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생활에서 잘못 쓰기 쉬운 한글 맞춤법을 매일 e-메일로 보내주는 '우리말 전령사'가 있다. 주인공은 농촌진흥청
농업공학연구원 성제훈(39)씨. 성씨는 2003년 9월부터 틀리기 쉬운 우리 말글의 용법을 매일 하나씩 골라 바른
사용법을 알려주는 e-메일을 보내주고 있다. 그는 '삼가하다ㆍ정안수ㆍ돈을 울궈먹다' 등 일상 생활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쓰이는 잘못된 표현을 '삼가다ㆍ정화수ㆍ돈을 우려먹다'로 바로잡아 줬다. 처음엔 직장 동료 3∼4명을 상대로 시작한 것이
이젠 알음알음으로 늘어나 몇 명이 자신의 메일을 받고 있는지 모를 정도로 인기가 높아졌다. 그의 e-메일을 통해 우리말
공부를 하고 있는 이들은 고객에게 자주 편지를 써야 하는 보험설계사에서부터 회사원과 상인, 농민, 전업주부 등 직업군이
다양하다. 성씨는 "한 50대 주부가 '학교를 다닌 지 너무 오래돼 맞춤법에 전혀 자신이 없었는데 e-메일 덕분에
자식들 앞에서도 기죽지 않는다'며 고마워 할 때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언뜻 국어와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농업 연구원인 그가 우리말 사랑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여놓게 된 것은 우리 말에 대한 뼈아픈 자기반성이 출발점이
됐다. "저는 농학자여서 농민을 상대로 글을 많이 씁니다. 몇년 전 자신있게 써서 편지를 보냈는데 한 농민이 들고와
'이게 무슨 뜻이냐'라고 물었을 때는 아차 싶더라구요" 일본어 문투와 한문이 많이 섞인 글을 써오던 성씨는 그 일이
있은 뒤 우리말에 관한 책을 닥치는 대로 읽고 국립국어원에서 교육을 받는 등 우리말 다시 배우기에 나섰다. 이렇게 얻은
우리말 지식을 널리 알리고자 매일 아침 출근하자마자 30분을 들여 아는 사람들에게 e-메일을 쓰게 됐고, 이 일이 알려지면서 이젠 라디오
방송에도 출연해 한글 맞춤법을 강연하게 됐다. 성씨는 "지식은 머릿속에 재여 놓는 게 아니라 함께 나누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올바른 우리 말을 알리는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매일 아침 성씨가 보내주는 우리 말 지식을 받아
보려면 'urimal123@hanmail.net'으로 신청하면
된다.<출처: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