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진은 방광암 투병 중 28일 오전 3시45분께 숨졌다. 조동진은 방광암 4기 판정을 받은 뒤 수술을 앞두고 있었다. 수술을 잘 마친 뒤 다음 달 16일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에서 '꿈의 작업 2017-우리 같이 있을 동안에'라는 타이틀로 13년 만에 공연을 개최할 계획이었다. 조동진과 1990년대 음악공동체 하나음악 출신들이 다시 모인 레이블 '푸른곰팡이' 뮤지션들이 함께하는 공연이다. 조동진을 필두로 장필순·한동준·더 버드·박용준·조동희·이규호·정혜선·오소영·소히·새의 전부·오늘 등 총 11개 팀의 뮤지션들이 공연을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조동진은 콘서트를 한 달가량 앞두고 눈을 감았다. 건강한 모습으로 무대에 오르겠다는 마지막 그의 바람은 이루지 못했지만 후배들이 고인을 추모하는 공연이 될 전망이다.
조동진은 1966년 미8군 밴드로 음악을 시작해 1979년 정규 1집을 내고 본격적으로 가요계에서 포크 음악을 이끌었다. '행복한 사람'을 시작으로 '제비꽃' '나뭇잎 사이로' 등 발매하는 곡마다 많은 사랑을 받았다. 서정적인 멜로디와 가사가 특징이다. 1996년 5집 '조동진5'를 끝으로 제주에 칩거하며 정규 음반을 내지 않았지만, 옴니버스 앨범에 곡을 수록하며 음악에 대한 식지 않은 열정을 보여 줬다. 투병 중이던 지난해 11월엔 새 앨범 '나무가 되어'를 20년 만에 발표하기도 했다.
그의 암 투병이 알려지면서 연예계 선후배가 한마음으로 뭉치기도 했다. 사진작가 김중만은 그의 치료비를 보태기 위해 힘썼고 그의 오랜 지인인 이장희와 봄여름가을겨울의 김종진 등은 조동진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돕겠다며 의지를 보였다. 가요계 관계자들은 이번 공연이 그의 수술비에 일부 쓰일 것이라는 얘기를 듣고 직접 티켓을 구매하기도 했다. 배우 김혜수도 SNS를 통해 이번 조동진의 공연을 적극 응원했다. 조동진을 위해 연예계 후배들이 움직였던 건 그의 음악에 많은 영향을 받았고, 그가 생전에 후배 가수에게 귀감이 되는 교과서 같은 선배였기 때문이다.
가요계는 깊은 슬픔에 빠졌다. 가수 윤종신은 "조동진 형님께서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그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며 애도했다. 가수 박기영도 "조동진 선배님의 명복을 빈다"고 전했다. 밴드 호우앤프랜즈의 리더 호우는 SNS에 '참 좋아했던 선배님 음악과 추억이 너무 많은데. 부디 좋은 곳에서 편히 쉬세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글을 올렸다. 강태규 대중음악평론가는 "통기타에 입문할 때 조동진의 '행복한 사람'은 필수다. 교본 같은 노래로 배우기 쉬우면서도 그 음악이 주는 힘을 느낄 수 있다. 한국 가요계에 없어서는 안 될 한 획을 그은 인물"이라며 조동진을 기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