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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보라 치는 날씨에...

건강생활---------/맘대로달리기

by 자청비 2005. 12. 13.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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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소리에 눈을 떴다. 새벽 5시30분이다. 화장실을 갔다오면서 바깥 날씨를 확인했다. 얇게 눈이 쌓여 있다. 바람이 매섭게 느껴진다. 이런 날은 운동하러 나가기가 조금 싫어진다. 그래도 안방에 들어가 옷을 주섬주섬 챙겨 거실로 나갔다. 전날 무리한다든가, 별 일이 없으면 시작되는 나의 아침 모습이다.

 

TV를 켜고 천천히 정신을 가다듬으며 운동복으로 갈아입는다. 겨울이니까 옷입는 것도 만만치 않다. 여름이면 아래 위로 한벌씩만 걸치고 나가는데 추운 한겨울이라 아래는 팬티와 타이즈를 입고 다시 운동복을 걸치고, 웃도리는 반소매에 긴소매 티를 걸치고 운동복을 걸친다. 그리고 모자를 쓰고 다시 운동복에 달린 모자를 쓰고 헤드렌턴을 메고 장갑끼고 나면 준비 끝이다. 그런데 가끔 TV에 좋은 프로를 하면 보다가 늦게 나가는 경우도 있다. 오늘 아침도 그랬다.

 

전에 한번 보긴 했지만 이소룡 일대기를 그린 영화다. 조금 가공된 것이긴 했지만 "조금만 더 보다가" 한 것이 6시30분이 되버렸다. 옷은 모두 입은 상태라 밖에 나가기만 하면 되는데 잠깐 "오늘은 운동하지 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도 탁탁 털고 TV를 끄고 거실에 불을 끄고 밖으로 나갔다. 바깥은 아직도 깜깜하다. 달리기 출발지점까지는 한 500m쯤 걸어간다. 걸어가면서 조금씩 몸을 흔들어본다. 날씨가 꽤 춥다. 하지만 금방 일어나 바깥을 확인했을 때 쌓여 있던 눈은 얇게 쌓였던 탓인지 어느새 모두 녹아있다.

 

시간이 늦은 관계로 한시간 코스는 뛰지 못하고 35분코스를 택했다. 어차피 오늘 날도 춥고 뛰기도 싫은데 잘 됐다고 생각해본다. 한 5분쯤 뛰려니까 눈보라가 몰아친다. 내가 이 무슨 궁상인가라는 생각이 든다. 무슨 마라톤 선수할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내가 서브3-서브4도 못한 주제에- 하는 마라토너도 아니고... 오늘 날씨가 이러니까 평소 많이 보이던 아줌마 부대도 전혀 안보인다. 그러나 점점 뛰면서 이런 생각은 사라지고 달리기에 몰입한다. 내리막 코스를 택했기 때문에 별 힘들이지지 않고 아침 조깅을 마쳤다.

 

제주국제포럼이 주최하는 겨울마라톤대회가 이번주 일요일(12/18)에 열린다. 이번 일요일에도 이런 날씨라면 실제 참가자가 별로 없을 듯하다. 지난 제주감귤마라톤 때 자봉하느라 못달리는 바람에 열받아서 다음날 이번 겨울마라톤대회와 내년 1월 8일 열리는 전마협 마라톤에 모두 신청해버렸다. 그런데 그냥 연습삼아 하는 것인지라 풀은 아니고 두대회 모두 하프로 신청했다. 사실 이 엄동설한에 4시간동안 뛰는 것이 싫기도 했다.

 

오늘 뉴스에서 겨울에는 평균 1.5kg정도 살찐다고 한다. 아닌게 아니라 한 2~3년동안 겨울만 되면 체중이 늘어 애를 먹었다. 요즘도 조금 체중이 부는 것 같아 조금 걱정이다. 퇴근하고 집에 오니 이번주 일요일 대회의 준비물이 도착했다.

 

지난주 일요일 찬바람 부는 날씨에 30km를 뛰었는데 막판에 힘이 빠져 애먹었다. 그동안 주중 달리기도 매우 부족했거니와 오랜만에 장거리를 뛰는터라 27km를 넘어서자 걸어서 왔다. 길가에 감귤밭에 들어가 귤을 몇개 따먹었는데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다. 사실 겨울에 장거리 훈련땐 가끔 귤밭에 들어가 귤을 따먹는데 이거 안먹어본 사람은 그 맛을 모른다.

 

이번 주 일요일 매우 추울 것으로 예상되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달리기세상에 빠져볼 생각이다.

 

<2003년 제주시민마라톤 때 중엄 해안도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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