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일하고 나서 마시는 맥주, 그것도 맘 맞는 친구들과 마치는 맥주는 보약일 겁니다. ^^*
맥주를 파는 집을 '맥주집'이라고
할까요, '맥줏집'이라고 할까요?
우리말을 공부하면서 제가 제일 불만인 게 사이시옷 규정입니다. 언어현실과 많이 동떨어진 규정을 만들어놓고
지키라고 강요하는 것 같아 영 떨떠름합니다. 언제 기회 되면 사이시옷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로 하고, 오늘은 간단한 것만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사이시옷은 두 단어를 합쳐 한 단어로 만들 때만 씁니다. 이 두 단어는 꼭,
고유어+고유어
고유어+한자어
한자어+고유어
한자어+한자어
여야 합니다.
이것만 아셔도 '피잣집'이 아니라
'피자집'이고, '핑큿빛'이 아니라 '핑크빛'이라는 것을 아실 수 있습니다. 앞에서 보는 것처럼 고유어와 한자어의 결합에만 사이시옷을 쓰지,
외래어에는 사이시옷을 쓰지 않거든요. 이 중, 한자어+한자어는,
곳간(庫間), 셋방(貰房), 숫자(數字), 찻간(車間), 툇간(退間),
횟수(回數)
이렇게 여섯 가지만 사이시옷을 쓰고 다른 경우는 쓰지 않습니다.
따라서 '촛점'이 아니라 '초점'이 맞고, '갯수'가
아니라 '개수'가 맞습니다. 맥주는 麥酒로 한자어입니다. 사이시옷은 맥주 다음에 고유어가 올 때만 쓸 수 있습니다.
맥주 다음에 한자어가
오면 한자어+한자어인데, 이런 경우는 여섯 가지만 사이시옷을 쓰고 다른 경우는 쓰지 않는다고 했잖아요.
따라서, '맥주+집'은
한자어+고유어로 '맥줏집'으로 쓰는 게 맞습니다. 그러나 맥주+병(甁)은 한자어+한자어이므로 '맥줏병'이 아니라 '맥주병'으로 써야 맞습니다.
맥주+잔(盞)도 마찬가지 이유로 '맥주잔'이 맞습니다. 우리말123 ^^*
[너무 이쁘고 여성스럽다]
며칠 전 텔레비전 오락 프로그램에서 본 건데, 한 아리따운 아가씨가 나오자, 그를 본 남자 연예인이,
“우와~~~ 너무 이쁘시네요”라면서 호들갑을 떨더군요. 시간이 좀 흘러, 그 아가씨가 수줍게 웃자, “우와~~~ 너무 여성스럽네요”라면서
떠벌리는데...
방송에서 이것저것 떠벌이는 연예인들은 국어교육 좀 받고 나와야 합니다. 그 사람들은 쉽게 지껄이지만, 그것을 듣는
학생들은 그게 다 맞는 말인 줄 알거든요. 앞에 예로 든, 두 마디에서도 틀린 게 세 개나 됩니다.
먼저, 언젠가 우리말 편지에서
말씀드렸듯이, ‘이쁘다’라는 단어는 사전에 없습니다. ‘예쁘다’가 맞습니다. “제 딸 지안이는 참 예쁩니다.”처럼 씁니다. ^^*
둘째,
‘너무 예쁘다’라는 말은 욕입니다. ‘너무’는 부사로, “일정한 정도나 한계에 지나치다”라는 말입니다. 너무 크다/너무 늦다/너무 어렵다/너무
위험하다/너무 조용하다/너무 멀다처럼 쓰죠. 아리따운 아가씨에게 ‘너무 예쁘다’라고 하면, “너는 그 정도로 예쁘면 안 되는데, 네 수준
이상으로 예쁘다”라는 말이 되어버립니다. 당연히 욕이죠. “너무 예쁘다”가 아니라 “참 예쁘다” 또는 “무척 예쁘다”라고 쓰셔야 합니다.
셋째, “여성스럽네요”라는 말도 욕입니다. ‘-스럽다’는, “‘그러한 성질이 있음’의 뜻을 더하여 형용사를 만드는 접미사”입니다. 여자가
여성다운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요? 남자가 여자처럼 간들간들하고 귀여울 때 쓰는 말이, ‘여성스럽다’라는 말입니다. 여자가 남자처럼 우락부락하면
그건 남성스러운거죠.
따라서, 이 남자 연예인처럼, 여자에게 ‘여성스럽다’고하면 ‘실은 너는 남자인데, 여자처럼 보인다’라는 말밖에 안
됩니다. 이게 욕이 아니고 뭐겠어요. ^^*
오늘은 내용이 조금 길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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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벌리다 : 이야기를 과장하여
늘어놓다. 자신의 이력을 떠벌리다/아직 입 밖에 한 번도 낸 적이 없는 이 말을 팔기는 기어이 참지 못하고 떠벌리고 만다.
떠벌이다 :
굉장한 규모로 차리다. 그는 사업을 떠벌여 놓고 곤욕을 치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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