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경기의 두얼굴 "비싸야 팔려"vs"비싸서 못사"
[머니투데이]
설을 앞두고 백화점�대형마트에선 고가의 선물세트가 불티나게 팔려 나간다. 또 공항은 설 연휴 기간동안 해외로 나가려는 여행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기록적인 한파와 치솟는 물가로 인해 재래시장과 서민 가정은 썰렁한 설 명절을 보내야 하는 상황이다. 어떤 이의 설은 즐겁고, 어떤 이의 설은 우울하다.
◇해외여행 예약 하늘의 별따기, 마트서도 20만원 굴비세트도 동나
대기업에 다니는 김지영씨(여, 34). 아직 미혼인 김 씨는 설 때 시집 안 가느냐는 친지들의 잔소리도 듣기 싫고 연휴가 길어 해외여행을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김씨는 "두 달 전에 예약을 했는데도 전부 매진이라 예약대기를 걸어뒀는데 예약취소가 없어 예약이 안 된다"며 "설 기간 여행 상품은 가격이 세배 이상 오르는데도 예약을 못하다니 해외로 나가는 명절 풍속도가 이 정도 일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28일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번 설 연휴 해외 여행객이 58만8000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설 여행객으로는 개항 이래 최대다.
◀ 신세계백화점 매장이 설 선물세트를 사려는 고객들로 붐비고 있다.
최근 겨울 정기 세일을 마친 백화점은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연일 강추위가 이어지면서 보통 500만 원이 넘는 모피 등 겨울 의류가 불티나게 팔린다. 설 대목 수요가 몰리며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이달 매출이 전년대비 30% 이상 늘었다.
"매출이 비정상적으로 좋아요." 백화점에 비해 상대적으로 '서민'들이 즐겨 찾는다는 대형마트도 고가 바람이 거세다. 이마트 관계자는 "고가의 프리미엄 설 선물세트들의 매출이 두드러진다"며 "설 선물로 20만 원이 넘는 굴비세트를 선보였는데 '완판'돼 없어서 못 팔정도"라고 말했다. 전반적으로 구매단가가 높아지며 이마트의 설 선물세트 매출은 지난해보다 80% 이상 늘었다.
◇고삐 풀린 물가, 구제역, 한파에 재래시장은 설 특수 실종
고삐 풀린 물가에 구제역 파동, 한파까지 겹치며 서민 경기의 상징인 재래시장에선 설 특수는 커녕 경기가 더 꺾였다. 국내 최대 축산물도매시장으로 일반 고객 발길이 끊이지 않기로 유명한 서울 마장동 축산물시장의 H축산 관계자는 "지난해 추석 때만해도 점심을 거를 정도로 바빴는데 올 설에는 가격만 물어보는 손님들이 대부분"이라며 "마장동 상권이 마비될 정도로 고기 값이 오르고 손님들도 끊겼다"고 했다.
50대 주부 김성희씨는 "돼지고기에 야채, 과일 등 안 오른 게 없다"며 "주머니는 빠듯하고 올해는 제사상에 올린 음식을 줄이는 것밖에 도리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김씨는 "비싸서 맘 놓고 살 수 있는 게 없다"며 "겨울에는 없는 서민들만 어렵다는 말이 있는데 올해는 정말 그 말을 절감한다"고 덧붙였다.
과일 도매상 박지환(40)씨는 "날씨가 추워서 시장에는 물건을 내놓을 수도 없고, 내놓아도 잘 팔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백화점에서라면 사정이 달라진다. 박씨는 "배, 사과, 한라봉이 각각 6개 들어있는 세트의 원가는 7만원인데 포장 값이 4만 원이라며 합하면 11만원인데 백화점에서는 23만원에 팔린다"며 "가격을 싸게 해서는 안 팔린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한 전문가는 "경제가 양극화되면서 고가의 품목을 더 선호하는 이른바 '베블렌효과'가 더욱 팽배해지고 있다"며 "설 대목을 앞두고 이런 현상이 더 두드러져 보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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