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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겠습니다 / ~같다

마감된 자료-------/성제훈의우리말

by 자청비 2006. 2. 21.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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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 발표장에서 흔히 듣는 말 중,  '-겠습니다.'가 있습니다. "이 그림은 전통가옥이 되겠습니다. 저 내용은 기본 계획이 되겠습니다." 심지어 사회자도, "화장실은 이쪽이 되겠습니다. 이분은 우리 회사 사장님이 되시겠습니다. 입장해 주시기 바라겠습니다. ......" 참 듣기 거북합니다.
'-겠-'은, "내일쯤 비가 내리겠습니다"에서처럼 확실하지 않은 일에 대한 '추정'을 나타낼 때나, "첫눈이 오면 가겠습니다"처럼 말하는 사람의 의지를 나타낼 때 씁니다. 이 밖에는 '겠'을 쓰지 않으시는 게 깔끔합니다.
'이 그림은 전통가옥이 되겠습니다'는 '이 그림은 전통가옥입니다'로, '저 내용은 기본 계획이 되겠습니다'는 '저 내용은 기본 계획입니다'로, '화장실은 이쪽이 되겠습니다'는 '화장실은 이쪽입니다'로, '이분은 우리 회사 사장님이 되시겠습니다'는 '이분은 우리 회사 사장님입니다'로, '입장해 주시기 바라겠습니다'는 '들어와 주십시오'로 쓰시면 됩니다. '겠'을 남용하는 말버릇은 하루빨리 바로잡아야 합니다.

 

또 조심해야 할 말버릇으로 '-같다'가 있습니다.
 '같다'는, 잘 아시는 것처럼, "크기, 생김새 따위가 서로 다르지 않고 한 모양이다"나, "다른 것과 비교하여 그것과 다르지 않다"는 뜻이 있습니다. 또, '아마 ∼것 같다'처럼 "추측, 불확실한 단정을 나타내는 말"을 뜻하기도 합니다. 비가 올 것 같다. 연락이 없는 걸 보니 무슨 사고가 난 것 같다처럼 씁니다. 이 말은 추정이나 예상처럼 확실하지 않은 것에만 쓰는 말입니다. 이런 '같다'를  자기 기분이나 느낌, 생각을 말할 때는 쓰면 안 됩니다.
뭔가 좋은 일이 있는 사람에게 기분을 물으면, "기분이 좋은 것 같아요"라고 대답하는 경우가 그런 거죠. 자기 기분을 자기가 말하면서 마치 남의 기분을 예상하거나 추측하는 것처럼 말하면 안 되죠. "재밌는 것 같아요. 즐거운 것 같아요. 기쁜 것 같아요. 좋은 것 같아요... " 모두 마찬가집니다.

 "저는 자라면서 병치레를 자주 했던 것 같아요"처럼, 자기가 겪은 일을 마치 남의 경험처럼 말하는 것도 올바른 말버릇이 아닙니다. "기분이 좋은 것 같아요"가 아니라, "기분이 참 좋아요." "저는 자라면서 병치레를 자주 했던 것 같아요"가 아니라, "저는 자라면서 병치레를 자주 했습니다."라고 하면 좋잖아요. 정리하면, 자기 기분이나 느낌, 생각을 말할 때는 '같다'를 쓰시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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