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목’은 안녕하십니까?
하이닥 | 입력2013.05.14
우리의 일상에서 고개를 숙이지 않고 하는 일을 찾기란 쉽지가 않다. 대부분 직장인들은 종일 모니터에 눈을 고정한 채 키보드를 두드리고, 수험생이나 학생들은 의자에 앉아 고개를 숙이고 책상에 있는 책을 바라보며 노트에 필기를 한다. 머리를 한쪽으로 오래 기울이면 특정 근육이 긴장하게 되고, 오래 긴장한 근육은 서서히 딱딱하게 뭉치는데, 이 현상이 자주 반복되면 목뼈의 자연스러운 정렬이 무너진다. 장대를 세워 천막을 치는 것에 비유하자면 목뼈는 천막 가운데의 장대이고, 목뼈 앞뒤의 여러 근육은 그 장대를 지탱하는 밧줄이다.
목뼈가 휘는 것은 밧줄을 팽팽하게 잡아당기면 천막의 기둥이 기울 수밖에 없는 것과 같은 원리다. 그 결과 머리가 거북처럼 구부정하게 앞으로 빠지면서 목의 C자형 커브가 일자로 펴지는데, 이것이 바로 흔히 들을 수 있는 '일자목' 현상이다. 일자목 증후군에 걸리면 뒷목이 아프고 어깨에 통증이 오며 심한 경우 머리 울림, 두통, 현기증, 눈의 피로, 손 저림 증상까지 나타난다.
게다가 목에 주름이 생기고, 지방 세포가 늘어나 가늘고 긴 목선은 점점 남의 얘기가 된다. 어디 이뿐일까? 머리의 하중이 점점 목으로 집중되어 목 디스크로 발전할 위험이 크다.
◆ 원인은 잘못된 자세
목 건강에 이상이 생기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가장 큰 원인은 역시 잘못된 자세에 있다. 그렇다면 '바른 자세'로 고쳐 앉는 것이 중요한데 먼저 간단한 것부터 살펴보면서 자세를 고쳐보자.
첫째, 등받이가 없는 상태에서 바닥에 앉으면 고개를 내밀고 구부정한 자세를 취하기 쉬운데 이 자세가 반복되면 목 뒤와 어깨 근육이 긴장되어 무리가 갈 수 있으니, 등을 벽에 기대거나 등받이가 있는 의자에 앉는 것이 좋다.
둘째, 의자에 앉을 때는 엉덩이를 의자 깊숙이 넣고 몸을 살짝 뒤로 젖혀 등 전체가 등받이에 닿도록 해 체중을 분산시키는 것이 좋다. 목, 등, 허리는 모두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서로의 자세에 영향을 미치므로 허리가 구부정하면 목도 반듯해질 수 없음을 기억하자.
◆ 작업환경도 바르게
'바른 자세'를 익혔다면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무 공간의 환경을 바꿔보자. 키보드와 마우스의 방향이 적절하지 않으면 목 근육에 부담이 가니 무선 키보드와 마우스를 구입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또 고개를 숙이고 서류를 보는 것은 정상적인 목의 'C자 곡선'을 무리해서 일자로 펴는 것과 같으므로 모니터는 눈높이에 맞추고 모니터 옆에 독서대를 구비할 것.
하지만 아무리 좋은 자세일지라도 한 자세를 오래 유지하는 것은 금물이다. 1시간마다 10분 정도 휴식을 취하면서 목과 어깨를 좌우 상하로 돌리며 풀어주는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는 것만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 수면 시 자세도 중요
잠을 잘 때도 바른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가장 바람직한 수면 자세는 누웠을 때 목뼈가 C 커브를 이루는 것. 베개만 바꿔도 깊은 잠을 잘 수 있는데 베개를 높게 베면 정상적인 목뼈의 C 커브가 반대로 꺾이면서 목과 어깨 근육에 무리가 간다. 베개의 높이가 8~10cm일 때 척추의 자연스러운 정렬과 목뼈의 이상적인 커브를 유지할 수 있으며 너무 딱딱한 것, 지나치게 푹신한 것, 목만 받치는 목 베개 등은 목 건강을 해치는 원흉이다.
◆ 통증이 지속될 때는 전문가에게 진찰을
통증이 지속될 경우에는 동반되는 증상을 살펴 원인을 찾거나 전문가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항상 그렇다고 생각하고 심한 통증을 참으면 더 큰 병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 즉 결림이 오랫동안 지속되거나 손가락이 저리고 귀가 울리는 등의 증상이 동반되면 병원을 찾아 전문의와 상담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 글 = 청연한방병원 나재일 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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