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칼로리와의 전쟁
세계가 비만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아니 보다 엄밀히 말하면 칼로리와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영국 정부는 학교 급식이나 자동판매기에서 콜라, 감자튀김, 소시지, 햄버거 등을 제외했다. 프랑스는 음식점에서 판매하는 메뉴에 열량 표시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또 미국에서는 현재 소비자단체들이 패스트푸드 업체에 대해 집단 소송을 벌이고 있다. 뉴욕시 같은 곳은 아예 트랜스지방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국내에서도 모든 패스트푸드에 열량을 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올 하반기부터 모든 제품에 트랜스지방 함유량을 표시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이처럼 전 세계가 고열량 음식에 대해 예민한 것은 비만의 주범이 ‘과잉 칼로리’란 분석 때문이다. 특히 겨울은 운동량도 줄고, 긴 밤 야식을 즐기는 경우가 늘어 살이 찌는데 아주 좋은 환경이다. 효율적으로 칼로리를 조절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본다.
▶“딱 한 잔만 더~” 과음 못 줄이면 몸무게 원상복귀.
비만 걱정 없이 먹어도 되는 열량은 성인의 경우 남성 2500cal, 여성 2000cal 내외다. 그러나 의사들은 다이어트를 위해서라면 열량을 각각 2200cal, 1800cal 정도로 제한할 것을 권한다. 보통 쌀밥 한 공기에 300?400cal, 김치찌개는 150?200cal, 설렁탕은 300?350cal, 각종 채소 반찬은 50?100cal 정도다. 따라서 웬만한 한 끼 식사는 600?800cal 정도 된다고 봐야 한다. 평소 하루 세끼를 먹는다면 1800?2400cal의 열량을 섭취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여기다 만약 술이라도 한 잔 ‘진~하게’ 하게 되면, 그야말로 열량이 엄청나게 불어난다.
소주 1병을 540cal 정도라고 보면, 소주 2병에 삼겹살 2인분을 혼자 먹을 경우 저녁 한 끼만으로 거의 2500?3000ca의 열량을 섭취한 것이 된다. 또 이런 과식ㆍ과음이 반복되면 하루 섭취열량은 평균 3500?4200cal까지 이른다. 반면 헬스클럽에서 런닝머신에 올라 대략 30분 정도 달렸다고 가정해보자. 이때 소비되는 열량은 체중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300?400cal 정도다. 따라서 하루 동안 쌓인 불필요한 열량을 소모하려면 최소 1시간 30분 이상 쉬지 않고 달려야 한다. 결국 덜 먹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폭식해도 그대로, 며칠 굶어도 별로~” 몸무게의 숨겨진 비밀.
“10Kg 줄이는 것도 밥 한 숟가락, 고기 한 점 줄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조언이다.
예컨대 하루 이틀 폭식하면 체중은 대새 2?3kg 정도 늘어난다. 그러나 며칠이 지나면 신기하게도 대부분 원래 체중으로 돌아온다.
왜 그럴까. 의학계에선 이를 ‘체중조절점(Set Point)’이라고 부르는데, 음식 섭취량과 에너지 소비량에 맞춰 적중 체중을 조절하는 기능이 우리 몸 안에 있기 때문이다. 이 조절점은 1?2회의 폭식 만으로 쉽게 변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몇 차례의 폭식이 반복되면 식사량이 자연스럽게 늘어나는데, 이때 조절점은 상향 조정된다. 그 때는 늘어난 몸무게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게 되는 것이다.
굶었을 때도 마찬가지. 며칠 굶으면 일시적으로 체중이 줄어들지만 다시 원래의 라이프스타일로 돌아오면 말짱 도루묵이다.
‘단식’에 실패한 이후 대부분 식사량이 늘어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이 때는 요요현상까지 나타난다. 그래서 급격한 식사량 제한은 장기적 체중감소를 보장할 수 없다. 결과적으로 칼로리를 조금씩 줄일 때 체중 감소에 대한 성공확률이 높다. 그래서 3?6개월 기간을 둬 조금씩 칼로리를 줄여야 요요현상 없는 체중 감량이 가능한 것이다. 음식을 제한할 때는 탄수화물 식품을 우선적으로 줄여야 한다는 말이 있다. 사실 이 말은 틀린 말이다. 그램당 낼 수 있는 에너지는 탄수화물이 4cal인 반면 지방은 9cal이나 된다. 똑같은 양일 때 지방 식품을 먹을 때가 탄수화물을 먹을 때보다 더 많은 열량을 섭취한다는 얘기다. 결국 특정 영양소를 줄이기보다는 전체적으로 매끼니 70?80% 정도만 먹는 게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다. 물론 간식은 금물이다.
도움말=대한비만체형학회, 윤장봉 강남트리니티클리닉 원장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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