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가가사중에서]
아침에 일어나서 습관적으로 텔레비전을 켰더니,
애국가가 나오고 있더군요.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하느님이 보우하사...보호하사? 보호하셔서???
우리나라가 천년만년 잘 되라고
하느님이 보호해 주신다는 의미인가? ^^*
보우(保佑)는,
"보호하고 도와줌"을 뜻하는 말로,
천지신명이시여, 저희를 길이
보우해 주심을 바라나이다.처럼 쓰입니다.
'보호하다'를 잘못 쓴 게 아닙니다. ^^*
애국가 이야기가 나온 김에,
2절에
보면,
남산위에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듯,
바람서리 불변함은 우리 기상일세...
바람서리? 바람소리를 잘못 쓴
건가?
'바람서리 불변함'은,
아무리 거센 바람이 몰아치고, 차가운 서리를 맞아도 끄떡하지 않는,
어떠한 어려움에도 변하지
않는,
꿋꿋한 우리의 기상을 말하는 겁니다.
'바람소리'가 아니라, '바람'과 '서리'입니다.
3절,
'가을하늘 공활한데
높고 구름없이'에서 나오는 '공활'을 좀 볼게요.
공활(空豁)은,
"텅 비고 매우 넓다."는 뜻으로, 공활한 가을 하늘.처럼
씁니다.
이 단어는,
몇몇 국어사전에 올라있지 않습니다.
국립국어원에서 펴낸 표준국어대사전과
동아국어사전에는
올라있는데,
연세한국어사전에는 올라있지 않습니다.
연세한국어사전을 이용하는 인터넷 dreamwiz국어사전에서 '공활'을
찾아보면,
그런 단어 없다고 나옵니다.
재밌죠? ^^*
저만 재밌나요?
'가을하늘 공활한데' 대신에,
'가을하늘
드높은데...'하면 맛이 좀 떨어지겠죠? ^^*
[손톱깎이]
게으른 사람은 손톱이 빨리 자란다는데,
어제 문득 제 손톱을 보니 상당히 길어 있더군요.
게으른 태 안내려고 바로 손 좀 봤습니다. ^^*
손톱을 자를 때 쓰는 기구를 뭐라고 하죠?
손톱깎이? 손톱깎기?
연필 깎는 기구는 뭐라고 하죠?
연필깎이? 연필깎기?
‘깎이’와 ‘깎기’는 다릅니다.
‘깎이’는 ‘깎다’라는 동사의
어간에
사람, 사물 일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이’가 붙은 겁니다.
때밀이, 구두닦이, 젖먹이, 재떨이, 옷걸이, 목걸이,
감옥살이, 가슴앓이 따위죠.
또한,
‘-이’는 명사, 형용사, 의성어, 의태어 따위에 붙어,
사람, 사물의 뜻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절름발이, 애꾸눈이, 멍청이, 똑똑이, 뚱뚱이, 딸랑이, 짝짝이 따위죠.
‘깎기’는 ‘깎다’라는 동사에 명사 구실을 하는
‘-기’가 붙은 형태로 어떤 행위를 말합니다.
“나 손톱 깎기 싫어!”, (손톱을 깎는 행위가 싫다)
“연필 깎기는 정말
귀찮아” (연필을 깎는 그 행위가 귀찮다)
따위로 씁니다.
정리하면,
사람이나 물건, 일 따위에는 ‘-이’가 붙고,
어떤 행위에는 ‘-기’가 붙는다고 기억하시면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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