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건강악화나 사고 등 술이 직접적인 원인이 돼 사망하는 사람이 2만여 명에 이르고 사회경제적 비용이 14조 9000억 원에 달한다는 것인데 우리나라 건강보험의 총 재정이 20조원을 약간 넘고 1년 국방예산이 20조원 정도라는 것을 고려해보면 어마어마한 액수다. 술이 개인의 차원을 넘어 사회 전체의 문제가 된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술중독이라고 할 수 있다. 술은 일종의 화학약품으로 꾸준히 마실 경우 중독에 이른다. 어떤 물질에 대해 중독에 이르는 과정은 대개 똑같은 과정을 거치게 된다. 그 물질이 몸 안에 들어갔을 때 어떤 긍정적인 기억을 갖게 된다면 -예를 들어 기분이 좋아진다던지- 다음에는 자기도 모르게 그 물질을 찾게 되는데, 중단하게 되면 여러 가지 금단증상이 생긴다. 이것을 어떤 물질에 대한 ‘의존’ 이라고 한다. 술, 마약, 도박 모두 중독과 의존에 이르는 경로는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마약이나 도박과 달리 우리나라에서 술은 특별한 대우를 받는다. 술을 많이 마시는 것이 병이 아닌 능력으로 인정받는 분위기다. 이런 분위기는 우리 사회에 뿌리 깊은 접대문화와도 관련이 있다 ‘안 되는 것을 술을 먹여 되게 하는 것’이 접대이다 보니 술을 잘 마시는 것이 능력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또 선천적으로 술이 약한 사람에 대한 배려도 없이 무조건 술을 권한다. 특히 직장상사가 부하에게 또는 선배가 후배에게 강권하는 경우가 많은데 술자리가 윗사람의 파워를 과시하는 자리가 되는 것이다. 선진한국을 위해 일에 미쳐 살았던 우리 가장들은 막중한 스트레스에도 불구하고 술 외에는 달리 그것을 풀 방도가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러다보니 술에 중독된 사람이 어느덧 300만 명에 이르렀다. | ||
처음부터 중독에 빠지는 사람은
없다. 과음과 폭음이 반복되는 생활을 계속하다보니 어느 순간 중독단계에 이른 자신을 발견한 것뿐이다. 더구나 중독 단계에
이르러서도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더 큰문제다. 술을 마시기 위해 적당한 핑계거리를 내세워 자주
사람들을 소집하는 경우나 집에서 혼자 매일 술을 마시는 경우, 그리고 해장술을 마시는 경우라면 알콜 의존이 아닌지 반드시 검사와 함께 상담도
받아보아야 한다. |
<MBC 신재원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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