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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향해 부르는 운명의 노래

힘들고지칠때------/음악흐르는♬

by 자청비 2018. 10. 13.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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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향해 부르는 운명의 노래 - 파두



바다는 세계 곳곳의 많은 음악 속에서 특별한 영감을 전하는 중요한 테마로 존재해 왔다. 특히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살아야만 했던 섬이나 항구 도시의 사람들은 바다를 그들의 운명처럼 느끼며 인생의 기쁨과 슬픔을 바다와 함께 노래해 왔다. 해양 강국 시절 새로운 세계로의 진출로였던 바다는 포르투갈 사람들에게 삶의 동반자이자 동경의 대상이었다. 바다를 향한 갈망은 바다로 떠난 사람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켰고,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는 떠난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을 낳았다. 파두는 바다를 숙명처럼 여기며 살아온 포르투갈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음악이다.


파두의 기원에는 여러 가지 해석이 있는데, 대부분 포르투갈이 걸어온 역사와 관련이 깊다. 그중 본격적으로 바다로 진출하기 시작했던 15세기 대항해 시대 이후 해외로부터 들어온 음악과 리스본의 전통 가창음악, 그리고 역사 속에서 쌓여온 포르투갈 사람들의 정서가 뒤섞이며 시작된 음악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구체적으로는 1800년 전후에 브라질에서 유행했던 도시풍의 감상적인 노래 형태인 ‘모딩냐(Modinha)’와 아프리카의 ‘룬둠(Lundum)’이라는 노래가 긴 항해에서 돌아온 사람들에 의해 전해져 파두의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한다. 정서적인 면은 더욱 설득력이 있다. 이 시기에 수많은 포르투갈의 남자들은 신대륙이나 아프리카로 길고 긴 항해를 떠났다. 그 뒤에는 고통을 감내해야만 하는 남아 있는 사람들, 즉 여인들의 기나긴 기다림과 삶의 아픔이 뒤따랐을 것이다. 또한 떠나가 있는 이들은 조국에 대한 향수와 무거운 고독감을 이겨내야만 했을 것이다. 이때부터 포르투갈 사람들에게 바다는 삶이자 숙명과도 같은 것이었다. 파두라는 단어가 운명, 숙명을 뜻하는 ‘파툼(Fatum)’이라는 라틴어에서 유래한 것도 포르투갈 사람들과 바다와의 관계를 보여주는 한 단면일 것이다. 파두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때로 보는 이 시기는 1820년 브라질의 독립과 함께 국력이 크게 쇠퇴하던 시점과 맞물려 있기도 하다. 한편 바다를 따라 떠돌다 리스본의 알파마(Alfama) 골목에서 가난한 일생을 마친 뱃사람들이 인생의 회한을 노래한 것이 파두의 시작이라는 견해도 있는데, 많은 학자들이 항구도시 리스본 내에서도 알파마 지역을 파두의 발생지로 보고 있다.<사진은 파두의 여왕이라 불렸던 아말리아 호드리게스>


이슬람 세력이 이베리아 반도를 지배하던 시기의 영향도 간과할 수 없다. 무어인의 지배를 받는 동안 아랍적인 숙명관이 담긴 그들의 노래로부터 파두가 기원했다는 설도 있다. 이는 파두가 지닌 어두운 내면의 표현과 무관하지 않다. 파두에서 나타나는 어둡고 경건한 분위기, 그리고 음을 길게 늘이면서 꺾는 창법 등이 모두 아랍의 영향을 받은 흔적들이다.


이처럼 바다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운명론적인 인생관을 지닌 파두의 근간에는 ‘사우다드(Saudade)’라고 하는 포르투갈 사람들 특유의 정서가 중요하게 자리하고 있다. 사우다드는 흔히 그리움, 슬픔, 향수, 또는 강렬한 갈망 등으로 풀이되기도 하지만, 단순한 뜻을 내포하고 있는 말이 아니다. 그 속에는 바다를 숙명처럼 여기고 살아온 포르투갈 사람들의 희로애락(喜怒哀樂)과 내면에 깃들어 있는 어두운 감정이 총체적으로 담겨 있다. 파두 가수들은 이 ‘사우다드’를 감정의 밑바닥으로부터 끌어올려 토해내듯이 노래로 표현한다. 청중들 역시 그 특유의 정서를 함께 공감한다. 그래서 파두를 ‘사우다드의 예술’이라 말하기도 한다.


파두에는 고유한 악기가 뒤따른다. ‘기타하 포르투게사(Guitarra Portuguesa-포르투갈 기타)’라고 부르는 파두 특유의 악기가 있다. ‘기타하 두 파두(Guitarra do Fado-파두 기타)’로 불리기도 한다. 금속성의 12현을 지닌 포르투갈 기타는 아랍권의 우드(Oud)나 중국의 비파와 유사한 모양의 류트형 악기로 팽팽한 고음의 음색을 지니고 있다. 다른 탄현악기에 비해 음의 파장이 짧지만, 슬프도록 투명한 음색은 파두 고유의 어둡고 청승맞은 분위기를 주도하며 길고 긴 여운을 남긴다. 파디스타(Fadista-파두 가수)의 절절한 가창과 함께 파두를 파두답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악기인 것이다. 포르투갈 기타를 중심으로 클래식 기타나 스패니쉬 기타, 그리고 더블 베이스가 함께 해 파두의 전형적인 반주 편성을 이룬다.


[네이버 지식백과]  (월드 뮤직)포르투갈 파두 - 바다를 향한 그리움의 노래(황윤기 / 음악 칼럼니스트)에서 발췌




바다의 노래(Cancao Do Mar) 


Fui bailar no meu batel

나는 해변으로 춤을 추러갔지

Alem no mar cruel

성난 바다 저편에

E o mar bramindo

거친 바다로

Diz que eu fui roubar

둘도 없는 황홀한 불빛을

A luz sem par

훔치러 갔지.

 

Do teu olhar tao lindo

나는 그렇게 아름다운 불빛은 처음 보았지.

Vem saber se o mar tera razao

바다에게 그럴 이유가 있었든 없었든 

Vem ca ver bailar meu coracao

내 사랑아 나와 함께 이리와 춤을 추자

Se eu bailar no meu batel

나와 함께 이 해변에서 춤을 추자

 

Nao vou ao mar cruel

이 잔인한 바다여

E nem lhe digo aonde eu fui cantar

나는 너에게로가 노래를 부르고

Sorrir, bailar, viver, sonhar...contigo

웃고 춤추고 싶고 너와 함께 춤을 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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