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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백회 맞이한 무한도전

한라의메아리-----/주저리주저리

by 자청비 2010. 5. 29.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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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프로그램을 놓고 별로 포스팅하지는 않는데 이따금 했던 것이 무한도전이다. 무한도전은 단순히 예능버라이어티가 아니라 무언의 메시지를 던져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무한도전과 1박2일을 두고 어느 것이 낫느냐고 비교 논란을 벌이는 경우가 많지만 난 그 둘은 비교대상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예능버라이어티라는 점만 같을 뿐 서로 추구하는 영역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1박2일이 처음에는 신선하게 여겨졌지만 이제는 오래되다보니 여행지만 다를 뿐 거의 같은 유형으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그리고 강호동의 오버액션이나 떼쓰기, 폭군적 행동 등이 이따금 역겹게 느껴지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한 때 1박2일, 무한도전 등과 쌍벽을 이루었던 '패밀리가 떴다'가 점점 지나면서 늘상 같은 패턴이 이어지는데다 몇가지 무리한 진행 등으로 물의를 빚으며 프로그램의 빛을 잃었던 것을 떠올린다. 그러나 무한도전은 전혀 그렇지 않다. 무한도전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이다. 때로는 웃음이 부족하다고 느껴지지만 그럴 땐 감동으로 채워준다. 프로그램할 때마다 어떤 특정화된 유형(이를 테면 1박2일에서 복불복 - 저녁 - 복불복 - 잠자리)도 없다. 프로그램을 할 때마다 갖가지 기발한 방안들이 동원된다. 그러다보니 때론 식상한 방법이라도 새롭게 느껴진다. 웃음에다가 감동과 사회비판, 해학이 적절하게 담겨져 있으니 금상첨화다. 초창기엔 그야말로 제목처럼 '무모한 도전'이었다. 언뜻 기억나는 것이 기차와 100m 달리기를 하고, 목욕탕 물을 제한시간안에 푸는 식이었다. 그러던 것이 '무한도전'으로 변신하면서 예능버라이어티라믄 말을 낳으며 예능의 본보기가 됐고, '1박2일'과 '패떴'을 낳기도 했다. 두 프로그램이 나오면서 무한도전이 그야말로 도전을 받는 듯했으나 '무한도전'은 한없는 변신으로 전혀 다른 차원의 예능프로그램으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나 요즘같이 방송이 심하게 정치권의 눈치를 보고 있는 가운데도 꿋꿋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무한도전이다. 몇몇 정치인들에겐 눈에 가시같은 존재이지만 물론 몇차례 논란만 있었을 뿐 아직은 워낙 시청자들의 눈이 무서워서인지 어쩌지 못하고 있다. 물론 그런일이 있어서도 안될 일이지만. 아무튼 무한도전이 초심을 잃지 않으면서 지금과 같은 자세로 꾸준히 300회, 400회를 맞이할 수 있기를 빈다.

 

 

“우리도 처음부터 1등은 아니었어요~”

무한도전 200회 특집맞아


[뉴스엔]


MBC 인기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기획 이민호/ 연출 김태호 김준현 조욱형)이 5월 29일 방송으로 200회를 맞는다. 햇수로는 2005년 4월 23일 첫 방송 이후 6년째 방송되고 있다. 시청률에 좌지우지되며 폐지가 밥 먹듯 이뤄지는 국내 예능판도에서 '무한도전'(무도)의 이 같은 성과는 괄목할만하다. 또 '무한도전'은 한자리 수 시청률로 시작, 오늘의 국민 예능 자리까지 성장했다는 점이 타 예능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일밤)의 '뜨거운형제들' 팀은 "우리 프로그램도 딱 1년만 지켜봐 달라"고 호소하며 "'무한도전'도 처음부터 잘 됐던 것은 아니었다. 그들도 한 자릿수 시청률로 시작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처럼 2005년 4월 23일 MBC '토요일'의 코너 '무모한 도전'으로 시작된 '무한도전'은 지금의 국민예능이 되기까지 굴곡의 역사가 존재했다. 투입되고 하차한 멤버만도 여럿이다. 한 자릿수 시청률로 폐지가 거론되기도 했다. 그러나 낮은 시청률에도 불구, 마니아 시청률을 확보한 '무한도전'은 2006년 5월 6일 독립 편성됐다. 그 사이 표영호 김성수 이켠 조혜련 이윤석 윤정수 등이 출연과 하차를 했다. 지금의 쩜오 박명수는 영입과 퇴출(?) 재영입을 반복하며 자리잡았다.

 

TEO라는 이름으로 일종의 브랜드화가 된 김태호PD 역시 처음부터 '무한도전'의 사령탑에 있던 것은 아니었다. 김태호PD는 2005년 말 중간투입됐다. 그가 투입되면서 멤버들의 캐릭터가 고정되고 '무한도전'의 자막이 화제가 됐다. 지금은 국민예능으로 추앙 받고, MBC 예능국 고위 관계자들 역시 입을 모아 "'무한도전'은 적어도 10년은 방송돼야 한다"고 말하지만, 최근에도 '무한도전'을 둘러싼 논란이 제기됐다.

 

먼저 2006년 6월 월드컵 특집의 정준하 토고방 난입 논란. 정준하가 '하차'를 고려했다는 '상징 노출 사건'도 2006년 12월 벌어졌다. 또 지난 12월 방송된 뉴욕의 '식객' 편에서 정준하는 여성 셰프와 갈등을 빚어 네티즌들 사이 뭇매를 맞은 바 있다. 그러나 이 모든 논란은 '무한도전'을 향한 시청자들의 무한한 신뢰가 있었기에 극복이 가능했다. 또 '무한도전' 역시 그들의 색깔을 잃지 않고 노력하고 있기에 여전히 큰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무한도전’ 눈감고 입막은 예능속, 홀로 세상을 말하다

 

"무한도전이 더 웃겨 줬으면 좋겠어요" 2008년 4월 MBC '무한도전' 100회 특집에서 유재석 군이 한 말이다. 유재석 군과 동명이인인 MC 유재석은 "그 말이 정답이다"며 박수를 쳤더랬다. 그러나 200회를 맞은 현재 그 말에 동의 할 수 없게 됐다. 진화에 진화를 거듭한 '무한도전'. 최초 유재석을 중심으로 한 그렇고 그런 도전의 '무한도전'은 이제 무시할 수 없는 도전의 '무한도전'으로 거듭났다. 웃음을 뛰어넘었다.


'여드름 브레이크' 에피소드에서 사람들은 경악했다. '무한도전' 멤버들이 코미디를 하며 좌충우돌 웃음을 전했던 배경은 철거를 앞둔 우리의 추억이었다. 용산 옥탑에서 철거민들이 불타 죽은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미국산 소 쓰러지듯"으로 대표되는 자막의 거친 풍자도 있다. "세상에 이런 나라가 어딨냐" "까불면 더 세게, 진압의 법칙" "송아지는 삐약 삐약, 광우병 송아지" "뇌 용량 1.9메가" 등의 자막은 '뉴라이트'의 비판을 받았다.

 

2009년 '막장드라마 특집'에서 박명수의 "(정준하의 배역을 없애기 위해) 그가 사실은 미네르바"라고 말한 발언이 '슬쩍' 방송됐다. 그는 최근 'F1 특집' 때도 "우린 (1등만을 기억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고 말했었다. '죄와 길 특집'에서 법정을 배경으로 멤버들은 늘 그렇듯 티격태격. 자막에는 "하찮은 의장석 점거" "시험장은 의사봉 쟁탈전으로" "날치기로 정답 맞힌 길" 등의 자막이 떴다. 국회를 배경으로 "소들아 일 좀 해라"는 자막도 있었다.

 

물론 부드러운 감동과 웃음도 있었다. 최근 방송된 '복싱 특집'에서 시청자는 최현미 선수와 쓰바사 덴쿠 선수의 혈전에 눈물을 흘렸다. 열악한 국내 복싱 현실이 부각됐다. 한국과 일본이란 국적을 뛰어넘는 인간애가 부각됐다.

 

최근 예능 프로그램들은 "눈감고 입 막았다"는 표현이 딱 어울린다. 시사, 토론, 교양이 흔들리고 있는 사이 예능들은 세상의 '밝은 빛' 아래서 춤을 춘다. 그 안에 내재된 어둠에는 "눈감고 입 막았다." 그렇게 돌아가고 있다. '무한도전'의 고군분투가 눈에 띄는 이유이다. 그리고 그 대가는 시청자 네티즌의 지지로 보답 받았다. MBC 파업에서 팬들은 그들을 기다렸다. '무한도전'은 현실에 눈감지 않았다. 이를 조명했고 웃음과 함께 버무려 냈다. '당의정'이다.

 

한편 MBC 파업 복귀와 함께 첫 방송된 5월 15일 오전 재방송에서 '무한도전'은 '초심 찾기 특집'을 다시금 선보였다. 22일 본방송에선 '똥' 얘기가 나왔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통심의위)로부터 '똥' 때문에 경고 받았었다. 일련의 사건이 의미심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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