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염색이야기로 시작해 보죠.
염색할 때, '나염'이라는 말 많이 들어보셨죠? 피륙에다 무늬가 새겨진 본을 대고 풀을 섞은 물감을 발라 물을 들여, "피륙에 부분적으로
착색하여 무늬가 나타나게 염색하는 방법."을 말합니다. 대부분 '나염'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는 '날염'을 잘못 쓰고 있는
겁니다.
국어사전에 보면 '나염'은 이렇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http://www.korean.go.kr/uw/dispatcher/bbs/search/dictionary/dic_sear_detail.appl?att1=%EB%82%98%EC%97%BC&count=0&pcount=0&attr_oid=@37398|3|4&old_in=0
도장
찍는 것을 날인한다고 하죠? 찍을 날(捺) 자에 도장 인(印) 자 입니다. 바로 이 '찍을 날'자를 써서 날염이라고 합니다. 찍을 날(捺) 자에
물들일 염(染) 자를 쓴 게 '날염'입니다.
그런데 '날인'이라는 말은 일본어(捺印, なついん[나쯔잉])에서 온 말입니다. 국립국어원에서
아직 다듬지는 않았지만, 도장을 찍다로 다듬어서 쓰는 게 좋겠습니다. 마찬가지로 '날염'도 일본어(捺染, なっせん[낫셍])에서 나온
말입니다.
1995년 문화체육부(지금의 문화관광부)에서 내놓은 "일본어투 생활용어 순화자료"에 '날염'을 '무늬찍기'로 다듬었고, 남영신의
<한+ 국어대사전>은 뜻풀이를 하지 않고 바로 '무늬찍기'를 보라고 했으며, <표준국어대사전>도 풀이 끝에
'무늬들임˙무늬박음˙무늬찍기'와 같은 말이라고 했군요.
따라서 '날염'보다는 '무늬찍기'로 쓰는 게 좋겠습니다.
이렇게 우리가
무심코 쓰는 말 중에 엉터리가 참 많답니다. 우리말이 어렵다고 생각하시기 전에,
내가 얼마나 관심을 두고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먼저
생각해봐야 합니다.
우리말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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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륙 : 아직 끊지 아니한 베, 무명, 비단 따위의 천을 통틀어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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