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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기다/똥기다

마감된 자료-------/성제훈의우리말

by 자청비 2006. 12. 28.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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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아침 모 방송 뉴스에서 조류독감 기사를 전하면서 화면에 '3Km 내 매몰'이라고 썼네요. 거리 단위는 Km나 KM가 아니라 km입니다.

 

어떤 상이나 공모 등에 대해 심사위원들이 심사후 수상자나 주변 사람에게 비공식적으로 미리 알려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때 쓰는 낱말을 소개해드릴게요. 우선 잘 아시는 귀띔이 있습니다. 상대편이 눈치로 알아차리게 슬그머니 일깨워 준다는 것이죠. 아마도 귀를 뜨이게 해 준다는 뜻일 겁니다. '귀뜸'이라고 잘못 사용하는 경우도 많지만 귀띔이 올바른 표현입니다. 귀에 뜸을 들이는 것을 귀뜸이라고 하는지는 모르지만 국어사전에는 없는 말입니다. ^^;
재밌는 낱말은 뚱기다와 똥기다입니다.
'뚱기다'는 "팽팽한 줄 따위를 퉁기어 움직이게 하다."는 뜻도 있지만, "눈치 채도록 슬며시 일깨워 주다."는 뜻도 있습니다. '친구에게 중요한 정보를 뚱겨 주다/네가 그렇게 뚱겨 주지 않아도 나는 이미 알고 있었어'처럼 씁니다.
'똥기다'는 "모르는 사실을 깨달아 알도록 암시를 주다."는 뜻입니다. '그는 눈치가 빨라서 두어 마디만 똥겨도 금세 알아차린다'처럼 씁니다.
뚱기다와 똥기다. 뜻이 비슷하죠? 좀더 따져보면, 똥기다는 모르는 사실을 암시하는 것이고, 뚱기다는 슬며시 일깨워주는 것을 뜻합니다.

미리 알려주는 일을 한자어로 내시(內示)라고 해서 관공서 등에서 최근엔 많이 사용하지 않지만 예전엔 곧잘 썼습니다. 그러나 내시라는 단어 역시 일본말찌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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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사전(고려대)에서 '귀띔'을 보면 '內示'는 없고 '告知, 示意, 暗示, 口信, 透信'이 있습니다. 물론 '내시'라는 단어는 올라 있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한일사전(두산동아)를 보면 '內示'가 올라 있습니다. 일본 한자말이 어찌하여 우리말 사전에 버젓이 올라 있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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