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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사설인지 수필인지 헷갈려”

한글사랑---------/우리말바루기

by 자청비 2007. 3. 11.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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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영신 국어문화운동본부 회장

“사설이란 것은 흔히 그 신문의 얼굴이고, 그 신문사에서 가장 글을 잘 다루는 사람들이 사설을 쓴다고 알고 있는데 정작 사설을 검토해보니 수필인지 사설인지 알 수 없는 글들이 많았다.”

남영신(59·사진) 국어문화운동본부 회장이 지난 1월에서 2월 초까지 한 달 동안 신문사설을 검토한 뒤 내린 ‘냉정한’ 결론이다.

남 회장은 “논설문으로서 요건을 갖추지 못한 ‘수필 같은 사설’이 너무 많았다”고 지적했다.

“논설문은 철저하게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글인데 많은 사설들이 정서와 감정을 앞세워 글을 쓰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남 회장은 또, 사설이 주장만 할 뿐 전혀 설득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나무랐다.

남 회장은 한미자유무역협정을 예로 들어 “논리적인 근거를 갖고 충실하게 설득해 독자가 판단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사설의 기능인데, 우리 사설들은 설득 과정을 생략한 채 ‘당신은 틀렸고 내가 맞다’는 주장만 내세운다”며 “이것은 사설이 아니라 선전 선동이나 격문으로 공기인 신문에 싣기에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남 회장은 이어 “신문사에서 글을 가장 잘 쓴다는 논설위원들이 교과서에 나오는 논설문의 요건을 지키지 않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논거를 밝히면 사설이 주장하는 내용과 반대의 결론에 도달하게 되거나, 실질적인 근거나 자료 없이 주장을 펴고 있는 것 중 하나라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남 회장은 “신문사설은 학생들의 논술교재로 사용되고 있고, 심지어 신문 사설을 그대로 베껴 쓰는 연습을 하는 곳도 있다고 들었다”며 “사설을 평가한 것은 특정 언론사를 공격하거나 순위를 정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좋은 사설을 써달라고 요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국어문화운동본부는 매월 사설을 분석해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1월 평가에서는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중에서 중앙일보가 ‘어문 규정’과 ‘논리 전개’ 항목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 회장은 매월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연말에는 ‘금년에 가장 잘 쓴 사설’과 ‘가장 좋은 사설문장’을 선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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