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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다/이르다

마감된 자료-------/성제훈의우리말

by 자청비 2006. 2. 21.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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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빠르다'와 '이르다']
'빠르다'는, "어떤 동작을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짧다."는 뜻으로, 속도(速度)와 관계가 있습니다. 걸음이 빠르다. 말이 빠르다. 발놀림이 빠르다. 그는 행동이 빠르고 민첩하다처럼 씁니다.
'이르다'는, "계획한 때보다 앞서 있다."는 뜻으로, 시기(時期)와 관계가 있습니다. 그는 여느 때보다 이르게 학교에 도착했다. 올해는 예년보다 첫눈이 이른 감이 있다처럼 씁니다.
따라서, '경기회복 빨라야 내년 초'라는 말은 틀립니다. 경기가 회복되는 시기를 말하는 것이므로,  '경기회복 일러야 내년 초'라고 해야 합니다. 
또, 상사가 "이 일 언제까지 끝낼 수 있는가?"라고 물으면 "빨라야 다음 주 초에나 끝날 것 같습니다."라고 답변하면 안 됩니다. "일러야 다음 주 초"라고 해야 합니다.

 

[뜬금없다]
‘뜬금없다’라는 말 아시죠?  갑작스럽고도 엉뚱하다는 뜻의 형용사입니다.  이 ‘뜬금없다’라는 말이 어디서 생긴 말인지 아세요?
옛날 시골장에는 말감고가 있습니다. 곡식을 팔고 사는 시장판에서  되질하거나 마질하는 일을 직업으로 하던 사람을 말감고라고 하는데요.  이 말감고가  한 되에 얼마인지 그날의 시세를 정했다고 합니다. 말감고가 정한 곡물 시세인 ‘띄운 금’에서 ‘뜬금’이라는 말이 생겨났습니다.  따라서,  ‘뜬금없다’라는 말은,  띄운 금이 없는, 시세가 없는 황당한 경우를 이르는 말이었고, 지금은 갑작스럽거나 엉뚱한 경우를 이르는 말이 된 거죠.

 

[무쏘]
무쏘는 ‘무소’라는 우리말을 뒤틀어놓은 겁니다.  달리 불만이 있는 게 아니라, 우리말을 뒤틀어 놓은 게 싫은 거죠.  ‘무소’는 ‘코뿔소’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자동차 회사는 코뿔소처럼 힘이 좋은 차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무쏘’라고 썼겠지만, 이유야 어찌되었건 한글을 파괴한 것은 비난받아야겠죠.  다행스럽게도 이제는 무쏘를 생산하지 않는다죠?
앞으로는 자동차 이름을 지을 때 고민 좀 하고 짓기를 바랍니다. 전국을 누비고 싸돌아다니라는 뜻의  ‘누비라’ 같은 것은 참 좋잖아요. 참고로 저는 자동차 회사와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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