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소리(모음) 발음 이야깁니다. 흔히 발음을 조금 틀리게 해도 상황에 따라 상대가 뜻을 알아채는 경우가 많아, 발음을 정확하게 내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은 그 중 하나인 '들르다'와 '들리다'를 갈라보겠습니다.
'들리다'는 "사람이나 동물이 소리를 감각 기관을 통해
알아차리다."는 뜻의 '듣다'의 피동형입니다. 어디서 음악 소리가 들린다, 밤새 천둥소리가 들렸는데 아침에는 날이 맑게 개었다처럼 씁니다.
'들르다'는 "지나는 길에 잠깐 들어가 머무르다."는 뜻으로, 친구 집에 들르다, 퇴근하는 길에 포장마차에 들렀다가 친구를 만났다처럼
씁니다.
이렇게 가르고 보면 쉬운데 막상 쓸 때는 헷갈립니다. 예를 들어보면, 어디서 희귀한 매미 소리를 들었다면 그걸 녹음해서
저에게 들려주시고, 수원에 오시면 농촌진흥청 잔치에 들러주세요. ^^*
말 되죠?
'맞히다'와 '맞추다'도 헷갈리는 경우가 많지요.
'맞히다'는 "문제에 대한 답이 틀리지 아니하다"는 뜻이 있는 '맞다'의
사동사입니다. 정답을 맞히다, 수수께끼에 대한 답을 정확하게 맞히면 상품을 드립니다처럼 씁니다.
'맞추다'는 "서로 떨어져 있는 부분을
제자리에 맞게 대어 붙이다."는 뜻입니다. 문짝을 문틀에 맞추다, 떨어져 나간 조각들을 제자리에 잘 맞춘 다음에...처럼 씁니다. 또, "둘
이상의 일정한 대상들을 나란히 놓고 비교하여 살피다."는 뜻도 있어 나는 가장 친한 친구와 답을 맞추어 보았다처럼 씁니다.
두 개를 같이
견줘보면, 문제의 정답을 골라낸다는 것은 '문제의 답을 맞히다'가 옳은 표현이고,
'문제의 답을 맞추다'라고 하면 대상끼리 서로 비교한다는
뜻으로 '답안지를 정답과 맞추다'라는 뜻입니다.
'떠벌리다'와 '떠벌이다'를 갈라볼게요.
'떠벌리다'는 " 이야기를 과장하여 늘어놓다."는 뜻으로, 제가 날마다 농촌진흥청 잔치를
떠벌리고 다닌다처럼 쓸 수 있습니다.
'떠벌이다'는 "굉장한 규모로 차리다."는 뜻으로, 농촌진흥청에서 큰 잔치를 떠벌여 놓고 많은 사람을
초청했다처럼 쓸 수 있습니다.
위에 '벌리다'와 '벌이다'의 차이점을 살펴보았죠? '벌리다'는 물리적인 간격이 떨어지는 것이고,
'벌이다'는 어떤 일을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떠벌리다'도 입으로 떠드는 것이므로 '벌리다'와 잇고, '떠벌이다'는 일을
시작하는 것이므로 잔치를 차리는 것과 이으면 될 것 같습니다. 한 가지 더, "자주 수다스럽게 떠드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
'떠버리'입니다. 이를 한꺼번에 써 보면, 농촌진흥청에서 떠벌인 잔치를 제가 여기저기 떠벌린 것입니다. 이러는 저는 떠버리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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