 다시 말하지만 우리 정부가 갖고 있는 자료, 그건 미국도 다 갖고 있다. 그건 주장이 아니라 사실이다. 우리나라의 전시작전통제권은 미국에 있다. 합동군사훈련 중에는 당연히 미국과 모든 정보를 공유한다. 내가 묻고 싶은 건 이런 끔찍한 참사가 벌어졌는데 왜 국민들에게 기초적인 정보조차도 공개하지 못하느냐는 거다. 배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던 중이었고 사고 직전에 어떤 상태였는지 항적정보만 있으면 많은 실마리가 풀린다. 천안함은 왜 그렇게 수심이 낮은 백령도 연안까지 흘러들어왔을까. 역시 항적정보만 있으면 설명이 된다. 미국도 알고 있는 정보를 우리 국민들만 모른다는 게 말이 되나.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게 국방부 장관의 명예를 훼손한 건가."

 

- 공개하지 않는 이유가 뭐라고 보나.
"모르겠다. 공개할 수 없는, 공개하지 않는 이유가 있겠지. 뭘 꺼리는 걸까. 의구심이 드는 건 당연한 거다. 내가 방송 인터뷰에서 국방부가 뭔가를 숨기고 있는 것처럼 오해할 여지를 남기지 않았느냐는 지적도 있는데 나는 정부가 밝힌 것처럼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진상규명을 하려면 최소한의 정보를 공개하라고 말했을 뿐이다. 그걸 국방부가 확대해석한 것 같은데 도둑이 제 발 저린 건가."

 

- 민군 합동조사단은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가능성을 좁혀가고 있는 것 같다. 언론에 의도적으로 정보를 흘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는데. 미국 정부의 입장은 어떤 것 같은가.
"의견이 엇갈리는 것 같다. LA타임즈의 대니엘 핑크스톤은 많은 정부 관계자들이 기뢰로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나도 워싱턴에서 간접적으로 들은 바로는 중간 실무자급 인사가 어뢰가 아니라 기뢰라고 강하게 주장했다고 하더라. 그런데 민간 전문가들은 대부분 어뢰로 생각하고 있다. 수중 비접촉 폭발이라는 잠정결론에 대해서는 민군 합동조사단의 다른 나라에서 온 전문가들도 일정 부분 동의한다고 들었다. 아직까지 확실한 물증이 나오지 않아 결정을 내리지 못한 상태로 알고 있다."

 

- 섣불리 예단할 필요는 없지만 북한의 어뢰 공격이라면 어떻게 감시망을 뚫고 들어와 공격한 뒤 다시 빠져나갔는지 좀처럼 이해가 되지 않는다.
"북한 어뢰에 당했다면 세계 해전사상 가장 치욕적인 패배가 될 것이다. 한때 청와대에서 국방정책을 맡았던 사람으로서 그 가능성을 인정하고 싶지 않다. 북한이 그동안 수도 없이 많은 도발을 한 건 사실인데 지난 정부에서는 일방적으로 공격 당한 적은 없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도 연평해전 때는 북한의 도발에 맞서 큰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처음 사고 직후 어뢰 이야기가 나왔을 때 나는 '우리 군이 이렇게 철통같이 지키고 있는데 천안함을 치고 그래도 빠져 나갈 수 있느냐, 사고일 수는 있지만 적의 공격일 수는 없다'고 군 지휘부에서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랐다. 그런데 단 한 명도 없었다. 이들은 이런 말도 안 되는 공격이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유가 뭘까. 우리 군의 대비 태세가 그만큼 흐트러져있다는 이야기 아닐까."

 

- 북한의 소행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야기인가.
"나는 좌초든 어뢰든 기뢰든 어느 것도 단정한 바 없다. 다만 지금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가능성을 따져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확실한 증거가 나올 때까지 북한의 소행으로 단정지어서는 안 된다는 말은 군에서 먼저 나와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군이 앞장서서 북한에게 당한 거라고 큰소리치고 다니면 그게 적의 사기를 높여주는 거 아닌가. 우리 군사력이 그 수준 밖에 안 된다는 건데 너무 비참하지 않나. 보수신문들이 북한의 소행이라고 날마다 떠드는데 만의 하나 북한의 공격이 아니라면 이런 보도 태도가 결과적으로 북한 정권을 도와주는 것이라고는 생각해 보지 않았나. 이런 식으로 떠들어서 과연 우리가 제대로 된 기습 보복조치를 취할 수 있겠나."

 

- 좌초 가능성은 없다고 보나.
"군이 최초에 좌초라고 보고한 것은 사실이다. 여기에 명확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 설령 좌초를 당했다고 해도 그거 부끄러운 일일 수는 있어도 치욕스러운 일은 아니다. 신뢰를 확보하는 게 우선인데 군이 무조건 아니라고만 하니 의혹이 계속 증폭되는 것 아닌가."

 

- 함체에서 화약이 발견됐다는 국방부 발표가 있었다. 어뢰 쪽으로 결론이 나는 분위기인데.
"좌초나 기뢰, 어뢰 가운데 가능성을 조정할 시점인 건 맞는 것 같다. 만약 독일제 화약이라면 기뢰일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미국은 2차대전 때 만든 기뢰를 다량 보유하고 있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적국이었던 독일제 화약을 쓸 리가 없고 그건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기뢰가 폭발한다면 직경 6~12미터의 넓고 얕은 구덩이가 생길 텐데 그걸 확인해 보면 된다. 좌초일 가능성도 있지만 적어도 미군 잠수함과의 충돌은 아닌 것 같다. 단순 좌초로 보기에는 절단면의 손상이 크다는 지적도 많은데 나는 보지 못했으니 뭐라고 말을 못하겠다. 현재로서는 어뢰로 결론을 내릴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본다."

 

- 버블제트형 어뢰는 미국만 보유하고 있다던데 사실인가. 고막 파열 환자도 없고 물기둥을 본 사람도 없다. 배가 두 동강 났는데 시신의 상태도 비교적 온전하고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정확히 말하면 버블제트형 어뢰가 아니라 어뢰나 기뢰에 의한 버블제트 효과라고 해야 한다. 합동조사단도 버블제트 효과라고만 했지 버블제트형 어뢰나 기뢰라고 하지는 않았다. 버블제트 효과는 기뢰가 폭발할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현상 가운데 하나다. 따라서 어뢰라고 한다면 버블제트형 어뢰라고 주장하기 보다는 일반 어뢰에 의한 직접적인 폭발과 파괴가 침몰 원인이라고 말하는 게 정확할 것이다. 기뢰만이 버블제트로 배를 두 동강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어뢰에 의해 당했다면 쇼크웨이브는 오히려 2차적인 것이고 1차적인 것으로 직접적인 타격이 발견될 수 있을 것이다. 버블제트를 만들어 두 동강 냈다는 식의 보도나 발표가 있었는데 그런 식으로 천안함이 피습당해서 파괴됐을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는 이야기다."

 

- 어뢰 충돌에 의한 버블제트 효과로 배가 두 동강 나는 일은 없다, 그렇게 이해해도 되나.
"배에 부딪히지 않고 3~4미터 밖에서 물기둥을 만들어 배를 두 동강 내는 그런 어뢰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어뢰라면 직접 타격의 흔적이 있어야 한다. 1~2미터 앞에서 폭발하는 근접신관에 의한 어뢰라도 거의 직접 충돌과 같은 충격을 받는다. 물기둥을 본 사람이 없다고 하는데 물기둥 대신 물보라가 있었다면 이건 일반적인 어뢰 충돌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어뢰에 부딪혔다면 찢어지고 뭉개지고 곳곳에서 피폭의 흔적이 발견돼야 한다. 연돌 뿐만 아니라 날아간 밑바닥에서도 당연히 화약이 검출되고 파편에 의해 뚫린 파공이 발견돼야 한다."

 

- 어뢰일 가능성이 높다고 하면서도 어뢰라는 물증은 찾지 못한 그런 상황 아닌가.
"어뢰라는 걸 입증하려면 당연히 확실한 물증이 나와야 한다. 어뢰의 길이가 7.5m, 직경이 53cm 정도라고 해보자. 여기에 화약 부분이 1.5m 정도, 1800kg 가운데 200kg 정도만 화약이다. 나머지는 컴퓨터 부품과 추진장치와 프로펠러 등인데 이게 모두 사라질 수는 없다. 어뢰라는 결론을 내리려면 어뢰의 수평을 유지하고 방향을 유지하는 조향장치 등의 파편을 찾아야 한다. 알루미늄 파편도 중요하지만 미량의 화약이나 작은 금속 조각을 두고 결정적 근거, 스모킹 건이라고 할 수는 없다. 주변국을 납득시키고 UN까지 몰고 갈 어뢰라는 걸 입증하고 국제적으로도 인정을 받으려면 다수의 정황증거, 신뢰할만한 증거, 그리고 확증인 스모킹 건이 복합적으로 발견돼야 한다. 상당히 부담스러운 과정이다. 그래서 좀더 신중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다."

 

- 함체를 인양한지도 한참이 지났는데 아직까지도 스모킹 건을 발견하지 못했다. 이걸 어떻게 봐야 하나.
"있다면 공개를 했겠지. 아직까지는 없으니까 공개를 못하는 거고. 앞으로 찾는다면 공개하겠지. 그런데 우리가 북한의 공격이라고 주장할 수는 있겠지만 주변국들을 납득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정부와 군이 국민들에게 신뢰를 회복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라고 본다."

 


"함미에 구멍난건 명백한 좌초 증거"
"스크루 왜 휘어졌겠냐"…"폭발땐 성한 시신 없어" 
 
2010년 05월 04일

 

천안함이 버블제트 어뢰에 의한 수중폭발이 아니라 암초 충돌에 의한 좌초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새로운 정황이 제기됐다. 제주도에서 30년간 배를 운항 중인 선장출신의 김대형(55)씨는 4일 천안함 함미 인양을 했던 지난달 15일 인양된 함미의 선저에 생긴 파공 2개를 지목하며 암초충돌의 정황증거로 제시했다. 이런 파공은 함미 인양 당시 방송사들이 생중계한 TV 화면에 생생하게 방송됐었다.

 

김씨는 이날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함미 오른쪽 밑바닥에 생긴 두 개의 구멍은 암초와 충돌했음을 보여주는 근거"라며 "사고 당시 연안에 거센 파도에 출렁이다 부딪혔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좌초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함미 선저의 스크래치(긁힌 자국) △휘어진 스크루(프로펠러) △절단면의 상태와 함께 두 군데의 파공이 좌초의 흔적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그동안 좌초됐던 선박들을 수없이 봐왔다"며 "선박에 대해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파공이 암초와 충돌로 생긴 것임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 김효석 민주당 의원실에서 제시한 함미인양 모습. 스크루가 안쪽으로 휘고 배 밑에 구멍이 뚫려 물이 새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미디어오늘이 입수한 김효석 민주당 의원 작성 천안함 침몰원인 관련 분석자료도 △안쪽으로 찌그러진 스크루 △함미에 뚫린 구멍들 △사고 직후 해군의 작전지도가 좌초 가능성이 의심되는 증거라고 밝히고 있다. 스크루 날이 안쪽으로 휜 것으로 대해 김 의원은 자료에서 "배가 후진을 하다가 암초같은 물체에 부딪혔음을 시사한다"며 "함미가 침몰한 지역은 진흙벌인데 배가 갯벌에 떨어져서 스크루가 휜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암초충돌이 아니라면 설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과연 버블제트 어뢰가 폭발했다면 이런 식의 구멍을 만들어낼 수 있겠느냐"고 의심했다.

 

▲ 김효석 민주당 의원실에서 제시한 구멍뚫린 함미 선저의 모습. 지난달 15일 천안함 함미 인양 당시 MBC <뉴스특보>  


 

또한 천안함 함미 절단면의 모습을 보고 좌초된 것이라는 의견을 밝히고 있는 해난전문가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는 4일 인터뷰에서 "절단면의 모습을 보면 암초와 크게 충돌했기 때문에 선저 일부가 떨어져나갔고, 이 과정에서 선저 중간 중간에 독립적인 파공이 생긴 것"이라며 "파공은 좌초가 된 작은 증거들"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배가 암초충돌 때문에 순간적으로 부러지지 않지만 크랙(틈새)의 진전으로 배가 부러지는데 도움을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가장 큰 증거는 길이 방향으로 절단면이 찢어진 것이며, 또다른 큰 증거는 프로펠러가 휘어진 것"이라며 "이렇게 휘어지려면 고속으로 후진을 하면서 암초 또는, 잠수함의 머리와 부딪혀야 하는데, 긁힌 자국이나 찢어진 자국을 봤을 때 암초에 부딪혀 휘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선체를 건진 사진을 보면 좌현 쪽에 손상부위가 있는데 완전히 우그러들었다"며 "이는 선저 보다 바위(암초)가 높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도 했다.

 

▲ 함미 인양 당시 방송화면. 안쪽으로 휘어진 스크루  


 

버블제트 어뢰에 의해 폭발한 것이 아니라는 근거에 대해 이 대표는 "버블제트가 선저 곳곳에 구멍을 뚫고 바닥을 긁으면서 선체를 찢어놓으면서 동강내고, 스크루를 휘게 할 수 있다면 이를 실험을 통해 보여줘야 한다"며 "이에 반해 △구상선수(둥근 뱃머리)가 배의 측면을 들이받아 파공된 산타웨이라는 배의 충돌부위를 봤을 때는 천안함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고, △암초에 얹혀졌다가 20여 시간만에 부러진 배의 절단면을 보면 천안함의 절단면과 같다"고 말했다. 이씨는 15만톤 짜리 클리어워터베이라는 홍콩선적이 불균형으로 부러져서 분리됐을 때  2주동안 현장에서 생활하면서 조사했을 때도 상황은 같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폭발에 의한 것일 경우 코피가 나고 고막이 터진다는 것도 내가 경험을 통해 봐왔기 때문"이라며 "일본의 진주만 공습 때 가라앉은 배에서 찾은 실종자 시체 상태를 증언한 책을 보면 건진 시체의 모습은 대부분 목이 날아가 있다고 나와 있다"고 전했다.

 

 

 

"군으로부터 엄청난 압박 받고 있다"
신상철 민군합동조사단 조사위원 "협박으로 느껴져" 

2010년 05월 05일

 

천안함 침몰사고 민군합동조사단에 민간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가 미디어오늘과 인터뷰 이후 군으로부터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신 대표는 "군 관계자가 '군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협박조로 이야기했다"면서 "심리적 압박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지난 3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조사단에서 심각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신 대표는 "군 관계자들과 군 추천 인사들, 폭파 전문가들로 구성된 조사단 구성에 문제가 있으며 이들이 천안함 침몰을 북한의 공격으로 결론을 내린 상태에서 억지로 팩트를 꿰어 맞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 대표는 "우선 천안함의 함수와 함미에 대해 증거보전 가처분 신청을 낼 것이며 조만간 때가 되면 조사단에서 벌어지고 있는 심각한 상황에 대해 언론에 밝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 군에서 뭐라고 압력을 넣던가.
"조사위원들을 담당하는 군 고위 관계자가 연락이 왔다. 내가 군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하더라. 계속 떠들면 좋지 않을 거라는 협박으로 느껴졌다. 인터뷰가 나간 뒤로 계속 시달리고 있다. 나는 그동안 제기된 의혹을 명확히 해명하고 제대로 조사를 해서 실체를 밝혀내는 것이 군이 명예를 회복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비밀유지 각서를 썼기 때문에 조심스럽지만 때가 되면 조사단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밝힐 계획이다."

 

- 서울신문에 따르면 미국 고위 관계자가 어뢰 공격이 99%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여전히 국민들은 혼란스러운데.
"나는 그런 보도 믿을 수 없다. 고위 관계자가 누군지 모르겠지만 왜 떳떳하게 실명을 걸고 말하지 않나. 오히려 그런 발언을 은근슬쩍 언론에 흘리는 저의가 수상하다고 본다. 미국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 아닌가. 그런데 왜 뒤에서 언론 플레이를 하나."

 

- 어뢰 공격에 의문이 많은 건 사실이지만 다른 가능성을 생각하기도 쉽지 않다. 좌초 직후 배가 순식간에 두 동강이 났다는 것도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함수와 함미의 절단면을 직접 가까이서 보고 난 뒤 확신하게 됐다. 어뢰나 기뢰 등 폭발의 흔적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반면 함미에는 긁힌 자국이 선명했고 스크류가 앞쪽으로 오그라든 것이 발견됐다. 모든 국민들이 TV 화면으로도 지켜봤을 것이다. 군의 설명으로는 바닥에 가라앉으면서 오그라든 것이라고 하는데 스크류의 날개 다섯 개가 모두 오그라 들었다는 건 스크류가 작동하고 있을 때 계속 해서 무언가에 부딪혔다는 이야기다. 백령도 인근의 해안단구에 1차 좌초를 했고 배를 끌어내는 과정에서 전진과 후진을 반복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좌초가 결정적인 원인이라기 보다는 2차 충돌이 있었던 것 같다."

 

- 무엇과 충돌을 한단 말인가. 그렇게 판단하는 이유가 뭔가.
"너덜너덜한 절단면 자체가 침수로 인한 무게를 못 이겨 부러진 정도가 아니라 뭔가에 부딪혀서 확 뜯겨져 나간 형태다. 이건 기뢰나 어뢰 등의 폭발과는 다르다. 칼로 찌른 것과 망치로 때린 것이 다른 것처럼 세게 얻어맞은 형태다. 무언가가 배 밑바닥을 가르고 지나갔고 그 때문에 배가 순식간에 두 동강이 난 것이다. 좌초 직후 급하게 배를 꺼내서 대청도 기지로 돌아가던 도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

 

- 1차 좌초 이후 2차 충돌? 황당무계한 이야기처럼 들린다. 지나친 음모이론 아닌가.
"무엇이 부딪혔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고 한주호 준위가 제3의 지점에서 사망했고 유가족들은 위령제를 그곳에서 지냈다. 군용헬기가 이곳에서 2m 가량의 물체를 건져 올려 백령도가 아닌 다른 곳으로 옮겨간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월터 샤프 주한 미군 사령관 등이 한 준위의 빈소를 방문한 것도 심상치 않다. 나는 미국이 이번 사고에 개입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섣불리 예단할 필요는 없지만 이런 의혹을 풀기 위해서라도 9시22분 이전 7분의 기록이 공개돼야 한다."

 

- 그런 비상상황이었는데도 왜 장병들은 모르고 있었을까. 함미에서는 일상적으로 취침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하지 않나.
"1차 좌초된 뒤 배를 빼는 과정에서 별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서 장병들에게 알리지 않았던 것 같다. 그때까지만 해도 급박한 상황은 아니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2차 충돌이 있었을 때는 미처 손을 쓸 틈도 없이 침몰했을 가능성이 크다. 배가 90도로 기울었다는 생존 장병들의 증언도 충돌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거라고 본다."

 

- 그게 외부 비접촉 폭발, 이른바 버블제트일 가능성은 없나.
"직접 배를 보면 내부든 외부든 폭발과는 무관하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천안함은 찢겨져서 침몰했다. 생각해 봐라. 천안함의 바닥 철판 두께가 11.5mm 밖에 안 된다. 손가락 보다 좀 더 굵은 정도다. 겉으로 보기에는 튼튼해 보이지만 바다에서는 그냥 스치기만 해도 찢어진다. 만약 배를 두 동강 낼 정도로 가까운 지점에서 어뢰가 폭발했다면 절단면 곳곳에 파편이 박혀 있어야 한다. 그런데 뭐가 나왔나. 3mm짜리 알루미늄 조각? 그게 무엇을 증명할 수 있나."

 

- 군이 무엇인가를 숨기고 있다고 보나.
"사고 전후 열상감시장치(TOD) 화면만 공개해도 모든 게 설명이 된다. 하필 사고 시점의 동영상만 없다는 게 말이 되나. 교신 내역이나 KNTDS(전술지휘체계) 기록이 없다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 조사단에게도 공개를 하지 않으면 도대체 뭘 조사하란 말인가. 이대로 가면 아마도 5월 중순 중간 발표 때는 좀 더 큰 알루미늄 파편을 들고 나오거나 북한이라고 명시하지는 않으면서도 북한의 소행이라는 강한 암시를 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6월 초 지방선거가 끝나고 나면 어뢰는 어뢰인데 누가 쏜 것인지는 알 수 없다는 식으로 흐지부지 무마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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