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목증후군보다 무서운 공룡목증후군
공룡처럼 역C자 형태로 목뼈가 변형된 상태, 방치하면 목디스크
매일경제
디스크질환의 주요 원인은 노화에 따른 퇴행성 변화다. 목 디스크 역시 40~50대에서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노트북, 컴퓨터, 스마트폰 등이 대중화되면서 젊은 층의 목 디스크 발병률이 늘고 있다. 고도일병원이 목 통증으로 내원한 환자 886명을 조사한 결과, 20~30세 환자 비중이 13.5%(117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거북목은 52%(61명), 역C형태의 공룡목은 40%(47명)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도일병원 고도일 병원장과 함께 공룡목증후군과 목 디스크에 대해 알아본다. <제공=고도일병원>
◆ 일자목보다 더 위험한 ‘공룡목’
흔히 일자목이라고 부르는 거북목은 옆에서 봤을 때 C자 형태를 보여야 하는 목뼈가 거북이처럼 구부정하게 앞으로 뻗어 일자가 된 경우를 말한다. 공룡목은 일자목을 넘어서 공룡처럼 역C자 형태로 목뼈가 변형된 상태를 말한다. 거북목이나 공룡목이 되면 머리의 하중이 목으로 집중돼 목뼈의 디스크 노화를 가속시킨다. 경추의 C커브는 스프링처럼 충격을 분산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거북목이나 공룡목이 되면 디스크의 충격완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이 때문에 외부의 작은 충격에도 디스크의 퇴행이 가속화되고 결국 목 디스크로 발전할 수 있다.
고도일병원 고도일 병원장은 “컴퓨터와 스마트 폰의 장시간 사용, 잘못된 자세 등으로 젊은층 목 디스크가 최근 급증하고 있다”면서 “젊다고 안심해서는 안 되며, 목통증이 지속된다면 목 디스크를 의심해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 뒷목 뻐근, 어깨·팔 통증 등 증상 다양
목 디스크라고 부르는 경추수핵탈출증은 경추와 경추 사이에 있는 추간판(디스크) 사이로 내부의 수핵이 빠져 나와 신경근 또는 척수를 누르는 질환이다. 허리디스크와 마찬가지로 디스크의 퇴행이 주요 원인이다. 최근에는 반복적인 잘못된 자세로 인해 젊은층 유병률이 증가하는 추세다. 목 디스크 초기에는 뒷목이 뻣뻣하고 목 주변이나 어깨가 무거운 증상이 나타난다. 이런 증상은 피곤하거나 책상에 오래 앉아 있어도 흔히 나타나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증상이 악화되고 어깨와 팔에 심한 통증이 발생하게 된다. 손가락까지 시리고 저린 증상이 나타나거나, 손과 팔에 힘이 빠지고 머리가 무거워지면서 눈이 침침해진다.
경추에서 뻗어 나온 신경가지들이 어깨를 거쳐 팔로 연결되기 때문에 목의 불편함은 전혀 없이 어깨와 팔에서 증상이 시작되는 경우도 있다. 이와 달리 다른 증상은 전혀 없이 목에만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이번 조사 결과 목 디스크를 진단 받은 환자 중 절반 이상은 손, 팔 등의 저림 증상이 없이 뒷목만 뻐근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증상을 방치해 디스크가 더 돌출되거나 수핵이 터져 척수신경다발을 누르면 양쪽 다리에 힘이 빠지는 하반신마비나 전신마비로 진행될 수 있다. 따라서 목이 뻣뻣하거나 어깨, 팔의 통증이 지속된다면 전문의를 찾아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고도일 병원장은 “목 디스크가 생겼다고 해도 모든 환자들이 수술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팔 신경이 마비되어 팔에 힘이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비수술적으로 치료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 생활 속 목 디스크 예방법
목 디스크 위험에서 벗어나려면 먼저 잘못된 자세를 고쳐야 한다. 컴퓨터를 사용할 때는 모니터를 눈높이까지 높인다. 시선보다 모니터가 아래에 있으면 목과 등이 자신도 모르게 수그러지고 목을 쭉 뺀 채 모니터를 응시하게 된다. 모니터를 눈높이까지 올리면 모니터를 쳐다보기가 쉬워져 목 뒷부분에 받던 스트레스도 한결 줄어든다. 최근에는 버스나 지하철에서 미니게임기나 PMP를 이용해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 자세도 목에 많은 무리를 준다. 따라서 휴대용 게임기나 스마트폰, PMP, DMB 단말기 등을 이용할 때도 액정을 눈높이까지 올리는 것이 좋다. 더불어 화면과 눈 거리는 30cm 이상 유지한다. 목과 어깨 부위 통증이 줄어들고 눈의 피로도 감소시켜 줄 수 있다.
의자에 앉을 때는 어깨를 뒤로 제치고 가슴을 편다. 등을 구부린 자세는 자꾸 머리를 더 앞으로 향하게 한다. 등이 충분히 지지되도록 깊숙이 앉아야 하고 무릎 각도는 90도 정도 굽히고 발바닥은 바닥면에 닿도록 한다. 한 시간에 한 번씩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자세라도 한 자세로 오래 있는 것은 피한다. 한 시간에 10분 간격으로 휴식을 취하고 간단한 목 운동을 한다. 목 운동을 할 때 반동을 줘 목을 휙휙 돌리면 오히려 목 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천천히 그리고 부드럽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운전 시 등받이는 허리와 목이 바로 세워지도록 하고 고개를 내미는 일이 없도록 한다. 잠을 잘 때는 너무 딱딱하거나 높은 베개를 피하고 가슴보다 약간 높은 상태의 베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엎드려 자는 자세는 피한다.
이 외에도 신문을 바닥에 내려놓고 읽거나 카메라, 휴대전화를 목에 걸고 다니는 습관도 목뼈에 무리를 줄 수 있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머리에 무거운 물건을 이고 다니거나 갑자기 좌우로 목을 심하게 비트는 동작도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미 목디스크가 발생했다면 초기에 치료를 받아야 한다. 최근에는 비수술적 요법인 인대강화주사와 경추 경막외 신경감압술로 간단하게 치료를 할 수 있다. 인대강화주사는 경추 주변의 손상된 인대와 힘줄에 인대보다 삼투압이 높은 물질을 직접 주사해 인대를 재생시키는 방법이다.
경추 경막외 신경감압술은 전신마취가 필요 없는 대표적인 비수술적 치료법이다. 특수 바늘과 카테터를 이용하기 때문에 흉터도 생기지 않는다. 환자의 경추부에 가이드 바늘을 먼저 삽입한 후 이 바늘을 통해 특수 카테터를 삽입해 좁아진 디스크 간격과 유착된 신경 사이를 벌려주는 시술법이다. 시술시간은 20분 내외로 짧으며 고령, 당뇨, 혈압, 골다공증 등의 만성질환자도 안전하게 시술받을 수 있다. 시술 후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거북목 증후군, 모니터 높이만 바꿔도 OK"
잘못된 자세가 부르는 질환은 각종 디스크, 척추관 협착층, 척추측만증 등 다양하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넷북 등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모바일, 소형 IT기기 사용자들이 늘면서 목을 비롯한 특정 부위의 질환을 호소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 "스마트폰 오랜시간 사용해도 '거북목 증후군' 발병 위험"
뒷목이 뻣뻣한 느낌을 받거나 어깨와 등으로 통증이 전해지며 눈도 쉽게 피로해지고 손이 저린 증상이 있는가. 그렇다면 '거북목 증후군'을 의심해 봐야 한다. '거북목 증후군'은 가만히 있어도 머리가 거북이처럼 구부정하게 앞으로 나와 있는 '자세 변형'를 말한다. 옆에서 봤을 때 고개가 어깨 중심선보다 앞으로 나오고 목이 거북이처럼 앞으로 빠져있게 된다. 오랜시간 컴퓨터를 사용하는 사무직 종사자나 인터넷 게임을 즐기는 이들에게 흔히 발생한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등을 전철이나 버스에서 자주 오랜시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도 '거북목 증후군'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 "심할 경우 목 디스크 초래할 수 있어…방치시 위험"
'거북목 증후군'은 특히 아이들에게는 치명적이다. 집중력을 떨어뜨려 학업에 큰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오랜 시간 책상에 앉아 있는 아이들은 어깨나 뒷목 주변 근육이 뭉치는 증상이 쉽게 나타난다. 어깨를 두드리거나 마사지를 해도 근육이 쉽게 풀리지 않는다. 고도일병원 고도일 원장은 "이런 통증을 방치하면 경직된 근육들이 뇌에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을 지속적으로 압박, 머리를 무겁게 해 집중력 저하와 만성피로, 두통을 유발한다"며 "심하면 충격완화 능력이 떨어져 외부의 충격이 그대로 목뼈에 전달돼 지속될 경우 목 디스크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모니터, 눈 높이에 맞춰야…틈틈이 쉬면서 스트레칭"
따라서 자녀의 어깨가 구부정하게 굽어있고 목을 쭉 빼는 습관이 있다면 즉시 교정해야 한다. 무엇보다 항상 바른 자세를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고도일 원장은 "자녀들이 컴퓨터를 사용할 때 모니터를 눈높이에 맞춰 주는 것이 좋다"며 "거북목 자세는 눈 높이보다 낮은 모니터를 사용할 때 발생하기 쉽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모니터와는 30~70cm 정도 거리를 두는 게 바람직하다. 그리고 컴퓨터 이용이나 TV 시청시 1시간에 10분 정도는 반드시 휴식을 취하도록 한다. 틈틈이 쉬면서 간단한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만으로도 예방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 '거북목 증후군'은 IT기기 사용과 뗄래야 뗄 수 없는 현대인들의 대표적인 질환이지만 올바른 자세를 유지한다면 예방할 수 있다. ※도움말=고도일 원장(고도일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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