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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세/전기요금

마감된 자료-------/성제훈의우리말

by 자청비 2006. 7. 18.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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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뉴스에서 들으니, 이번 비로 숟가락 하나 건지지 못하고 마을회관이나 학교로 몸을 피하신 분이 많고, 그런 분들에게 대피 공간을 제공한 집이나 공공기관에는, 전기요금을 깎아 준다고 하더군요. 참 반가운 소식입니다.
오늘은, '전기요금'과 '전기세'를 구분해 볼게요. '요금'은, "남의 힘을 빌리거나 사물을 사용·소비·관람한 대가로 치르는 돈"입니다. 전화 요금, 택시 요금, 요금 인상, 요금을 내다처럼 씁니다.
'세'는, '조세'를 말하는데, '조세'는, "국가 또는 지방 공공 단체가 필요한 경비로 사용하기 위하여 국민이나 주민으로부터 강제로 거두어들이는 금전"을 말합니다. 말 그대로 '세금'이죠.
한국전기통신공사에서 보내주는 전기를 쓰고, 그 대가로 돈을 치르는 것은, '전기세'가 아니라 '전기요금'입니다. 쉽게 정리해서, 정부에서 걷는 것은 '조세'나 '세금'이고, 정부 이외의 곳에서 걷거나 받는 돈은 '요금'입니다.
한전에서 좋은 일을 하니, 보는 저도 기분이 참 좋습니다.
우리말123 ^^*

 

[삐지다/삐치다]

흔히, "성이 나서 마음이 토라지다"는 뜻으로 '삐진다'고 합니다. "너 때문에 삐졌다." "그만한 일에 삐지면 되니?" 처럼 쓰는데, 이때 쓰는, '삐지다'는 잘못된 겁니다. 성이 나서 토라지는 것은 '삐지'는 게 아니라 '삐치'는 것입니다.
'삐지다'는, "칼 따위로 물건을 얇고 비스듬하게 잘라 내다."는 뜻으로, 김칫국에 무를 삐져 넣다처럼 씁니다.
우리말123 ^^*
보태기)'삐치다'에는, "글씨를 쓸 때 글자의 획을 비스듬히 내려쓰다."는 뜻도 있습니다.


[세간살이/세간붙이]

비가 많이 오네요. 아무쪼록 큰 피해가 없기를 빕니다. 텔레비전에 이번 비로 세간이 많이 상한 집이 나오네요. 하나같이 손때 묻은 살림살이일텐데….
오늘은, 그런 아까운 살림살이를 생각하면서 글을 씁니다.
흔히, "집안 살림에 쓰는 온갖 물건"을 두고, '세간살이'라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틀린 겁니다. 그것은 '세간'이나 '세간붙이'라고 해야 합니다.
이와 비슷한 '살림'은, "한집안을 이루어 살아가는 일"이라는 뜻도 있지만, "집 안에서 주로 쓰는 세간"이라는 뜻도 있어, 살림이 늘어나다, 살림을 장만하다처럼 쓸 수 있습니다.
'살림살이'는, "살림을 차려서 사는 일"인데, 여기에도, "숟가락, 밥그릇, 이불 따위의 살림에 쓰는 세간"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부엌 살림살이, 그 사이에 살림살이가 많이 늘어났구나처럼 쓰죠.
정리하면, 집안 살림에 쓰는 물건은, 세간, 살림, 살림살이라고 하나, '세간살이'라는 말은 없습니다. 아무쪼록, 이번 비에, 못쓰게 되는 세간이나 살림이 없기를 빕니다.
우리말123 ^^*

 

[대입차/댓잎차]
어제 선물을 하나 받았습니다. 전남 담양에서 보내온 '대잎차'입니다. 담양은 대나무의 고장답게 대나무를 이용한 상품을 많이 만들고 있나 봅니다.
지역 경제를 위해서 그런 상품을 만드는 것은 좋은데, 그래도 상품이름을 맞춤법에 맞게 지어야하는데….
'대잎차'가 아니라 '댓잎차'가 맞습니다.
맞춤법 규정에 따르면, 뒷말의 첫소리 모음 앞에서 'ㄴ', 'ㄴ' 소리가 덧나는 것은 사이시옷을 써야 합니다. 도리깻열, 두렛일, 뒷일, 베갯잇, 나뭇잎 따위가 그렇죠. '대잎'도 [댄닙]으로 발음하므로 사이시옷을 넣어 '댓잎'이라고 써야 합니다.
우리말123 ^^*

 

[反軍일까? 叛軍일까?]
인터넷 뉴스를 보니, 체첸 독립을 위해 러시아를 상대로 테러를 감행해온 체첸 무장세력 지도자 샤밀 바사예프(41)가 러시아 특수군에 의해 살해됐다고 나오네요. 그 기사의 제목이, '러, 체첸 反軍 지도자 바사예프 살해'입니다.
http://news.media.daum.net/foreign/europe/200607/11/khan/v13328723.html
반군(反軍)이 뭐죠? 찬성과 반대할 때 쓰는 뒤집을 반(反) 자와 군사 군(軍) 자를 쓴 걸 보니, 군부에 반대하거나, 군벌 또는 군국주의에 반대한다는 뜻 아닐까요? 당연히, 국어사전에도 그렇게 나와 있습니다.
http://www.korean.go.kr/uw/dispatcher/bbs/search/dictionary/dic_sear_detail.appl?att1=%EB%B0%98%EA%B5%B0&count=0&pcount=0&attr_oid=@50209|5|4&old_in=0
그러나 '체첸 반군 지도자'에 쓰인 '반군'은 소련에서 보기에,  "반란을 일으킨 군대"를 뜻하는 '반란군'아닐까요? 그렇다면, 反軍이 아니라, 叛軍으로 써야 맞습니다. 바사예프가 반란군의 지도자인지 아닌지는 몰라도, 기사에서 말하는 반군은, 反軍이 아니라, 叛軍입니다.
우리말123 ^^*
보태기)부산일보 이진원 기자가, 反軍이 아니라 叛軍이라는 내용의 글을 쓴 곳을 연결합니다.
http://www.busanilbo.com/news2000/html/2006/0620/043820060620.103411194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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