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사진

                                       

 

1974년도 초등 6학년때 제주도일주 수학여행때 찍은 사진이다. 지금도 단체여행객들이 많이 찾는 서귀포 천지연폭포이다. 당시 수학여행은 나에겐 말못할 아픔이 있었던-원체 내가 노는데 소질이 없어서 바보같은 짓을 했었다- 수학여행이다. 그 땐 숙박도 서귀포의 한 초등학교를 빌려서 했다. 담요를 갖고 갔던가? 암튼 교실마룻바닥에서 담요를 덮고 잠을 잤고, 식사도 쌀을 편지봉투에 담아 가져갔다가 조별로 해먹었던 것 같다. 요즘 처럼 단체여행객이 묵을만한 호텔이나 장급여관은 고사하고 여인숙도 변변한게 없었던 시절이니까. (요즘 어린친구들은 여인숙도 잘 모르는 것 같던데 …)

그리고 수학여행 첫날 비가 내려 별다른 구경도 못했던 것 같다. 여행코스는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았던 것 같다. 제주시에서 서쪽 일주도로를 따라 서귀포까지 갔고 이튿날은 서귀포에서 동쪽일주도로를 따라 제주시로 오는 코스였다. 그러나 여행 첫날 비때문에 차 안에서 바라본 고산 수월봉의 단층과 고개를 한참 쳐들어야 보였던 산방산이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둘쨋날 성산일출봉을 올라가지는 않고 성산일출봉 중턱에 있던 호텔-지금은 없어졌지만 당시 유명한 호텔이었다-이 기억에 남을 뿐 그 외에는 기억에 남는게 없다. 한마디로 바보같은 짓으로 가슴 아픈 기억밖에 없는 수학여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