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가 뉴라이트 단체의 도덕적 해이를 키운다
<민중의소리>
뉴라이트단체가 정부보조금을 부정사용하고서도 반환명령을 거부한 일이 알려지면서 사회적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달 25일 고용노동부가 밝힌 바에 의하면 뉴라이트학부모연합은 사회적 기업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사업계획서를 제출하여 5천2백만원의 정부보조금을 받고서 정작 고용창출은커녕 조직의 유지관리를 위한 인건비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실업으로 어려운 삶을 꾸려가는 사람들에게는 이만저만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더 당혹스러운 것은 부당하게 집행된 3천8백만원을 반환하라는 명령에 대해 “돈이 없다”며 거부했다는 사실이다. 기가 막힌 일이다. 아무리 수구보수단체라 하더라도 최소한의 윤리적 기준을 가지고 조직을 운영하겠거니 미루어 짐작했던 상식선이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뉴라이트단체의 도덕률이 그 수준인가?
보통의 사람이나 조직은 전혀 그렇지 않다. 본인이 대접받기 원하는 수준의 도덕률 정도는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이 통상적이다. 그렇기에 뉴라이트학부모연합이 보여준 아주 특이한 태도는 어디에서 발원한 것인가에 대해 따져볼 일이다. 먼저 조직의 도덕률이 원래 그렇듯 낮은 수준이었다면 발생할 수도 있는 일일 듯싶다. 전두환 전대통령이 부정축재한 비자금을 국가에 반환하라는 명령에 “통장에 몇 십만 원밖에 없다”며 배짱을 부리던 그 모습에서 국민들이 느꼈던 씁쓸함, 그 원천과도 같은 것이다.
또 다른 원인을 찾아본다면 자기 단체가 막강한 권력을 가졌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대부분의 뉴라이트단체들은 이명박정부 탄생의 일등공신인 양 행세를 해왔다. 그런 권세를 배경으로 많은 정부보조금을 지원받아왔던 것도 사실이다. 여전히 살아있는 권력, 그 권력과 힘을 공유하고 있다는 자기규정은 무모한 자신감이 몸에 잔뜩 배이게 했을 법하다.
정상참작을 포기하고 가중처벌을 선택?
법에도 감성이 있고, 인격이 있다고들 말한다. 사실은 법을 집행하는 사람들과 그를 둘러싼 사회적인 정서가 법 집행에 참고가 된다는 말일 것이다. 최근 전북지역의 모대학생이 가난과 학업 열정으로 영어사전 등을 훔친 일이 알려지면서 절도라는 죄보다는 그 대학생이 처한 상황과 진정어린 의지에 더 공감을 보내는 사회적 분위기가 만들어진 것이 좋은 사례다. 결국 그 대학생은 처벌을 받겠지만 이미 사회적으로는 어마어마한 무형의 탄원서를 제출받은 셈이라 법원은 “정상참작”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뉴라이트학부모연합의 경우는 정반대의 사례다. 인정하고, 사죄하고 더 나아가 응분의 책임을 지는 진지한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고, 반환 명령 거부라는 배짱만 덩그렇게 남았다. 물론 고용노동부가 사실과 다른 결론을 내려 시시비비를 더 가려야 할 필요가 있어 반환 명령을 거부한 것이라면 능히 그러해야 하고, 또 그런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공개적으로 소개될 필요도 있다. 그런데 뉴라이트학부모연합은 이번 사건에 관해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으며, 홈페이지에 조차 이 사건과 관련된 아무런 내용이 게재되어 있지 않다.
이런 정황을 놓고 보면 뉴라이트학부모연합은 정상참작보다는 가중처벌을 받더라도 버티는 쪽을 선택한 것으로 보여 진다. 물론 그 선택은 고용노동부의 손에 달린 일이지만 말이다.
이명박정부의 이중적 태도와 뉴라이트단체의 도덕적 해이
지난 수십 년 동안 우리사회를 건강하게 지탱해온 대부분의 시민단체들은 이명박정부가 “불법폭력시위단체(소위 1,842개 광우병시위단체)”라 하여 정부나 준정부기관이 주관하는 대부분의 사업에 예산지원을 받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배제하고 있다.
오히려 이명박정부는 민주진보시민단체를 감시하고 물리력으로 행사방해를 서슴지 않는 단체들까지 퍼주기식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 단체를 급조하여 응모기준에 미달함에도 불구하고 수천만 원의 사업비를 지원하는 등의 편법과 탈법이 비일비재하나 감시와 감독은 허술하다. 이런 이명박정부의 이중적 태도가 뉴라이트단체들의 도덕적 해이를 불러온 것이다. 뿐만 아니다. 2년전 국정감사 때 본인 질의시간 전부를 시민단체들의 보조금 부정사용 문제만을 제기했던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은 이번 사건에는 아무런 말이 없다.
당시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의 문제제기가 계기가 되어 몇몇 시민사회단체가 정부용역사업의 예산집행상의 문제가 있어 징계를 받은 바 있다. 상근인력의 부족, 회계 전문성의 취약 등의 어려운 여건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부정이 있었다는 점을 명확하게 인정하는 것이 올바른 태도였다고 판단했기에 해당 단체들은 국민들에게 사죄를 했고,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뿐만 아니라 시민사회단체 전체 차원에서는 회계의 전문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교육을 수차례 실시하면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인 노력도 병행했다. 비록 극히 일부 단체의 잘못이었지만 시민사회단체 전체의 일로 여겨 자기 정비하는데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컸기 때문이다.
그런데 보수언론도 이번 사건에 침묵하기는 마찬가지다. 2년 전에는 시민사회단체가 마치 어마어마한 죄를 저지른 파렴치한 집단인 것처럼 매도했던 보수언론 대부분이 이번 사건에 대해서는 아예 보도조차 하지 않았다. 역시 우리나라 수구보수집단은 “도덕률보다 제 식구 감싸기가 우선”이라는 태생적 한계가 적나라하게 읽혀지는 대목이다. 그런데 이 집단들이 “공정사회”를 외치고, 우리사회의 미래를 책임지겠다고 하니 이거야말로 큰 일 아닌가! <오성규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 >
'알몸 뒤풀이'보다, 이게 더 충격! (0) | 2011.02.11 |
---|---|
'이숙정 성남시의원 난동' 왜 커졌나? (0) | 2011.02.07 |
“UAE 원전 수주 대가로 10조원 대출 의혹” (0) | 2011.01.31 |
설 景氣의 두얼굴 (0) | 2011.01.29 |
"노무현정부때 총궐기한 기자들 어디에" (0) | 2011.0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