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행복지수 추락… ERISS 조사 70점 ‘턱걸이’
<경향신문>
한국인은 2년 전에 비해 더 불행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직업별로는 자영업자, 학년별로는 대학생들의 행복점수가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돼 금융위기 이후 팍팍해진 삶과 이명박 정부 출범 후 두드러진 민주주의 후퇴 등에 대한 실망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5일 경향신문 지속가능사회를 위한 경제연구소(ERISS·에리스)가 현대리서치 등에 의뢰해 행복지속가능지수(HSI)를 산출한 결과 한국인들의 행복점수는 100점 만점에 70.5점으로 조사됐다. 이는 2008년 6월 조사 때의 72점에 비해 1.5점 하락한 것이다. 에리스가 '지속가능사회를 위한 젊은 기업가들(YeSS)'에 의뢰해 대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HSI 조사에서도 행복점수는 2년 사이에 75.9점에서 72.1점으로 3.8점 떨어졌다. 특히 성인들의 직업별 항목에서 자영업자의 행복점수가 67.4점으로 가장 낮았다. 대학생집단의 이해관계자별 조사에서는 '정부에 대한 만족도'가 최저점(41.6점)으로 나타났다.
전국 16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서는 대전시민의 행복점수가 73.5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제주(72.9점), 충남(71.5점), 충북(71.4점) 순으로 행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행복점수가 낮은 광역자치단체는 인천(67.4), 대구(67.8점), 서울(68.3점), 부산(69.1점) 순서였다.
연령별로는 2008년 조사와 마찬가지로 나이가 들수록 행복점수가 하락했다. 10대 후반~20대가 72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고, 이어 30대(71.2점), 40대(70.4점), 50대(69.2점)로 지속적인 하향세를 보였다. 60대 이상은 70.2점으로 행복점수가 소폭 상승했지만 40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올해 처음으로 10대의 행복점수를 연단위로 세분해 조사한 결과 입시 중압감에 시달리는 고교 3년생의 행복점수가 65.6점으로 가장 낮았다. 또 고교생이 67.3점으로 초·중·고·대학생 가운데 최저점이었다.
이번 HSI 조사는 일반인과 대학생 등 2개 집단만을 대상으로 한 2008년과 달리 초등학생·중학생·고등학생의 3개 집단을 추가했다. 조사인원은 전국 16개 광역자치단체 각 500명씩 총 8000명(일반인), 초등학교 4~6학년 1000명, 대학생·고등학생·중학생은 각각 2000여명 등 총 1만6000여명이다. 조사 실무는 현대리서치와 YeSS가 맡았고, 현대리서치가 조사 전반을 총괄했다.
[2010년 한국인 행복지속가능지수]
행복점수 2년새 1.5점 하락… 男이 女보다 “불행”
ㆍ男 68.5점, 女 72.3점… 민주주의 위기 등 실망
ㆍ남자대학생 4.8점 떨어져… 일반 성인의 3배 이상
한국인의 행복도는 최근 2년간 어떻게 변했을까. 경향신문 지속가능사회를 위한 경제연구소(ERISS)가 5일 발표한 행복지속가능지수(HSI)는 2010년 한국인의 행복점수가 2년 전에 비해 낮아졌으며, 특히 젊은층의 하락폭이 컸음을 보여준다. 우리 사회 변화에 민감한 젊은층의 행복도 하락에는 이명박 정부 들어 두드러지고 있는 민주주의 후퇴에 대한 실망감이 일정 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자영업자가 최저 행복점수를 기록한 것은 세계 금융위기 이후 경제난으로 더욱 팍팍해진 생활이 행복도를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일반인들의 행복점수는 2008년 72점에서 2010년 70.5점으로 1.5점 하락했다. 같은 기간 대학생 행복점수는 75.9점에서 72.1점으로 3.8점 떨어졌다. 대학생 집단의 행복점수 하락폭이 일반인의 2배 이상이었다. 성별로는 남성의 행복점수가 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성인 남성의 행복점수는 2008년 71.4점에서 2010년 68.5점으로, 성인 여성은 72.7점에서 72.3점으로 떨어졌다. 대학생 행복점수도 남학생은 75.3점에서 70.7점으로, 여학생은 77.2점에서 74.3점으로 낮아졌다. 성인과 대학생 집단에서 모두 남성의 행복점수가 여성보다 많이 떨어졌다.
4개 집단 가운데서는 남자 대학생(4.8점), 남자 성인·여자 대학생(2.9점), 여자 성인(0.4점) 순으로 행복점수 하락폭이 컸다. 2년 사이 행복점수가 하락했으며 특히 젊은 대학생 집단, 그 가운데서도 남학생들의 행복점수가 더 떨어진 셈이다. 2010년 조사에서는 낮은 연령대를 세분해 조사해 나이에 따라 성별로 행복점수에 어떤 차이가 나타나는지를 파악할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여성의 행복점수가 남성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번 조사에 따르면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여성의 행복점수가 더 낮았다. 성별 분화가 시작됐지만 아직 뚜렷하지 않은 초등학교 고학년(4~6학년) 때의 행복점수는 남성 78점, 여성 79점으로 여성이 1점 높았다. 하지만 중학생이 되면 여성(69.8점)이 남성(74.5점)보다 4.7점이나 낮았다. 사춘기 여성의 정신적 성숙도가 남성보다 더 높다는 통념에 비춰보면 여자 중학생이 남자 중학생보다 더 깊이 삶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는 징표로 읽힌다. 실제로 초등학생에서 중학생으로 올라가면서 여성의 행복점수는 9.2점이나 떨어졌으나 남성은 3.5점 하락하는 데 그쳤다. 고등학생 때도 여성(66.9점)이 남성(67.6점)보다 행복점수가 낮았다. 하지만 그 차이는 0.7점으로 크지 않았다. 중학생과 고등학생 사이의 행복점수 하락폭은 남성이 6.9점으로 여성(2.9점)보다 컸다.
행복점수의 변화에 비춰보면 여자는 중학생 때 철이 들기 시작하는 반면 남자는 고등학생 때 철이 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10대에는 대체로 여성이 남성보다 덜 행복했다. 그러나 대학생과 성인이 되면 여성의 행복점수가 확실하게 남성을 앞지르게 된다.
<안치용 ERISS 소장·문정훈·최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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