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가을 마라톤대회에서 마라토너가 쓰러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는 뉴스를 심심치 않게 접한다. 지난 4년 동안 국내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 도중 목숨을 잃은 사람이 20여 명에 달한다. 마라톤처럼 격렬한 운동 중에는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져 건강한 사람도 돌연사할 가능성이 있다. 느리게 걷는 산행이라도 무리하면 심장에 큰 부담을 주므로 자신의 체력에 맞는 운동 형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요즘처럼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시기에는 말초혈관이 수축해 운동 중 심장마비의 위험이 높아진다. 여름보다 2배의 시간을 들여 사전에 충분히 몸을 풀어야 돌연사 위험을 방지할 수 있다. 하지만 일반인들은 운동 중 돌연사의 위험에 대해 비교적 안일한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라톤 동호회 회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1.9%가 돌연사에 대해 ‘별로 걱정하지 않거나 체력적으로 자신 있어 괜찮다’고 응답했다.
운동량에 대한 적절한 처방을 받으면서 마라톤을 즐긴다는 대답은 23.8%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지나친 자신감과 경쟁심으로 인한 과욕을 버리는 게 중요하다고 충고한다. 음주나 스트레스, 수면 부족 등 정상적인 신체 상태가 아닌 경우에는 가급적 운동을 자제하도록 한다. 운동 도중 갑자기 숨이 차고 가슴이 답답한 증상을 별것 아닌 것으로 여기고 넘어가선 안 된다.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 즉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더 큰 사고를 막을 수 있다.
보통 45~75세 사이의 남성에게 많이 나타나는 돌연사의 주요 원인은 심장질병으로, 관상동맥질병으로 인한 경우가 많다. 이는 혈관이 막혀서 생기는 심근경색증과 혈관이 좁아져서 생기는 협심증으로 나눌 수 있다. 또 스트레스로 인해 자율신경계 중 특히 교감신경을 활성화시키기 때문에 맥박을 빠르게 하고 혈압을 올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뇌혈관 질병도 하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뇌혈관 질환과 심장 질환은 부위만 다를 뿐 혈관 질환이라는 한뿌리에서 발생되고 있다. 나이가 들면서 혈액 속에 콜레스테롤이 증가하면 고지혈증이 생기고 이는 곧 심근경색증과 동맥경화증으로 이어져 심장 질환을 일으키고 뇌출혈이나 뇌경색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비만은 인슐린 분비 이상을 초래하고, 나쁜 콜레스테롤을 쌓이게 하며, 혈압에도 영향을 미친다. 체중이 10% 증가하면 남성의 경우 혈압이 평균 6.6mm/Hg 상승한다는 보고도 있다. 또, 비만인 경우 정상 체중에 비해 고혈압이 될 가능성이 3배 이상 높아진다고. 이런 대사 질환은 각종 성인병과 돌연사의 원인이 된다.
심혈관 질환의 대부분이 예고 없이 발생한다. 심지어 심장혈관은 70% 이상 막힐 때까지 증상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따라서 중년 이후에는 꾸준한 자기 관리가 필요하다.
심혈관 질환은 특히 평소 생활 습관이 중요한데 비만과 운동 부족, 흡연이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50대 이후에는 정기적으로 자신의 혈압 수치와 콜레스테롤 수치를 체크해야 한다. 또 정상 체중이라도 내장형 복부비만의 경우 대사증후군의 위험이 크므로 꾸준히 몸을 관리해야 한다.
돌연사 예방을 위해서 정기적인 건강검진 등을 통해 질병을 미리 찾아내어 치료를 받고, 스트레스 원인을 줄이도록 해야 한다. 가슴 가운데 부위에서 갑작스럽게 압박감, 통증, 충만감이 느껴지는 경우, 가슴 한복판으로부터 시작된 통증이 어깨·목·팔로 퍼지는 경우, 머리가 공허한 느낌이 들거나 식은땀 혹은 호흡곤란을 동반하는 가슴이 답답한 증세가 나타나면 의사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또 스트레스를 받거나 운동을 한 다음에 가슴에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 빠르거나 불규칙한 심장박동 등의 증세도 그 전구 증상이 될 수 있다. 문의 02-320-7901 ■박상동 원장/동서의료원(동서한방병원/동서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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