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새해맞이제주마라톤대회

건강생활---------/맘대로달리기

by 자청비 2006. 1. 9. 22:21

본문

 

지난해 감귤마라톤 대회이후 두 개 대회를 연달아 신청해놓았다. 하나는 작년 12월 18일 서귀포시에서 열린 제주국제포럼 주최 삼성하우젠배 마라톤대회였고, 하나는 어제(8일) 열린 전마협 주최 새해맞이 제주마라톤대회였다. 그러나 삼성하우젠배는 대회를 앞두고 잇따른 눈날씨와 대회당일 혹한 등으로 고심끝에 무리하지 않기로 하고 결국 포기했다. 너무 아쉬웠다. 그래서 이번 전마협대회는 아무리 날씨가 추워도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대회 하루전인 토요일까지도 눈이 간간이 흩뿌리는 등 매우 추운 날씨를 보여 대회 당일도 매우 추울 것이 분명했다. 그러나 결코 포기할 수 없었다. 복장을 단단히 하고 나서기로 했다.
그런데 대회당일 의외로 바람도 매우 자고 기온도 전날에 비해 매우 양호한 영상 4도였다. 오히려 뛰기에 매우 좋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조금 긴장한 마음을 갖고 차를 몰고 종합운동장으로 향했다. 운동장에 이르니 예상보다 썰렁했다. 지역에서 주최하는 행사가 아니어서인지 날씨탓인지 모르겠지만 도내 다른 마라톤대회와는 달리 참가인원이 매우 적었다. 하기야 이 추운날씨에 달리기 매니아가 아니면 달리기가 매우 힘들기도 할 것이다. 출발 30여분을 남긴 뒤 겉옷을 벗고 물품을 맡긴 뒤 달리기 복장으로  트랙에 나섰다. 가만히 있기에는 날씨가 추웠다. 조금 빠른 속도로 운동장을 한바퀴 돌았다. 그리고 서서히 스트레칭을 하며 몸을 풀었다. 개회식 행사가 진행됐다. 이어 출발준비를 마친 뒤 9시가 되자 하프코스 출발신호가 울렸다.
요즘 운동을 게을리한 탓에 1시간55분 이내만 들어오면 만족이다 라고 생각하며 출발했다. 그러나 몸이 무겁다는 느낌을 받는다. 역시 운동을 게을리 한 탓이려니 생각해본다. 운동장을 벗어나도 제주의 강한 바람이 별로 느껴지지 않았다. 매우 다행이었다. 해안도로로 접어들어도 예전같으면 강한 바닷바람이 얼굴을 때릴 터인데 오늘은 바람이 너무 조용했다. 천천히 뛴다는 기분으로 뛰어왔는데 5km지점에 이르러 시계를 누르니 25분대이다. 헉~ 너무 빨리왔나? 평소보다 2분정도 빨랐다. 그런데 날씨가 춥고 바람이 없어서인지 전반적으로 모든 주자들이 빠르게 달리고 있다고 느껴졌다. 후반이 두려워졌다. 그러나 설마 하프에서 고전할까 라고 마음을 고쳐잡고 스피드를 유지했다.
10km지점에 이르니 50분대 였다. 이제 반환점을 앞두고 오르막이다. 힘껏 치고 올라가 반환점을 돌고 내려오니 반환점에서 시간을 못찍었다. 아차 싶었지만 다시 -10km지점에서 시간을 찍으니 57분이 나온다. 아니? 왜 이렇게 오래 걸렸지? 너무 1km를 뛰는데 7분씩이나 걸리다니? 뭔가 마술에 홀린 듯한 기분이었다. 그새 스피드가 줄어든 것일까 아니면 스피드가 처진 것일까. 그래도 남은 10km를 57분에 달리면 되니까 1시간55분 내에는 여유있게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아직은 힘도 여유가 있어 보인다. 나를 추월해가는 사람을 따라 가면서 스피드를 올려 본다. 충분하다. 5km를 남기고 시간을 찍어보니 1시간 22분이다. 랩타임이 25분이다. 의외다. 아마 추운 날씨와 바람이 없어 체력소모가 덜 되는 것 같았다. 이 정도면 나머지 5km를 27분내로 달리면 50분이내도 가능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머지 구간은 완만한 오르막이 길게 펼쳐진다. 풀코스를 달릴 때 쯤엔 4시간 이상 주자들은 대부분 걸어가는 마(魔)의 코스였다. 지금과 같은 스피드로 달려가기는 너무 어렵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까짓것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아닌가. 언덕을 치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앞선 주자들을 하나하나 따라잡는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치고 올라갔다. 멀리 1시간50분대 페메가 보였다. 저걸 잡아야 하는데 라며 쫒아갔다. -2km지점에 이르니 1시간50분에서 10분 밖에 남지 않았다. 그새 여유있던 2분을 까먹은 것이다. 이제 막판인데 km당 5분 속도로 쫒아가야 한다. 다른 생각할 여유없이 달렸다. 오로지 50분이내에 들어간다는 목표를 향해. 종합경기장 정문에 들어서니 1시간 48분을 넘어서고 있다. 이제 2백여m쯤 남았는데 앞에 주자가 한 사람 보인다. 그 주자를 잡기 위해 뛰었다. 마침내 트랙에 들어서서 50m쯤 남은 골인점을 향해 달려가는데 뒤에서 누가 나를 추월하고 앞사람마저 추월해 골인점으로 향했다. 헉~ 이 순간에 누가. 나도 마지막 남은 힘을 발휘해 10m쯤 남기고 앞사람을 제치며 골인했다. 시간은 1시간49분27초였다. 공식기록은 나중에 나오겠지만 어쨌든 성공이었다. 남들이 보면 별 것 아닌 기록이지만 거북이 마라토너에겐 올 한 해는 잘 풀릴 것 같은 생각이 들게끔 하는 의미있는 기록이었다.

구간기록
5km              25'
10km             50'
11.0975km      57'
16.0975km   1:22'
21.0975km   1:49'

'건강생활--------- > 맘대로달리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생의 속도는?  (0) 2006.01.26
겨울철 운동엔 충분한 준비 필요  (0) 2006.01.13
마라톤의 추억  (0) 2006.01.06
눈보라 치는 날씨에...  (0) 2005.12.13
마라툰세상  (0) 2005.12.11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